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코넬 대학교 (1)

미국 뉴욕 주 이타카에 소재한 코넬대학교 내 '호 플라자(Ho Plaza)'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 동부 명문 사립 아이비리그 대학 마지막 순서로, 뉴욕주에 소재한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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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코넬 대학교 (1)

"미합중국 시대에 세워진 아이비리그대학"

코넬대학교는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8개의 아이비리그 대학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독립국가인 미합중국 시대에 세워진 학교입니다. 즉, 아이비리그 대학들 중에서는 가장 늦게 세워진 대학인데요. 코넬대학교를 제외한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유펜, 브라운, 다트머스 등 아이비리그 7개 대학교는 모두,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전, 식민지 시대에 세워진 대학들로서 종교기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학교들이고요. 코넬만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 1865년 미합중국 시대에 설립됐습니다.

"코넬대학교와 에즈라 코넬"

코넬대학교는 뉴욕주의 정치인들이었던 '에즈라 코넬 (Ezra Cornell)' 의원과 앤드루 딕슨 화이트 (Andrew Dickson White)' 의원이 1865년 공동 설립했습니다. 코넬대학교의 코넬이라는 이름은 짐작하시는 대로, 에즈라 코넬에서 따온 건데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로 코넬대학교의 설립 과정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코넬대학교 하면, 이 대학 설립자인 에즈라 코넬(Ezra Cornell)이라고 하는 위대한 인물과 선진 미국 농업교육에 대한 그의 열정과 헌신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1864년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에즈라 코넬은 이웃 도시인 시러큐스 출신 앤드루 딕슨 화이트(Andrew Dickson White) 뉴욕주 상원의원과 교류하면서 평소 꿈꾸던 대학 설립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구체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에즈라 코넬 의원과 앤드루 딕슨 화이트 의원은 힘을 합쳐 뉴욕주에 대학을 세우기로 하는데요. 이들이 대학을 설립할 수 있게 된 데는 당시 미국의 정책이 큰 몫을 했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미국 연방 정부에서 바로 2년 전인 1862년 '연방토지법(Land-Grant College Act of 1862)'이 인준됩니다. 이 법은 연방 소유 땅을 각 주의 상하 의원 수에 비례해 무상으로 분배해주고, 각 주는 무상으로 제공받은 연방 소유 땅을 매각해 그 수익금으로 미국의 농업과 산업을 증진시키기 위한 농업교육과 기계공학교육뿐만 아니라, 군사교육을 실시하는 공적인 교육 사명을 담당하는 대학 설립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앤드루 딕슨 화이트 의원이 뉴욕 주의회에 이렇게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뉴욕주 내 토지 일부를 매각해 대학 설립에 유용하자는 법안을 상정했고요, 숱한 어려움 끝에 1865년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설립된 코넬대학교는 오늘날, 다른 아이비리그대학들과는 다르게 사립대학의 운영체제와 공립대학의 운영체제를 함께 병행하면서, '공적 교육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립대학교'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립대학과 공립대학의 운영체제를 병행하고 있다 보니, 입학 사정이나 장학금 지원 정책도 단과대학별로 다르고 좀 복잡한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에즈라 코넬.

"에즈라 코넬의 열정과 기부"

에즈라 코넬은 정치인이자 교육자이기에 앞서 기업가였는데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전보 통신 회사를 설립해 거부가 된 사람입니다. 원래 학교 부지로 선정된 곳은 앤드루 딕슨 화이트 의원의 지역구였던 시러큐스 일대였는데요. 하지만 코넬이 자신의 땅을 기부하면서 지금의 부지에 학교가 세워졌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독립국가가 된 미국 대륙에 처음으로 세워지는 대학에 대한 열정이 드높았던 에즈라 코넬은 자신의 평생의 꿈을 실현하는 대학 설립을 위해 자신이 창시한 '웨스턴유니온'을 통해 벌어들인,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재산을 기부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소유하고 있던 '이타카(Ithaca)'시의 광대한 농장을 대학에 기증했습니다. 그 농장위에 오늘날 아이비리그 소속의 명문 사립 코넬대학교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열린 문호, 열린 마음, 열린 지성"

코넬대학교의 교육 이념은 'Open Doors, Open Hearts, Open Minds' 즉, 열린 문호, 열린 가슴, 열린 마음입니다. 이는 설립자 에즈라 코넬과 앤드루 딕슨 화이트 초대 총장의 신념에 뿌리를 둔 것인데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모든 사람이 균등하게 학문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교를 세우고자 한다는 에즈라 코넬의 설립 이념과, 초대총장으로 취임한 앤드류 딕슨 화이트 총장이 1874년 연설에서 '지금은 유색인종이 없는 100% 백인 중심의 대학이지만, 앞으로 코넬은 500여 명의 백인 전체 학생들이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실력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모두에게 입학의 기회를 허용하겠다'고 선언한 대로 코넬은 오늘날까지 설립자들의 이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인종과 계층을 불문하고, 능력은 있지만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던 사람들에게 기회를 허용하는 'Open Doors 정신', 재학생 모두, 개인의 발전과 학문적 성숙을 통해 건전하고 공공정신이 투철한 인물을 배양하는 'Open Hearts 정신', 자유로운 의사표현 활동을 통해, 무한대에 이르는 창조성을 연마시키려는 'Open Minds 정신'과 같은 3대 정신이 지금까지 코넬 대학의 근간을 이루어오고 있습니다."

코넬대학교 졸업식 모습.

"처음부터 여성에게 입학을 허용한 학교"

미국의 동부 명문 사립 아이비리그대학교들은 모두 처음에는 남학생들만을 위한 학교로 출발해 나중에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학교들입니다.

하지만 코넬대학교는 획기적이게도 설립 당시부터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에즈라 코넬과 화이트 총장의 설립 정신을 고스란히 반영했습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다른 7개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들이 1960년대 들어오면서부터 학부에서 여학생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던 반면에, 코넬대학교는 설립 당시부터 남녀에게 균등하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헌장을 채택해, 코넬대학교 이후에 세워지는 대학교들이 코넬의 개혁적인 교육시스템을 따르는, 모범 교과서 같은 대학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코넬대학교는 아직 남북전쟁의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은 1868년 10월 7일 개교식을 가졌는데요. 설립자 에즈라 코넬은 개교 연설에서 "드디어 이 미국 땅에 실용학문과 순수학문을 접목하여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 세워졌습니다. 이 땅의 가난한 남녀가 모두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의 설립이 가능해졌음을 믿는다'고 선언했습니다. 교육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프레드릭 루돌프(Frederick Rudolph)는 이렇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교육 이념을 갖고 출발한 코넬대학교를 향해 자주독립 국가인 '미국에 최초로 설립된 대학(the First American University)'이라고 불렀습니다."

"초대형 종합대학교"

코넬대학교는 2018년 기준, 학부 1만5천여 명, 대학원에는 약 5천900명이 재학 중이고요. 노벨상 수상자, 퓰리처상 수상자를 비롯한 저명한 교수들로 이뤄진 1천700여 명의 교수진과 8천여 명에 달하는 교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초대형 종합대학인데요. 아이비리그대학들 중에서는 유펜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큰 대학입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소형 규모로 학교 전체가 아담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프린스턴, 브라운, 다트머스 대학 같지 않게 코넬은 그야말로 초대형 종합대학교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서 캠퍼스 내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학교 버스를 타지 않고서는 캠퍼스 전체를 다닐 수 없을 정도입니다. 천문학에서 농업경제학, 생명공학, 공학, 건축학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세분화된 전공학과들을 갖추고 있으며, 코넬의 공학과 자연과학, 경영학 ·재정학 영역의 명성과 연구활동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초대형 학교다 보니까 학생들 스스로 찾고 누리지 않으면, 자칫 많은 혜택들을 놓치기 쉽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많은 학과와 인원을 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코스들이 제공되고 있고, 다양한 클럽, 창작과 예술활동, 한여름에도 스케이트를 탈수 있는 실내 스케이트장 등, 무궁무진한 기회의 보고를 가지고 있는 학교가 바로 코넬대학교입니다. 그래서 학생 자신이 찾아 공부하고 활동해야만, 수많은 인재들과 어울리면서 무한대에 가까운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네요. 오늘은 코넬대학교가 걸어온 길을 중심으로 살펴봤고요. 다음 시간에는 코넬대학교의 입학 정책과 학과 과정 등 다양하고 유익한 이야기, 좀 더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