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진압...미 검찰 "어산지 정보 유출, 국익에 유해"

15일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 현장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심장'이라 불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 발생 약 15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각계각층의 후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는 복구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검찰이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와 전직 미 육군 정보 분석가 첼시 매닝 씨의 유죄를 주장한 기소 내용이 새로 공개됐습니다. ‘타이완 관계법’ 제정 40주년을 맞아, 미국과 타이완 정치인들이 타이베이에서 만났는데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이 온통 머리기사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을 다루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저녁 6시 50분쯤 화재가 발생해 성당 지붕과 첨탑이 무너졌습니다. 이 시간 현재 화재는 완전히 진압됐는데요. 하지만 8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자, 고딕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의 하나인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에 프랑스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충격과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뻘건 불길이 성당을 휩싸면서 타고 있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기자) 네, 처음에는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 첨탑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는데요. 얼마 되지 않아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다, 곧이어 성당 안쪽에서 주황색 화염이 치솟는 게 목격됐습니다. 이후 불길은 빠르게 대성당 본당 전체로 번졌고요.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첨탑이 무너졌습니다. 수천 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은 충격 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휩싸인 대성당을 망연자실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소셜미디어에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을 알리는 사진과 동영상이 폭증했습니다.

진행자) 피해자는 없습니까?

기자) 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화재 진압 중 다친 소방관 1명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침 화재 시점이 마지막 관광객 일행이 입장하려던 직전이었고, 성당 안에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목격자들은 마지막 입장객들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성당 측이 아무런 설명 없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성당 안에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신도들은 미사 도중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대피 안내 방송이 나오자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진행자) 화재의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프랑스 당국은 방화나 테러보다는 사고로 인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불길이 처음 목격된 첨탑은 당시 개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요. 보수 공사를 위해 첨탑 부근에 설치됐던 목조 가건물들이 불길을 더 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화재가 완전 진압하기까지 15시간이나 걸렸군요.

기자) 네, 화재가 발생하자 마자, 소방당국이 노트르담 대성당이 위치한 시테섬의 출입을 통제하고 소방관 약 500명, 소방차 18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고 첨탑과 지붕 전체로 번졌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지붕이 매우 촘촘히 짜인 목재 대들보가 성당의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보니 화재 조기 진압이 어려웠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대성당의 천장 대들보가 목재로 만들어져 있습니까?

기자) 네, 210t에 달하는 대성당 천장을 지탱하기 위해, 무려 1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만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관들이 밖에서 물을 뿌려도 석조 외벽에 막혀 불길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외벽이 열기와 연기를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기 때문에 소방관들이 내부로 진입해 진화작업을 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사투를 벌여, 성당의 핵심 구조물인 2개의 종탑을 지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성당 안에는 유물들도 많았을 텐데 피해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노트르담 대성당 종탑에는 기독교 성자인 예수 그리스도의 가시면류관과 프랑스 루이 9세가 입던 옷 등, 대성당이 소장 중인 각종 유물들이 보관돼 있는데요. 소방관들이 불길 속으로 들어가 귀중한 유물들을 안전한 건물 외부로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화재 발생 당일, 대국민 담화를 할 예정이었는데요.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의 일부가 불탔다"며 참담하고 애통한 심정을 나타냈고요. 화재 진압을 위해 고군분투한 소방관들에게 "당신들의 용기 덕분에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각국의 반응도 한결같군요.

기자) 네, 유럽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기도 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에 전 세계 지도자들도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트위터에,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지켜보는 것이 너무나 끔찍하다"며 공중 살수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실은 노트르담의 끔찍한 모습이 고통스럽다며, 노트르담은 프랑스의 상징이자 유럽 문화의 상징이라며 슬픔을 공유했습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로마 가톨릭교황청 등 전 세계 지도자들이 충격과 슬픔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대성당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기부도 벌써 시작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로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진 곳인데요. 대성당 복구 기금을 위해 벌써 3억3천900만 달러가 모금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부금 모금 사이트인 미국의 '고펀드미'도 전 세계적인 모금 캠페인에 들어갔습니다.

11일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된 줄리언 어산지 씨가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서 떠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에 대한 미국 검찰의 기소 내용이 새로 공개됐다고요.

기자) 네, 미국 연방 검찰이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씨와 전직 미 육군 정보 분석가인 첼시 매닝 씨의 유죄를 주장한 문건이 새로 공개됐습니다. 미 연방 검찰은 15일 공개된 문건에서, 이 두 사람은 미국 국방부 보고서를 유출하는 행위가 미국에 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검찰은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 건가요?

기자) 네, 검찰은 동부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일례로 미군이 '9.11 테러' 사건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의 파키스탄 은신처를 급습했을 때, 오사마 빈 라덴이 위키리크스에 올려져 있는 미 국방부 문건 사본들에 대해 관심을 보인 편지를 발견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검찰은 또, 어산지 씨가 유출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관한 미군의 보고서에는 미군과 연합군 현지 조력자들의 신원에 대한 구체적 정보, 수제 폭발물에 대한 연합군의 대책 등, 민감한 안보 사항이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검찰의 문건이 새로 공개됐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기자) 검찰의 이 문건 작성일은 지난 2017년 12월 자로 돼 있는데요. 하지만 15일 처음 공개됐습니다.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 2010년 줄리언 어산지 씨가 전직 육군 정보 분석관인 첼시 매닝 씨와 공모해 정부 기관의 컴퓨터에 불법 침입해 자료를 유출하려 한 혐의로 지난 11일 공식 기소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어산지 씨의 미국 송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줄리언 어산지 씨, 지금 어디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영국 경찰에 전격 체포돼 영국 경찰 당국이 구금하고 있습니다. 어산지 씨는 지난 2011년 성범죄 혐의로 스웨덴에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2012년 6월부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지내 왔는데요. 그동안 어산지 씨를 보호하던 에콰도르 대사관이 11일 보호 조치를 철회하고 영국 경찰이 대사관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함에 따라, 런던 경찰이 대사관에 진입해 어산지 씨를 전격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에콰도르는 왜 갑자기 보호조치를 철회한 건가요?

기자) 어산지 씨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스파이 활동을 위한 장소로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입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어산지 씨가 반복적으로 망명 조건을 어겼으며 다른 나라들의 내정에도 반복적으로 간섭해왔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어산지 씨의 체포에 앞서 영국 정부로부터 어산지 씨가 사형을 구형당할 나라로 송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폴 라이언 전 미국 하원의장과 미국 의회 대표단이 '타이완관계법' 제정 40주년을 맞아 타이완을 방문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타이완 정치인들이 타이베이에서 만났다고요?

기자) 네. 미국 의회 대표단과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 중입니다. 16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안보 대화’에서, 타이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났는데요. 라이언 의장이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도 적극적인 발언으로 호응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인도-태평양 안보 대화’가 어떤 행사입니까?

기자) 미국과 타이완 관계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행사입니다. ‘인도-태평양’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아시아 지역을 가리키는 외교안보 용어인데요.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의도가 들어있는 말입니다. 미국과 타이완은 지난해에도 ‘인도-태평양 안보 대화’를 진행했는데요. 올해는 행사 규모와 비중을 더 키웠습니다.

진행자) 올해 행사를 더 키운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이 ‘타이완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제정한 지 올해로 4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타이완관계법은 지난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미국과 타이완 사이 교류를 유지하는 근거법령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월, 양측 당국자들의 협력을 촉진시키는 ‘타이완여행법(Taiwan Travel Act)을 발효시키는 등, 타이완과의 관계 발전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타이완 정치인들이 참석한 ‘인도-태평양 안보 대화’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도발을 억제하고, 역내 영향력 확대 시도를 견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폴 라이언 전 의장이 먼저, 중국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요. “중국 정부가 타이완의 국제적 위상을 위축시키려고 시도하면서, 국제 현상 유지를 훼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외교무대에서 강요하는 것을 비판한 겁니다.

진행자) 타이완을 압박하지 말라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올해 초, 타이완을 상대로 “무력 통일 방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라이언 의장이 상기시켰는데요. 중국 정부의 대표적인 “파괴적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은 타이완에 대한 “어떠한 군사행동이나 거부 행위, 어떠한 봉쇄조치도 역내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중국 측에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연설을 들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중국을 상대로) 일절 타협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는데요. 타이완 군이 중국 군 침략을 막아낼 역량이 충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군사력 면에서 사실 중국이 훨씬 앞서는데, 차이 총통이 어떤 근거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기자) 차이 총통이 엿보인 자신감의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미국과의 교류 확대가 타이완 군 전력 강화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차이 총통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F-16 전투기 최신 기종 도입을 비롯한 미국과의 방위 협력이, 타이완해협의 평화·안전을 유지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록히드마틴’이 만든 F-16Vs 전투기 60대를 타이완에 인도하도록, 최근 사전 허가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을 방문 중인 미국 정치인들은 안보 대화 외에, 어떤 일정을 진행했습니까?

기자) 라이언 전 의장은 미국의 현지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미국재타이완협회(AIT)’에서 연설했고요. 의회 대표단은 옌더파 타이완 국방부장을 만났습니다. 모처에 있는 타이완 공군기지에서 회동이 진행됐는데요. F-16Vs 전투기 인도 관련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대표단은 차이 총통도 별도 예방했고요. 우자오셰 외교부장과도 회동했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 대표단에는 어떤 정치인들이 들어갔나요?

기자) 민주당의 행크 존슨(조지아), 에디 버니스 존슨(텍사스), 설루드 캐버잘(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돈 베이컨(네브라스카) 의원이 참가했는데요. 타이완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의원들의 초당적인 모임입니다.

진행자) 의회가 이렇게 타이완 교류에 적극 나섰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백악관도 최근 중국의 군사적 도발에 주목하고, 타이완과의 연대를 강조하는 중입니다. 존 볼튼 국가안보 보좌관이 이달 초, ‘트위터’에 경고 글을 올렸는데요. “중국의 군사적 도발은 타이완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이라면서, “타이완 관계법과 (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명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