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약속함으로써 미국이 제공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스콧 팁턴 공화당 하원의원이 밝혔습니다. 팁턴 의원은 26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에게 경제적 번영과 관계 정상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51년 전 북한에 나포된 푸에블로호 반환을 약속하면 미국에 선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팁턴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지난 12일 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 반환을 요구할 것을 요청하셨는데요. 행정부로부터 어떤 반응이 있었습니까?
팁턴 의원) 1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부터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실을 비롯해 행정부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에 걸쳐 접촉했는데요. 행정부도 분명히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관심도 표명했고요.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수 있는 관심사에 포함돼 있는 건 분명합니다. 다만 행정부의 첫 번째 우선 순위는 한반도 비핵화와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이라고 하더군요. 저희도 이런 입장을 존중하고요.
기자)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푸에블로호 반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팁턴 의원) 북한은 미국과 평화로운 조건 아래 협력해 나가고 싶다는 선의를 보여주는 상징적 제스처로서 의미가 있을 겁니다. ‘푸에블로호’라는 이름이 비롯된 푸에블로시가 위치한 저의 지역구 콜로라도주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테고요. 푸에블로호는 아직도 다른 나라에 붙잡혀 있는 유일한 미 해군 선박입니다. 북한은 이 선박을 평양에 전시해놓고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오래된 북한의 군용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한도 이 군용기를 돌려 받고 싶어 할 수도 있습니다. 미-북 양측이 서로에게 중요한 것을 교환하는 형태로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푸에블로호가 어떻게 북한에서 선전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건가요?
팁턴 의원) 북한 정부는 푸에블로호에서 물을 효과적으로 빼낸 뒤 관광객들이 선박 내부를 둘러볼 수 있게 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은 미국에 맞서 싸워 승리했다는 점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이죠. 그러나 북한은 푸에블로호를 불법적으로 나포했습니다. 나포 당시 잡힌 83명의 선원 가운데 한 명은 숨졌고요. 당시 선박은 북한 해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국제법상 북한의 바다가 아닌 공해상에서 평화적으로 정례적인 정보수집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푸에블로호시에 상징적 의미가 큰 선박이 북한에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되고 있는 겁니다.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가 비핵화하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푸에블로호 반환은 이런 움직임을 포괄하는 좋은 상징이 될 겁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데요. 현실적으로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하시나요?
팁턴 의원) 김정은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입증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길 바랍니다. 북 핵 위협을 낮추는 핵무기 폐기에 관한 구체적 조치를 실제로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잠정적으로 북 핵, 미사일 실험이 중단된 것은 싱가포르 회담을 계기로 얻은 이점이지만, 이제부터는 북한의 가시적 조치를 봐야 합니다.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이런 조치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기자)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약속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된다고 보십니까?
팁턴 의원) 이제 김정은이 결정할 차례입니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게 성공할 기회를 줬고, 이 기회를 얼마나 빠르게 잡을 것인가는 김정은의 몫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번영하고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잡는 것이 김정은에게도 이득일 겁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경제적으로 번영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과연 김정은이 억압 통치를 통한 권력 유지가 아닌 이런 서구식 번영의 길을 원할까요?
팁턴 의원) 물론 김정은은 그 동안 그래왔듯이 권력을 좋아하고, 이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과 다른 나라에 위협을 가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미국은 한 국가로서 위협 받는 상황을 허용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은 한반도와 북한 주민들의 번영을 위해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이득일 겁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성급하게 대북제재 완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의회 민주당 측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이 어느 정도의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대북제재를 완화해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팁턴 의원) 먼저 북한의 조치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종류의 대북제재 완화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 경험했듯이 북한은 약속만 한 뒤 각종 혜택을 받아 놓고는 어떤 행동도 실제 취하지 않았습니다. 대북제재는 미국이 목표에 이를 수 있도록 돕고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돼야 합니다.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을 낮췄다고 특징지을 수 있는 분명한 행동을 취했을 경우에만 완화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워싱턴 조야에 만연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에 일부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대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회의론을 어떻게 보십니까?
팁턴 의원) 회의적일 만한 타당한 이유가 충분히 있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 계속 약속만 하고, 실제로는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현재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의 진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북한의 모든 것에는 검증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마음 속으로는 전 세계 누구도 파괴적인 도구인 핵무기를 갖지 않게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핵무기가 계속해서 전 세계로 확산되도록 둬선 안 됩니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스콧 팁턴 하원의원으로부터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