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인도 전투기 격추 ...이란 대통령, 외무장관 사의 반려

27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인도군들이 파키스탄이 격추한 공군기 잔해 현장 주변에 도착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인도와 파키스탄이 이틀째 공습을 주고받으며 양국의 갈등 수위가 점점 더 격화되고 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사의를 반려했습니다. 이어서, 필리핀 민나다오섬에 무슬림 자치정부가 들어서면서 내전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 상황이 더 고조되고 있군요.

기자) 네, 파키스탄 공군이 27일 새벽 인도 공군기 2대를 격추하고 조종사들을 생포했다고 파키스탄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인도 정부도 ‘MiG21’ 전투기 1대가 손실됐으며, 조종사는 임무 중 실종됐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격추한 장소는 어디였습니까?

기자) 인도와 파키스탄 접경지역인 카슈미르입니다.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전투기 2대 중 1대는 파키스탄 지역에 추락했으며, 다른 1대는 인도 지역에 추락했다고 밝혔습니다.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또, 파키스탄 공군 전투기의 공격은 파키스탄 영공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이 생포한 조종사의 모습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 정보부가, 생포했다고 주장한 인도 조종사 중 1명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가 곧 삭제했는데요. 영상에는 피 묻은 얼굴에 두 눈이 천으로 가리워진 조종사가 자신을 공군 중령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정보부는 또 추락한 채 불에 타고 있는 인도 공군기의 영상도 공개하면서 “파키스탄 공군이 임무를 잘 수행했다"면서 "온 나라가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바로 전날에는 인도 공군 전투기들이 파키스탄을 공습하지 않았습니까? 보복 공격이었던 걸까요?

기자) 그렇게 보는 관측이 많은데요. 하지만 파키스탄 외무부는 ‘보복’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인명 손실과 부수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군사적인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인도군도 파키스탄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네요?

기자) 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인도 군도 파키스탄 전투기 1대를 격추시켰으며 인도 지상군이 격추한 전투기가 파키스탄 통제선 안쪽으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파키스탄 측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은 전날 인도의 공습 피해 사실도 부인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군은 26일 새벽, 파키스탄과 인도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를 사이에 두고 사실상 국경이라고 할 수 있는 통제선(LoC)을 넘어 파키스탄 내 테러분자들의 훈련소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는데요. 10여 대가 넘는 전투기들이 1t 넘는 폭탄을 투하하며 20분 넘게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도는 이 공습으로 “매우 많은 수’의 테러분자들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파키스탄은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아무런 인명, 물적 피해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인도는 왜 파키스탄 내 테러 캠프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겁니까?

기자) 파키스탄에 있는 이슬람 극렬 무장단체 ‘자이쉬에 모하마드(JeM)’가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른 공격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14일 인도령 잠무카슈미르 지역에서 인도 경찰병력 2천여 명을 태운 버스 행렬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공격이 있었는데요. 이 공격으로 40명 넘는 인도 경찰관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건 발생 후 ‘자이쉬에 모하마드(JeM)’는 자신들이 이 공격을 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파키스탄, 70년 넘게 줄곧 대립하고 있는 관계죠.

기자) 맞습니다. 원래 한 나라였다가 1947년 영국에서 각각 독립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앙숙 관계입니다. 두 나라 모두 핵보유국인데요. 이렇게 서로 공습을 주고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이렇게 마찰을 빚고 있는 이유, 뭘까요?

기자) 일단 태생적으로 인도는 힌두교, 파키스탄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대다수기 때문에 종교적 갈등이 심각합니다. 여기에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은 지금까지 양국 관계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핵보유국인 두 나라가 서로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전면전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양국이 서로 무력을 과시하면서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군 당국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인도 공군기 격추사실을 설명하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인도 외무부 역시,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27일 TV로 중계된 성명에서 "인도를 다시 한번 협상테이블로 초청한다"고 밝히면서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지난 2015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 대통령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사의를 반려했군요.

기자) 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7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사의를 반려했습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25일 밤, 인터넷 사회관계망 ‘인스타그램’에 전격 사의를 발표해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하루 만에 봉합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이 자리프 장관에게 사의를 반려하는 서한을 보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 서한에서 “최고 지도자가 묘사한 대로 당신은 미국의 광범위한 압박에 맞서는 선봉에 서 있는 진실하고 용감하며 신실한 사람”이라고 극찬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국익에 어긋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거절한다고 적었는데요. 로하니 대통령이 언급한 최고지도자란, 이란의 실권자이며 최고 종교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로하니 대통령의 서한은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게재됐습니다.

진행자) 자리프 장관이 로하니 대통령의 반려를 받아들였습니까?

기자) 네, 자리프 장관은 이날(27일) 이란을 방문한 아르메니아 총리와 로하니 대통령의 회담에 배석했는데요. 이란 관영 TV는 자리프 장관이 아르메니아와 2건의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을 방영하면서, 자리프 장관이 이란 최고 외교관 임무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진행자) 자리프 외무장관, 왜 돌연 사의를 표명했던 걸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자리프 장관이 사의를 밝힌 당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이란 방문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이란혁명수비대가 준비했는데, 외무부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 대해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27일, 이란 정치권의 지지를 받는 자리프 장관이 이란의 모든 외교 정책을 맡아야 한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자리프 장관은 서방 세계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죠?

기자) 네, 자리프 장관은 온건파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을 도와 서방 국가들과 지난 2015년 전격 체결한 이란 핵 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JCPOA)'의 일등 공신으로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서 현재 이란 핵 합의는 사장될 위기에 처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복원되고, 경제가 악화하면서 로하니 대통령과 자리프 장관 등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 내 강경파와 온건파간의 갈등이 노출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군요.

기자) 네, 이번 일을 통해 이란 내 중도 ·실용 정부와 강경 보수세력 간의 갈등이 더 첨예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이번 자리프 장관 사임 해프닝은 이란 정치권에서 온건파와 강경파 간의 마찰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면서, 하메네이가 어느 한쪽을 택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필리핀 이슬람 반군조직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지도자인 알하지 무라드 에브라힘.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드디어 자치지구가 들어섰군요.

기자) 네, 필리핀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들어설 임시 자치지구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민다나오 무슬림 방사모로 자치지구'가 26일, 입법, 행정, 재정 등의 권한을 이양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자치지구의 지도자는 누구입니까?

기자) 이 지역 최대 이슬람 반군조직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지도자' 알하지 무라드 에브라힘' 씨입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주 무라드 에브라힘 씨를 자치지구의 임시 수반으로 임명하면서 민주주의를 수립해나갈 것을 주문했는데요. 그러면서 방사모로인들 뿐만 아니라 역내 거주하는 모든 필리핀의 이익과 복지를 위해 항상 힘써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모로이슬람해방전선과 필리핀 정부, 반세기 넘게 싸워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핀은 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이지만, 민다나오섬 등 필리핀 남부지역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이 지역의 여러 이슬람 반군 단체는 거의 반세기 가까이 분리 독립을 요구하면서 내전을 벌여왔는데요. 1960년대 이후 계속된 내전으로 민다나오섬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만 12만 명이 넘습니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과 외국인들이 투자를 꺼리는 위험 지역이라는 오명도 얻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자치정부를 수립하게 된 겁니까?

기자) 지난해 7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1만3천km에 달하는 지역에 이슬람 자치지구를 설립하도록 승인하는 법안에 서명했기 때문입니다.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지난 2014년 필리핀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무기를 내려놓고, 정부를 도와 자치지구를 건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오랜 내전으로 지역 경제도 매우 낙후되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임시 자치정부가 관할하게 될 지역에는 430만 명 가량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요. 이들의 절반 가량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슬람 임시 과도정부는 정부로부터 특별보조금을 받을 예정이고요. 또 일부 천연자원도 관리할 예정인데요. 과도 정부는 낙후된 사회기반시설과 경제 발전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자치지구 지도부는 어떻게 꾸려졌습니까?

기자) 당국자의 절반 이상이 모로해방전선 관계자들로 채워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조직은 80개 자리에서 불과 5개만 얻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다나오섬은 모로해방전선 외에도 크고 작은 이슬람 반군들이 준동해온 지역인데요. 일각에서는 필리핀 정부의 이런 지도부 인선이 역내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다나오섬에는 반군이 얼마나 많습니까?

기자) 20개가 넘는 무장반군 조직들이 있습니다. 자치지구 임시수반으로 임명된 무라드 에브라힘 씨는 앞으로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을 중심으로 이들 반군조직들을 설득하며 협력을 구해나가야 하는데요. 하지만 다른 반군들 역시, 권력과 지분의 정당성을 요구하고 있어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중에 대표적인 반군 단체가 '마우테그룹(Maute Group)'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IS 추종세력인 마우테 반군조직은 지난 2017년 민나다오섬 마라위시에서 정부군과 약 5개월 넘게 교전을 벌였습니다. 급기야 두테르테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는데요. 마우테는 자치지구 지도부 구성에서 배제됐습니다.

진행자) 아부사야프도 유명한 반군조직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부사야프는 중동 지역의 IS 조직과 연계된 반군 단체로 국제사회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테러 조직입니다. 아부사야프는 특히 외국인 납치와 참수 등 잔혹한 행위를 하는 것으로 악명높은데요. 지난 1월, 술루 지역에서 발생한 2건의 교회 공격 사건 모두 아부사야프가 자행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아부사야프가 자치지구 건설에 항의해 폭탄 공격을 자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치지구가 들어서긴 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할 숙제들이 많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이들 반군들 뿐만 아니라 현지 원주민들과 기독교 주민들까지 효과적으로 이끌어야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이 이런 다양한 계층들을 아우를만한 지도력을 발휘한 경험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