"특검 보고서 제출 임박"...펠로시, 대통령 비상사태 저지 결의안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곧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공개될지 주목됩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보이고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하겠다는 기존 자세를 다시 확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 ‘아메리카 나우 소식 보겠습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보고서를 제출한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CNN 방송이 20일 처음 보도했고요. 이후 다른 언론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여러 언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특검이 이르면 내주 초에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특검이 수사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합니까?

기자) 아닙니다. 현행 규정으로는 특검이 수사결과를 기밀사항으로 분류해서 이걸 특검 수사를 지휘하는 윌리엄 바 연방 법무부 장관에게 보내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바 장관은 수사 결과를 정리해서 연방 의회에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특검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는 말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매튜 휘터커 당시 법무장관 대행이 지난 1월 30일 기자회견에서 특검 수사가 마무리에 근접했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또 특검팀 변호사도 17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특검 수사가 곧 종료된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이 오랜 기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특검 수사가 지난 2017년 5월에 시작됐으니까 거의 2년간 진행됐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적으로 경질하자 로드 로젠스타인이 법무부 부장관이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했습니다.

진행자)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특검을 출범시킨 이유가 있었죠?

기자) 네. 당시 FBI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었는데, 이를 지휘하는 코미 국장이 경질되자 FBI를 감독하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특검을 임명한 겁니다.

진행자) 그간 특검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수사했습니까?

기자) 크게 두 부분입니다. 하나는 내통 의혹, 다른 하나는 사법 방해 의혹입니다.

진행자) 내통 혐의는 지난 미국 대선과 관련이 있죠?

기자) 네. 2016년에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그리고 사법 방해 의혹은 관련 수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해했다는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수사는 주로 이 사법 방해 혐의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특검이 2년간 수사하면서 기소한 사람들이 많이 나왔죠?

기자) 네. 개인이 34명에 기관이 3곳입니다. 기관은 모두 러시아 기관이고요. 기소된 사람 34명 가운데 25명도 모두 러시아 사람들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기소된 사람은 모두 명인가요?

기자) 모두 6명입니다. 조지 파파도풀러스, 폴 매너포트, 릭 게이츠, 마이클 플린, 마이클 코언, 그리고 로저 스톤 씨인데요. 대부분 의회나 수사당국에 위증한 혐의, 개인 비리, 그리고 증인을 회유하려는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특검 수사에 핵심인 내통이나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없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소된 사람들 가운데 러시아인들은 해킹 등으로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래서 실제로 이들을 미국 법정에 세우지는 못합니다.

진행자) 기소된 사람들 가운데 마이클 코언 씨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를 지냈는데, 교도소에 수감되죠?

기자) 네. 코언 변호사는 개인 비리와 위증죄로 유죄를 인정하고 오는 3월 6일에 수감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코언 변호사 측이 최근 법원에 수감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어깨 수술에서 회복한 뒤에 오는 5월 6일에 교도소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청한 건데, 이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코언 씨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기자) 코언 씨는 또 교도소에 가기 전에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할 예정이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다음 주 연방 하원 청문회에 나와서 비공개로 증언하고요. 또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에도 소환된 상태입니다. 한편 21일 나온 소식으로는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을 잠시 지휘했던 폴 매너포트 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오는 3월 8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기자) . 이제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은 역시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이냐는 아니겠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수사 결과가 중앙 정치권에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고서에 어떤 결과가 담길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그간 특검이 수사 내용을 철저하게 함구한 터라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수사 결과를 어디까지 공개할지도 관심거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검 수사 결과는 기밀 사항이라 전부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쪽에서는 수사 보고서를 외부에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하는데요. 윌리엄 바 신임 법무장관은 상원 인준 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수사 결과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아니로군요?

기자) 네. 게다가 특검 보고서도 기소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아니면 적게 언급할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특검이 수사결과를 제출하면 관련 수사가 모두 끝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몇몇 항목은 특검이 아닌 다른 사법당국이 수사를 이어갑니다. 예를 들면 뉴욕 연방검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기금 유용 의혹을 조사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가운데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이 연설이 적힌 종이를 들여다 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군요?

기자) 네. 펠로시 의장이 20일 민주당 하원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호아킨 카스트로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을 지지해 달라면서 연방 하원이 이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끝내라는 내용을 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연방 헌법에 어긋나니까 이를 끝내라는 내용입니다. 연방 의회는 지난 1976년에 제정된 ‘국가긴급사태법’에 근거해서 이런 결의안을 낼 수 있습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20일 보낸 편지에서 연방 의회를 우회하기 위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가 위헌이라면서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를 우회했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뜻입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요구하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연방 의회가 주지 않으니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로 한 겁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이미 책정된 기존 예산을 전용해서 장벽건설에 쓸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은 바로 이 예산 전용이 연방 헌법에 어긋난다고 비난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예산 책정은 연방 헌법이 보장한 의회 고유 권한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조항을 어겼다는 겁니다. 특히 국경 문제는 국가 비상 상황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결의안 발의는 국경장벽 건설을 저지하겠다는 민주당 대응 가운데 하나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모든 방법을 써서 국경장벽 건설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현재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겨냥한 소송이 몇 건 제기된 상태인데요. 민주당은 결의안과는 별도로 소송을 내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원 민주당이 발의한 결의안은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기자) 먼저 하원, 그리고 다음 상원 표결을 거칩니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니까 문제 없이 통과될 거고요. 상원은 통과가 불확실합니다. 상원 의석 분포가 공화 53석에 무소속과 민주당이 47석이라 공화당 쪽에서 반란표가 4표 이상 나와야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중도에 속하는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이미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만일 결의안이 연방 의회에서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반드시 풀어야 하나요?

기자) 아닙니다. 대통령이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의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이미 밝혔습니다. 그러면 연방 의회가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으로 거부권 행사를 뒤집을 수 있는데, 현재 의석 상황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인터넷 트위터에 국경장벽 건설이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쪽에서 20 눈길을 끄는 문건이 나왔군요?

기자) 네. 지난 1월 29일과 30일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이날 공개됐습니다. FOMC는 당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날 공개된 회의록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역시 기준금리에 대한 항목이 제일 먼저 눈에 띕니다. FOMC는 다른 경로로 이미 알려진 대로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태도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인내심을 가진다는 건 기준금리 인상을 잠시 중단한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조금씩 둔화 징조가 보이는 경기 상황에 근거해서 기준금리를 일정 기간 붙들어 둔다는 말입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에서 2.5% 사이입니다.

진행자) 경제 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렸죠?

기자) 네. 지난 2015년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모두 9차례 올렸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경기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 성장세가 꺾일 것을 우려하는 지적이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린다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종종 비난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목소리를 의식해서인지 연준이 일단 금리 인상을 멈춘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FOMC는 지난 회의에서 경제 성장세가 일정 선을 넘으면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여지를 남겨뒀습니다. 앞서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애초 3% 성장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 외에 FOMC 회의록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네. 연준이 보유한 자산을 축소하는 걸 중단하겠다는 항목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연준 보유 자산이라면 뭘 말합니까?

기자) 네. 지난 경제위기 때 경기를 살리려고 연준이 시중에 있는 각종 유가증권과 채권을 사들여서 돈을 시장에 풀었습니다. 그런데 연준은 경기가 회복하자 보유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했는데요. 이걸 중단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보유 자산을 축소한다는 건 샀던 자산을 다시 팔겠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보유 자산을 팔아서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FOMC는 성장세가 점점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연준이 보유한 자산은 약 4조 달러 규모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