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군 건설 예산을 전용할 계획인 가운데 미군들 사이에서 우려와 함께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선거 당국은 투표 부정 의혹이 제기된 제9 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했습니다. 미군이 최근 겨울 전투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국경장벽을 건설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요, 미군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 예산이 국경장벽 예산으로 전용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예산으로 57억 달러를 연방 의회에 요구했지만, 승인 받은 돈은 14억 달러가 채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경지대에 인도주의적 위기, 또 국가 안보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다른 행정부 예산을 끌어다 국경장벽 건설에 쓸 수 있다는 게 백악관 생각인데요. 전용될 예산 중에 국방부 예산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총 61억 달러에 이르는데요. 군 건설 예산에서 36억 달러, 국방부 대마약 예산 25억 달러를 전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군 건설 예산은 해당 회계연도에 모두 써야 하는 다른 예산과는 달리, 5년 동안에 걸쳐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백악관 쪽에서는 전용하기 쉬운 예산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군 건설 예산인데, 특정 사업에 책정된 게 아닌가요?
기자) 특정 사업에 이미 책정된 예산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감시단체 ‘상식을 위한 납세자들(Taxpayers for Common Sense)’은 “특정 시기, 특정 시설에 특정한 계획을 위해 책정된 예산”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만약 이런 예산을 국경장벽 건설에 쓴다면, 해당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예를 들어 어떤 사업이 있습니까?
기자) 켄터키주의 경우, 2019 회계연도에 1억4천만 달러가 넘는 군 건설 예산을 받았는데요. 그 가운데 6천200만 달러는 군인 자녀들을 위해 새로 중학교를 건설하는 위한 예산입니다. 오하이오주에는 새로 공군 정보처리센터, 기관총 사격장 건설 등에 들어갈 예정이었고요. 텍사스주는 보병 훈련장과 군 의료 시설 건설 등을 위해 2억5천만 달러 군 건설 예산을 받았는데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 상황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따라서 군인 가족들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어떤 계획의 예산을 전용할 건지 확실히 정해졌습니까?
기자) 엇갈리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국가 비상사태 선포 계획을 밝히면서 어떤 계획의 예산을 전용될지 정해진 듯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자신이 보기에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계획들이었고, 국경장벽 건설이 더 중요하다는 데 일부 장성이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은 예산을 잃게 될 계획을 정하기 위해 군 참모총장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실 연방 의원들이 지역구에 이런 예산을 가져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의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으로 켄터키가 지역구인 존 야무스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 19일 MS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를 비판했는데요. 군인 가족, 군인 자녀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겁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국경장벽 건설이 필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대체로 지지하는데요. 하지만 군 예산 전용에는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원 공화당 지도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죠?
기자) 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등은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는데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는 겁니다. 국경안보를 이유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다음에는 기후 변화가 이유도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비상사태 선포를 뒤집기 위한 결의안을 추진중인데요.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이 22일 결의안을 공식 제출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을 주도하고 있는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 측에 따르면, 22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는데요. 이 결의안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통과될 것이 확실하고요,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역시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결의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없죠? 실제로 거부한다면, 취임 후 첫 사례가 될 텐데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의회가 다시 표결에 부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그대로 결의안이 확정되는데요. 하지만 현 의석 비율을 볼 때,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긴 힘듭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가 치러진 뒤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 승자가 확정되지 않은 곳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제9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인데요. 침례교 목사 출신인 마크 해리스 공화당 후보가 905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거 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노스캐롤라이나 선거관리위원회가 해리스 후보를 승자로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결국, 재선거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선관위는 21일 5-0 만장일치로 재선거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선거 부정 의혹이 있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부재자 투표에 관한 건데요. 해리스 후보 측 선거 참모인 레슬리 매크래 다울리스 씨가 사람들을 동원해 부재자 투표용지를 모았고, 임의로 기표하거나 서명을 위조하는 등 부정행위를 했다는 겁니다. 투표자 본인이나 가까운 가족이 아닌 사람이 기표가 끝난 투표용지를 다루는 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불법입니다.
진행자) 해리스 후보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해리스 후보가 21일 재선거를 촉구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며칠 동안 선관위 청문회 과정에서 증언들을 듣고 새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본선거 결과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에 확실히 금이 갔다는 겁니다. 해리스 후보는 그동안 부정 의혹에 대해 자신은 몰랐던 일이라고 주장하며, 선관위에 자신을 승자로 인정하라고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마음을 바꾼 건가요?
기자) 해리스 후보 아들인 존 해리스 씨가 20일 증언했는데요. 다울리스 씨를 조심하라고 아버지에게 여러 번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해리스 후보는 조심하란 얘기를 어느 누구에게서도 들은 일이 없다고 말했는데, 엇갈리는 증언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아들이 아버지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씨는 부모를 사랑하며 집안에 불화가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아버지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아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아들이 27살로 아직 젊기 때문에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후보가 21일, 재선거를 촉구하긴 했지만요. 여전히 자신과 고위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부적절한 행위가 벌어지는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후보 측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물론 환영했습니다. 댄 매크리디 민주당 후보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선관위 결정은 “노스캐롤라이나 민주주의를 위한 위대한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매크리디 후보는 하버드대 출신으로 태양열에너지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인인데요. 재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선거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치르게 됩니까?
기자) 각 당의 예비선거 과정부터 다시 치르게 됩니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선관위는 앞으로 공청회를 열고 선거 일정을 확정할 계획인데요. 제9 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의석이 길게는 오는 9월까지 공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후보가 다시 선거에 나갈까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해리스 후보가 계획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해리스 후보가 최근 두 차례 뇌졸중을 일으키는 등 건강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예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고요. 출마하더라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군이 겨울 전투에 대비한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주 AP 통신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최근 해병대가 해발 2천440m가 넘는 캘리포니아 산지에서 훈련을 벌였다고 합니다. 영하의 날씨에 눈이 가슴까지 쌓인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이곳에서 군인들은 눈을 녹여 마실 물을 만들며, 극한상황에서 적의 공격을 물리치는 훈련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최근 미군은 추운 곳에서 실제 전투를 벌인 일이 없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5년 넘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더운 지방 전투에만 익숙해져 있다는 건데요. 해병대 훈련교육사령부 사령관인 윌리엄 멀렌 소장은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환경에 병사들을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추운 지방 전투라면 어디를 염두에 둔 겁니까?
기자)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입니다. 이번에 해병대가 훈련한 캘리포니아 산지는 위도상으로 한반도 비무장지대와 같은 위치라고 합니다.
진행자) 병사들이 이런 환경에서 훈련하면서 어떤 어려운 점을 겪었을까요?
기자) 역시 추위입니다. 따뜻한 플로리다 출신인 한 해병대 병사는 추워도 너무 춥다고 AP 통신에 털어놓았는데요. 또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24시간 계속 끓여야 하는데 이게 또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병사들 가운데는 눈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육체적으로 힘들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든 훈련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미군이 중동에 주둔하면서 군복 색상과 문양에도 변화가 일지 않았습니까? 과거에는 녹색이었는데, 사막의 모래에 좀 더 가까운 색으로 바뀌었는데요. 설원에서 전투를 벌이려면, 군복도 다르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흰색 겉옷을 입고, 무기 역시 흰색으로 위장합니다. 눈에서 신는 신발과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이용해 이동하고요. 눈 속에서 탄약이 젖지 않게 방지하는 법, 기관총을 눈 속에 파묻히지 않게 설치하는 법 등을 익혀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훈련의 특징이라면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추위뿐만이 아니라, 훈련 방법에도 변화가 있었는데요. 미리 각본을 정해놓고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적인 목적만 정해놓고 병사들이 훈련 과정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게 했습니다. 전투 시 예기치 못한 위협에 노출되는 상황에 대비한 겁니다.
진행자) 그렇게 하는 이유는요?
기자)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경우는 이미 기지가 세워져 있고, 기반이 잡혀있지만, 미래의 전쟁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병사들이 좀 더 독립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건데요. 또 중국이나 러시아같이 역량이 뛰어나고 첨단 기술로 무장한 군대를 상대해야 할지 모른다며, 반드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해병대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