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한국의 탈북민들에게 일대일 무료영어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민간단체가 미국대학을 돌며 탈북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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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문제를 내겠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왜 북한을 탈출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의 아메리칸대학교의 한 강의실.
한국내 민간단체 TNKR의 케이시 라티그 대표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은 손을 들고 답합니다.
“끔찍한 곳이니까요.”라고 답하는 한 남학생의 답에 청중은 웃음을 터뜨립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라티크 대표에게 학생들은 북한 주민의 굶주림, 연좌제가 있다고 대답합니다.
‘매우 잘 답했다’고 학생들을 격려하는 라티그 대표는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탈북민들이 한국사회 정착할때 어떤 고충을 겪는지를 물었고 학생들은 정체성혼란과 문화충격 등을 들었습니다.
라티그 대표는 탈북민들 사이에 TNKR이 왜 유명한지 물었는데요, 한 학생은 ‘한국에서 꼭 필요한 영어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이지 않냐’ 고 답합니다.
탈북민들의 한국내 정착과 영어교육에 대한 필요성 등 한국내 탈북민들을 소개하며 탈북민 지원활동의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미국을 돌고있는 TNKR의 케이시 라티그 대표.
서울 이태원에 본부를 둔 TNKR은 “북한 난민들을 가르치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지난 2013년에 설립됐으며 한국 내 성인 탈북민에게 영어 원어민을 연결해주고 일대일 영어교육을 받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 명의 탈북민이 많게는 9명까지 교사를 직접 골라 영어시험, 대학교진학, 취업 등 필요에 맞는 영어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교육자인 케이시 라티그 대표는 이날 단체의 활동내용을 비롯해 자세한 정보를 나눴습니다.
라티그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내 탈북민 입국수가 2009년에 2,914명으로 가장 많았고, 2017년 1,127명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라티그 대표는 중국, 라오스, 태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하면 3개월 간 국가정보원에서 조사를 받고 정착교육기관 하나원에서 3개월간 교육받은 후 정착금으로 새 삶을 출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라티크 대표는 한국 내 탈북민의 실업률이 최고 40%에 이르며 수입은 한국국민의 수입에 절반에 그치고 80%가 단순직에 종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의 경우 30%가 학업을 포기하는데 탈북민들은 ‘의사소통 문제’를 정착과정의 어려움 중 하나로 꼽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안그래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탈북민의 한국내 정착에 영어교육은 필수이고 라티그 대표가 영어교육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라티그 대표는 단체의 영어교육을 통해 탈북민들이 연사로 서게된 사례를 소개하며 ‘ABC에서 시작해 TED’ 까지 즉, 영어의 기초인 알파벳에서부터 국제무대에서 강연 할 수 있기까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라티그 대표의 강연에이어 청중과 질의 응답이 이어집니다.
청중 가운데 한 미국인이 질문을 던지는데요, 미국에서 어떻게 도울 수 있겠는지를 묻습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은 케이시 라티그 대표를 도와 한국에서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미국인 남성 존 드러건 씨입니다.
라티그 대표는 드러건씨가 지난 2015년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했고 미국으로 돌아간 지금도 매달 기부를 통해 단체를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드러건 씨는 VOA에 탈북민들을 가르친 경험에대해 소개했습니다.
단체에서 봉사하고 있던 지인의 소개로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는 드러건씨는 한 달에 두 번만 하면됐지만 매주말 봉사했고 매우 멋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드러건] “It was fantastic. You know, I thought it might be kind of a burden, something to do every weekend. But..”
드러건 씨는 간호사였던 탈북민과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외국인 환자가 드나들었던 병원에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의료용어와 외국인 환자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등을 가르쳤다고 말했습니다.
드러건 씨 자신이 미국에서 약학을 공부해온 만큼 간호사가 직업인 이 여성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드러건 씨는 탈북민를 가르치는 경험을 통해 그들이 어디에서 왔고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 그리고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등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힌 드러건 씨는 단체의 규정이 학생들과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게 했지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만큼 그들을 친구라고 부를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드래건] “definitely consider them as friends. I mean, we've spent a lot of hours together, you know, and most of them were, you know, positive and memorable. So, I would say the friends…”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에서는 기부금을 보내고 있는 드러건 씨는 이 단체의 봉사자로서 매우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티그 씨는 미국인 학생들에게 각자의 재능과 여건안에서 참여할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자료를 제작하거나 웹사이트를 관리해주거나 기부금모금 캠페인을 만드는 등 다양한다는 겁니다.
라티그 대표는 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해봤지만 성공률이 낮았다며 더이상 시도하지 않는다며 영어교사가 되는 것 이외의 방법을 부탁했습니다.
한 미국인 여학생은 미국인이 한국내 탈북민에 대한 열정이 인상적이라며 자신은 기부금 활동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대생] “ I will have always been really interested in fundraising. So I think definitely, like a, like a PR campaign with fundraising involved would be very effective, especially in DC. Yeah…”
기부모금이 이뤄지는 홍보활동이 특별히 워싱턴 디씨지역에서는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는 말입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짧은 기간에 영어기초에서 강연까지 실력을 키우는 탈북민들의 노력과 단체와 봉사자들의 헌신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조지타운대학교, 아메리칸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등에서 십여차례 강연을 진행한 라티크 대표는 이를 통해 북한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은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케이시 라티그] “So they'll pay a little more attention when they do hear something about North Korean refugees, because so many people will ..”
기억과 관심이 행동으로 옮겨지기를 역시 바라고 있는 라티그 대표는 그러나 미국인들에게 북한에 대한 인식과 관심의 정도는 매우 더디게 진행된다고 말했습니다.
단체 설립후 여러번 미국에서 강연을 진행해왔지만 북한의 핵문제 등 국제안보 문제 이외의 것은 거의 관심이 늘고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만큼 라티그 대표는 기본적인 정보를 알리며 꾸준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