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세입위, 트럼프 세금보고 명세 요청...입시 부정 연루 부모 법정 출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하원 세입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보고 명세를 달라고 국세청(IRS)에 요청했습니다. IRS와 백악관이 이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자녀들을 부정한 방법으로 일류 대학에 입학시킨 부모들이 3일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통신회사 버라이즌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일부 지역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3일 중요한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세입위원회가 국세청(IRS)에 트럼프 대통령 세금보고(tax return) 명세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출 대상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대통령 개인과 사업 세금보고이고, 제출 시한은 오는 10일까지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보고 명세를 공개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나 현직 대통령, 부통령은 개인 세금보고를 공개합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선례와는 달리 세금보고 명세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1년에 한 번 세금보고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더 낸 세금이나 덜 낸 세금을 정산합니다.

진행자) 세입위원회가 대통령 세금보고 명세를 요청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닐 위원장은 이익 상충 문제가 없는지, 정부와 선출직 고위 관리들의 투명성을 점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민주주의의 신뢰성을 유지하려면 정부가 법대로 운영되는지 유권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세입위원회가 대통령의 개인, 사업 세금보고 내역을 들여다볼 법적 권한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보고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서 그렇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런 해명을 반복했는데요. 사람들이 뭐라 하든 세무조사를 받는 중이라서 그렇다는 겁니다. 자기는 세금 액수가 크기 때문에 오랜 기간 세무조사를 받아왔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IRS는 현직 대통령 세금보고 명세를 조사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금보고 공개가 법으로는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원래 이게 기밀사항인데요. 지난 1924년 연방 의회가 이걸 볼 수 있는 법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조항은 거의 실행되지 않았다는데요.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 상원 재정위원회와 상원 조세합동위원회가 관련 명세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재정위원회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에 해당 법이 명확하다면서 연방 재무부가 세입위원회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IRS는 연방 재무부 산하 조직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이미 오래 전에 트럼프 대통령 세금보고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난해까지 하원과 상원 다수당이 공화당이라서 이를 실행하지 못했는데요. 그러다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된 뒤에 결국 세금보고 명세를 요구했습니다. 한편 공화당 쪽에서는 세금보고 공개 요구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닐 위원장은 3일 성명에서 정치적인 목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민주당 요구에 대해 연방 정부 쪽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세입위원회에 대통령 세금보고 제출 요구가 들어오면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그러면서 다른 일반 납세자처럼 대통령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특정 정보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행정특권(executive privilege)’에 근거해서 의회 요청에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소송이 나올 것이고요. 그러면 결국 연방 대법원이 이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부정 입학 혐의로 기소된 영화배우 펠리시티 허프먼 씨가 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연방 법원에 도착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에 초대형 대학 입시 부정 사건이 밝혀져 큰 논란이 됐는데, 몇몇 사건 당사자가 법정에 나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부정한 방법으로 자녀들을 일류 대학에 보낸 혐의로 기소된 부모들 가운데 일부가 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연방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이 미국 안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부정이 있었던 거죠?

기자) 크게 두 가지 방법입니다. 대학 운동부 감독을 매수해서 자녀를 운동특기자로 만들거나, 아니면 입학시험 관리자를 매수해서 시험성적을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운동을 잘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운동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이걸로 대학에 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뇌물을 받은 대학 운동부 감독이 운동경력도 없고, 있어도 수상 실적이 충분하지 않은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뽑은 겁니다. 이렇게 해서 몇몇 학생은 조지타운이나 스탠퍼드, 예일,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등 미국에서 손에 꼽히는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방법은 시험성적을 조작하는 것이라고 했나요?

기자) 네. SAT나 ACT 같은 학력 평가 시험에 아예 다른 사람이 대리 응시한 경우가 있었고요. 또 시험 관리자들을 매수해서 시험이 끝난 뒤에 답을 고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던 겁니까?

기자) 기소된 부모들은 입시 브로커(입시중개인)인 윌리엄 싱어 씨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싱어 씨는 오랜 기간 대학 브로커로 일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 직원들과 인맥을 쌓았는데, 이걸 이용한 겁니다. 부모들이 건넨 돈은 싱어 씨가 만든 한 비영리재단에 들어가는 기부금으로 처리됐는데요. 부모들은 뇌물을 기부금으로 둔갑시켜서 세금공제를 받기도 했답니다. 건네진 뇌물 규모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2천500만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기소됐죠?

기자) 네. 50명이 기소됐는데요. 이 가운데 33명이 부모고요. 나머지는 운동부 감독이나 학교 직원들입니다.

진행자) 부모들 가운데 유명한 사람들이 있어서 더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명 여성 영화배우인 펠리시티 허프먼 씨, 로리 러프린 씨가 기소됐고요. 또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대형 법률회사 변호사, 그리도 투자회사 사장 등이 기소됐습니다. 이 가운데 러프린 씨는 50만 달러를 주고 두 딸을 USC에 입학시켰고, 허프먼 씨는 브로커 싱어 씨에게 1만5천 달러를 주고 아이 시험 성적을 조작했습니다. 두 사람 다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고요. 3일 보스턴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은 유죄 평결이 나오면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나요?

기자) 최대 징역 20년에 벌금이 25만 달러 정도 나올 수 있는데요. 전과가 없으면 형이 줄어들 수도 있답니다.

진행자) 기소된 사람 중에 유죄를 인정한 사람이 있습니까?

기자) 주범인 싱어 씨는 이미 유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했고요. 부모 가운데 2명이 ‘사전형량 조정(plea bargaining)’을 검찰 측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해 형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이들도 기소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아이들은 처벌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다만, 학교 측에서 사안별로 심사를 해서 아이들 입학을 취소하거나 퇴학시키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기소된 부모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일류 대학에 보냈는데, 이건 일류 대학에 들어가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 아닐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미국 CNN 방송이 3일 눈길을 끄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CNN은 일류 대학 합격률이 점점 떨어져서 좋은 대학에 가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명문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는 하버드대학 같은 경우는 이번에 합격률이 4.5%였고요. 예일대학도 채 6%가 안 됐는데요.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들도 합격률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라고 CNN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일단 지원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온라인 방식이 도입되면서 동시에 여러 대학에 지원하기 쉬워졌습니다. 또 중국 등 외국 학생 지원자들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각 대학이 지원자를 늘리기 위해 적극 홍보에 나선 결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 로고.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미국 굴지의 통신회사인 버라이즌이 드디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버라이즌은 3일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일부 지역에서 5G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따로 돈을 내고 5G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 기기를 가진 사람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5G라면 최신 이동통신 기술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5G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뜻합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5G를 쓰면 인터넷 속도가 전 세대 4G보다 최대 100배나 빠르다고 합니다.

진행자) 정말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지는군요?

기자) 그렇죠? 그래서 이 기술은 ‘지능형 손전화(스마트폰)’부터 자율주행차까지 이동통신 기술이 필요한 기기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진행자) 버라이즌 외에 미국 내 다른 업체들도 5G 기술 상용화에 뛰어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AT&T, T-모바일, 그리고 스프린트도 곧 5G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세 회사하고 버라이즌이 미국의 4대 이동통신 업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재까지는 버라이즌 가입자라도 모두 5G 서비스를 이용하지는 못한다고 했죠?

기자) 네. 일단 서비스 제공 지역이 한정돼 있고요. 또 모토로라사가 만든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이용료도 추가로 내야 합니다. 한편 버라이즌 측은 오는 10월에 4개 도시 가정용 인터넷 회선에 5G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말기로는 아직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지능형 손전화로 애플사의 아이폰이나 한국 삼성전자가 만드는 갤럭시를 많이 쓰는데, 두 단말기는 미국에서 아직 5G 기술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2020년이 돼야 5G 전용 단말기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세계 최초 5G 서비스 제공’이라는 기록을 세우려고 버라이즌과 한국 업체들이 경쟁을 벌였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기자) 네. 원래 버라이즌은 오는 11일에 5G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를 일주일 앞당겼는데, 세계 최초 기록을 다른 나라 업체들에 뺏기지 않으려는 조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 업체들이 선수를 쳤습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한국 이동통신 3사가 논의해서 3일 밤 11시에 전격적으로 5G 서비스를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한국이 원래 이동통신 분야의 강자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은 지난 몇 년간 5G 기술개발을 선도했는데요. 과연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제공한 나라로 공식 기록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