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결론을 유보했는데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밝힌 특검 보고서 주요 내용과 이에 대한 반응,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또 지난 2월, 미국 연방 정부 재정 적자가 크게 늘면서 한 달 최고 기록을 세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끌어온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지난 22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는데요. 주요 내용이 알려졌군요.
기자) 네, 바 장관이 24일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네 쪽짜리 서한을 연방 의회에 보냈는데요. 이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트럼프 캠프나 트럼프 캠프와 관련된 어떤 사람이 지난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러시아 정부와 공모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법 방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결론을 유보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공모 의혹과 이에 따른 사법 방해 의혹, 이 두 가지가 특검 조사의 핵심이었는데요. 먼저 러시아 공모 의혹 문제부터 볼까요?
기자) 네,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와 연계하고 있는 사람들이 선거를 도와주겠다며 여러 차례 트럼프 캠프 측에 제안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양측이 실제 공모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겁니다. 특검팀은 러시아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봤습니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IRA(Internet Research Agency)를 이용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여론전을 펼쳤고요. 또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정보를 입수하고 퍼뜨리기 위해 컴퓨터 해킹 공작을 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 개입한 점은 확실하다고 결론내렸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특검 팀이 러시아인들을 기소하기도 했고요.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정보요원 등 러시아인 25명과 러시아 기관 세 곳을 기소했습니다. 뮬러 특검은 또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낸 마이클 코언 씨 등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 6명을 기소했는데요. 러시아와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없습니다. 금융 사기와 세금 사기, 위증 등 모두 개인적인 혐의였습니다.
진행자) 자, 두 번째 문제가 됐던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수사를 방해했느냐 하는 점이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뮬러 특검이 결론을 유보했다고 했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바 법무장관에 따르면, 뮬러 특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무죄라고 밝히지도 않았는데요. 이에 대한 판단을 바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에게 맡겼다는 겁니다. 바 장관은 24일, 연방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저질렀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그런 결론에 도달한 건가요?
기자) 네, 사법 방해 혐의를 적용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의 범위를 넘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수사를 방해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었다는 겁니다.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게 법무부 방침으로 알려졌는데요. 바 장관은 이와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바 장관은 또 뮬러 특검 조사와 관련해 추가 기소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이 지난 2017년 5월에 임명됐는데요. 당시 배경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끌었던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해임된 후,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임명했는데요. 당시 백악관은 코미 FBI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수사를 제대로 못해서라고 해임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을 해임할 때 러시아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면서 특검이 임명된 겁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이 그동안 많은 사람을 조사했다고 하죠?
기자) 네, 바 장관은 연방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거의 2년 동안에 걸친 수사 기간, 뮬러 특검이 검사 19명과 FBI 요원 40명을 동원해 약 500명의 증인을 인터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천800건의 소환장을 보냈고, 500건의 수색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조사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측의 거부로 직접 대면 조사는 하지 않고, 서면 조사로 대신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뮬러 특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24일, 바 장관의 의회 보고서 내용이 알려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공모는 없었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완전하고 전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로리다에서 주말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러시아와 공모한 일이 없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도 전부터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거듭 말했는데요. 관련 조사가 불법적으로 시작됐다며, 누군가 다른 면도 들여다 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성명을 내고, 특검이 어떤 공모나 사법 방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2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뮬러 특검팀이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것을 철저하게 조사했다고 칭찬하면서 이제 앞으로 나아갈 때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나 다른 나라 요원이 선거에 관여하지 못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는 바 장관이 의회에 보낸 서한은 공모가 없었다는 점을 의심의 여지도 없이 보여준다며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24일 공동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바 장관의 서한은 대답을 주기보다 더 많은 의문을 갖게 한다며 전체 보고서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무죄가 입증됐다는 트럼프 대통령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내들러 위원장은 뮬러 특검이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틀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바 법무장관을 청문회에 부르겠다고 말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가까운 장래에 바 장관을 부르겠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전체 보고서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바 장관이 보고서 전체 내용과 관련 증거를 공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건데요. 지체 없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며 투명성을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 쪽에서 15명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는데요. 이들 대선 후보들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네, 역시 바 장관이 보낸 요약본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인 커스틴 질리브랜드, 코리 부커, 카말라 해리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24일, 바 장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뽑은 사람이라고 지적하면서 보고서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슈머 상원 대표 역시 바 장관은 중립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왜 바 장관을 중립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겁니까?
기자)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지적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바 장관을 지명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또 앞서 바 장관이 지명 받기 전에 특검 수사에 부정적인 입장, 또 현직 대통령 기소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힌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을 중심으로 특검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바 장관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
기자) 기밀 내용을 가린 채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기밀 분류 문제는 뮬러 특검에게 맡겼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앞으로 특검 보고서 공개를 둘러싼 투명성 문제,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 조사 등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연방 정부 재정 적자가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미국 재정 적자가 2천34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간 최고 기록인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최고 기록은 2천317억 달러로 7년 전에 세워진 기록이었습니다.
진행자) 보통 1년 전하고 비교하지 않습니까?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네, 1년 전보다 190억 달러 더 늘어났는데요. 지난해 2월 미국 재정 적자는 2천152억 달러였습니다. 지난주 재무부가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말부터 35일 동안 계속됐던 연방 정부 셧다운(shutdown), 부분 폐쇄 사태로 보고가 늦어졌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재정 적자가 늘고 있는데, 2019 회계연도 들어서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2019 회계연도가 지난해 10월 1일에 시작됐는데요. 이후 2월 말까지 누적 적자가 5천440억 달러가 넘습니다. 지난 회계연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거의 40% 늘어난 겁니다. 재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세입은 1% 줄어든 1조3천억 달러에 그친 반면, 정부 지출은 9%가 늘어서 1조8천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불균형이 생기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지난해 미 의회예산국(CBO)은 2017년 말에 단행된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조세 개혁을 지적했는데요. 이에 따라 세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또 공화당과 민주당이 2019 회계연도 예산에서 국방비와 국내 복지 예산을 동시에 늘리면서 지출이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2017년 조세개혁은 법인세 감면이 골자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인세는 기업이 내는 세금을 말하는데요. 원래 35%였던 법인세를 21%로 크게 낮췄습니다. 따라서 2018 회계연도 첫 5달 동안 730억 달러가 넘게 걷혔던 법인세가 이번 회계연도 들어서는 약 59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관세는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상품 등에 대한 관세를 크게 늘린 데 따른 겁니다.
진행자) 개인이 내는 소득세 세입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개인이 내는 세금도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더 적게 걷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조세개혁이 단행되기 이전과 비교하면, 늘어났습니다. 조세개혁으로 개인 세율 역시 낮췄지만, 임금이 상승하고 실업률이 내려가면서, 세입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연방 정부 재정 적자가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기자) 네, 지난달 22일, 재무부는 정부 재정 적자가 22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액수였습니다. 참고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7년 1월 말에는 연방 정부 재정 적자가 19조9천500만 달러였는데, 2년 동안 2조 달러 넘게 늘어났고요. 점점 더 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재정 적자가 자꾸 늘어나는데, 정부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법인세 감면은 올바른 조처였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새 이사에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 씨를 지명했는데요. 무어 씨는 지난 22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경제가 호황인 것은 법인세 인하와 큰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지출만 관리하면 되는데, 민주당이나 공화당 양쪽이 모두 지출을 줄일 계획이 없는 것 같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지난주 연준의 통화 정책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렸는데요. 연준은 20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면서 2.25~2.5% 사이인 현행 기준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경제활동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준은 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