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창립 70주년 맞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4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담에서 나토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4월 4일은 ‘북서대양조약기구(NATO)’ 창립 70주년이었습니다. 1949년 소련의 서유럽 침공을 막기 위해 출범한 나토는 냉전 붕괴 뒤 최근까지 많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7년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분담금 문제로 나토를 압박하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나토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냉전의 산물 - 북대서양조약기구”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냉전이 시작됐고 자본주의 체제가 들어선 서유럽은 소련 등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군사적 위협에 놓였습니다. 이에 미국과 서유럽 나라들은 소련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1949년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출범시켰습니다.

[음향: 1949년 트루먼 대통령 연설]

나토는 처음 12개 회원국으로 출범했습니다. 이후 터키와 그리스가 1952년에 가입했고, 서독이 1955년에 가입했습니다.

이에 소련은 1955년 비슷한 성격을 가진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만듭니다. 나토에 대응하는 목적을 가진 바르샤바조약기구는 소련이 무너진 1991년까지 존속했습니다.

“냉전 붕괴와 나토의 확대”

1991년 소련과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없어지면서 나토의 성격도 크게 변합니다. 나토는 기존에 냉전을 뒷받침하던 체제에서 안정적인 지역 안보 환경 마련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변신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나토는 이를 위해 먼저 회원국을 확대하기 시작합니다. 나토는 1994년부터 구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을 접촉해 점차 세력권을 동쪽으로 넓혔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1999년 동유럽 구소련 동맹국들 가운데 처음으로 헝가리와 체코, 그리고 폴란드가 나토 회원국이 됐습니다.

나토는 이후에도 꾸준하게 회원국을 늘려 현재 29개 나라가 회원국입니다.

“나토의 임무 확대”

나토는 냉전이 끝난 뒤 활동 범위도 점점 넓힙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발칸 분쟁에 개입했고, 이후 유럽 외 지역으로 임무를 확대했습니다.

나토는 1999년 내전이 진행 중이던 코소보 내 세르비아 민병대를 공습했고, 이후 코소보 평화유지군 작전을 통솔했습니다. 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평화유지군을 이끈 뒤 2004년에 지휘권을 유럽연합군에 넘겼습니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난 뒤에 나토는 대테러 작전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초점을 두기 시작합니다.

이런 가운데 나토는 2003년 아프가니스탄 주둔 ‘국제안보지원군(ISAF: International Security Assistance Force)’ 통수권을 유엔으로부터 넘겨받았습니다. 나토가 유럽 외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펼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2004년엔 이라크에서 훈련 임무 수행에 나서 이라크 안보군 훈련을 도왔습니다. 또 2005년엔 ‘아프리카연합(AU)’이 주도한 수단 다르푸르 평화유지 활동도 지원했습니다.

“분담금을 둘러싼 갈등”

한편 2017년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과 나토 사이 관계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분담금 문제를 두고 미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생긴 것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나토 회원국들이 그간 안보 비용을 미국에 전가해 왔다면서 각각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4%까지 올리라고 요구했습니다.

나토는 이미 지난 2014년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를 GDP 2%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4%까지 올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나토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올리지 않으면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금은 기존 2% 목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3월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29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이 목표를 달성한 나라는 일곱 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현재 미국 국방비는 GDP 대비 3.5% 수준입니다.

“나토를 겨냥한 새로운 위협-러시아”

나토는 미국과의 분담금 문제 외에 또 다른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의 위협입니다.

러시아는 냉전 붕괴 이후 나토가 추진한 동진 정책에 꾸준하게 경계심을 보여왔습니다.

러시아는 특히 자신들 세력권 아래 있던 우크라이나가 서방 세계에 접근하자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러시아계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해 서방 국가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러시아는 냉전 시기 같은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지아나 우크라이나와 같이 자국에 대항하는 나라들에 무력을 쓸 뜻을 공공연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야말로 나토가 왜 필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나토가 러시아로부터 느끼는 위협은 군사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러시아는 암살이나 사이버 해킹 등 비군사적인 방법을 동원해 서방 세계에 도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편 나토는 지난해 러시아가 가하는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해 국방비를 늘린다는 브뤼셀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담금 인상 요구와 러시아의 공세에 직면한 나토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뉴스 속 인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후보가 지난 3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출구조사에서 현직 대통령인 페트로 포로셴코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후 승리의 브이자를 그리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최근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입니다.

지난 3월 31일에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개표 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가 약 30%를 득표해 16%를 얻은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을 누르고 1위에 올랐습니다. 개표 결과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어 1위와 2위를 차지한 젤렌스키 후보와 포로셴코 후보가 오는 4월 21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에 진출했습니다.

올해 41세인 젤렌스키 후보는 방송 희극인(코미디언)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없습니다. 그는 '국민의 종'이라는 연속극에서 대통령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젤렌스키 후보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지만, 현 정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4년에 당선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은 5년 재임 기간 부패 척결, 크림반도 회수, 그리고 유럽연합(EU) 가입과 같은 공약을 지키지 못해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젤렌스키 후보는 포로셴코 대통령처럼 EU·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친서방 주의자입니다. 그래서 많은 언론은 둘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돼도 대러시아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후보는 러시아 정부와 적극적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4월 21일로 예정된 결선투표에서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몇몇 전문가는 젤렌스키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3위에 그친 율리아 티모셴코 후보의 지지를 받으면 당선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나토’, 그리고 뉴스 속 인물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선 후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