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풍경] 탈북민 영어 유투버 미국서 활동

라이언 오 유투브 동영상 캡처.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20대 탈북민 청년이 북한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투브를 통해서 나누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탈북민 영어 유투버, 장양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녹취: 손봄향TV] “자연스럽게 화장을 하긴했어요.. 어떤 눈썹이 나아요?”

탈북민 손봄향 씨는 구독자 26만명을 두고 활동하는 유투버입니다.

북한 관련 소재에서부터 패션까지 소탈하고 격의 없는 진행으로 인기를 모았고 지금까지 860여개의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녹취: 북한 남자 탱고 동영상] “ 여러분.. 제가 드디어 평양냉면 먹방을 합니다..!”

‘북한 남자 탱고’라는 이름의 탈북민 남성은 6천여 명의 구독자를 두고 160개의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그밖에 `이소율TV` `BJ 이평` `배나TV` `한송이TV` 등 젊은층의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다양한 채널을 개설해 유투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녹취:라이언 오 유투브 동영상] “Hey man.. what’s up. You know, North Korea ..”

그리고 최근 활동을 시작한 또다른 20대 탈북민 청년은 북한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투버’는 유투브로 유명해진 사람 혹은 유투브 동영상 제작자를 의미합니다.

이 청년은 영상에서 썬글라쓰로 자신의 얼굴을 반쯤 가렸고, 실명 대신 ‘NK MIK’라는 별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NK’, ‘New Korea’ 새로운 한국은 한반도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소망을 담았고 ‘MIK’는 ‘Made in Korea’의 머릿글자로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다 같이 한반도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탈북민 유투버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미국인 구독자를 대상으로 영어 동영상을 제작하는 이 청년은 자신을 라이언 오 라고 소개합니다.

오 씨는 영상에서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소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녹취:라이언 오 유투브 동영상] ”recommend you 3 items, let’s get it. First one is badge..”

‘세 가지만 있으면 북한에서 살아남는다’ 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오 씨는 최고 지도자의 얼굴이 박힌 배지, 카키색 인민복 그리고 돈이 있어야 살아 남는다고 설명합니다.

모란봉악단 단장인 현송월에 대한 이야기도 인물탐구라는 주제로 다뤘습니다. 현송월의 성분으로는 모란봉 악단장이 되기 어렵다고 말하는 오 씨는 그의 출세에 대한 개인 의견을 담았습니다.

이달 초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올린 동영상에는 북한의 결혼과 출산 임신과 낙태, 그리고 피임에 대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녹취:라이언 오 유투브 동영상] “I would like to talk about north Korean women how to control…”

북한의 이혼률은 열 쌍 중 한 쌍에 그치며 절차가 매우 까다로와 시도를 하지 않고, 개인의 의사에 따라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당국의 통제가 이뤄진다고 설명합니다.

유엔의 자료를 사용하고 있는 오 씨는 북한 남녀의 피임 현황도 소개했는데요, 피임 사례의 74%가 여성이 시술을 시행하는 것으로 북한에서는 여성이 져야하는 부담이 훨씬 무겁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북-미정상회담-통일 후 대박날 주식’, ‘북한 상위 1%’ , ‘북한 주민의 만능통치약 마약’ 등이 주제입니다.

오 씨는 같은 내용의 동영상들을 한국어로도 다시 제작했는데요, `VOA'에 동영상 제작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녹취:라이언 오] “북한 이야기하면 늘 정치, 핵 문제, 김 부자 이야기, 그것이 북한의 전부가 아니거든요. 실제로 특히 언론이 다루는 건 변화를 이야기하면 평양을 이야기하고, 평양 핸드폰 스파게티.. 이건 상위층의 삶인데, 그러면 오히려 나는 그 사람들 이야기하지 않는 걸 이야기하면..”

오 씨는 ‘유투브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 그리고 출신 성분이나 특별한 기준이 없어도 개성이 있다면 도전할 만 하다’고 평가합니다.

오 씨는 자신의 경우 캐나다에서 거주한 경험으로 영어가 익숙한 점, 영어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유투버가 드믈다는 점이 활동을 시작한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라이언 오] “북한 사람이 영어로 하면 뭔가 완벽한 영어는 아니지만, 이미지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 하면 뭔가 영어도 안쓸거 같고.. 그런 편견도 깨주고 싶었고, 시작했습니다 .”

동영상에 출연하는 오 씨의 모습은 마치 미국의 흑인들이 만들어낸 음악 장르인 힙합 가수처럼 보이는데요, 몸을 뒤로 젖히고 손과 팔을 움직이는 모습에 속어도 사용합니다.

돈을 ‘Money’대신 속어인 ‘Moolah’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요, 심각한 주제를 가볍게 이야기하는 것 역시 북한을 잘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쉽게 다가려는 의도라고 설명합니다.

라이언 오 씨는 자신의 활동으로 미국인들이 북한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게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 씨는 미국에서 거주하는 동안 미국인 북한 전문가나 대학교의 패널 토의에 초청받는 등 북한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1999년 7살 나이로 어머니와 두만강을 건넜던 오 씨는 중국에서 북송당하고 함경북도에서 2 달 동안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재탈북해 중국에서 살다 2006년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한국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로 이주해서 망명을 시도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러다 고려대학교 중어중문과에 재학하던 2014년 미국 연수 기회가 있었고 당시 경험은 미국에 대한 생각을 키웠습니다.

2014년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나눔운동, KASM과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의 리더십 프로그램 참여했던 오 씨는 당시 대학생들과 나눈 대화를 떠올렸습니다.

[녹취:라이언 오] “미국에서 생활하고 싶었다. 캘리포니아 대학생들과 대화중. 미국은 제한이 없다. 나이나 .. 영어 중국어 가능하고, 기회가 될거라는 말을 들었고. 연수기간동안 미국이란 나라에게 호기심이 있엇다. 도전하기는 어려운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거대한 기관방문기간에서.. 일반 대학생들과 대화에서 나도 가능하지 않을까.. “

당시 가졌던 막연한 기대감을 실천으로 옴긴 오 씨는 현재 워싱턴 디씨에 있는 민간단체에서 마케팅 지원부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부터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무역회사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는 오 씨는 탈북민으로서 미국에 대한 시각을 말했습니다.

[녹취:라이언 오] “북한이라는 배경을 가졌을 때 한국에서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이 친구가 독특하고 새로운 것으로 보기보다는 북한이라는 틀로 보는데, 미국은 저를 높게 평가한다. 인정해준다. 이 나라의 매력.. 인정도 잘해주고. 미국에 살면서 그게 좋다.”

중국어가 유창한 오 씨는 한반도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점도 미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이유라고 말합니다.

탈북민으로서 미국인과 소통을 위해 유투버가 된 오 씨는 향후 정치인이 될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톡특한 배경과 경험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