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해군 창설 70주년 국제관함식 열어...일, 외교청서에 한-일 관계 악화 부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산동 성 칭다오에서 열린 대규모 관함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국제관함식을 가졌습니다. 일본이 23일 공개한 '2019 외교청서'에서 중국, 북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기류를 담은 반면 한국과는 악화된 관계를 드러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이 대규모 국제관함식을 가졌군요.

기자) 네, 중국이 23일, 인민해방군 소속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국제관함식을 가졌습니다.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 인근 해역에서 펼쳐진 이번 국제관함식에는 한국, 일본, 인도, 러시아 등 10여 개국에서 20척 가까운 함정을 파견했고요. 미국은 함정은 파견하지 않고 대표단만 보냈습니다.

진행자) 관함식이라는 게 일종의 함대 열병식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적인 경사 등에 국가 원수가 해군 함정들을 모아 놓고 그 위용을 검열하는 의식인데요. 한마디로 각종 함선을 모아놓고 사열 의식을 하는 것으로 해상에서 펼쳐지는 함대 열병식입니다. 보통 행사국의 해군력이나 국력 과시를 위해 주력함들을 자랑하거나 신형함을 공개하는 것으로 이뤄지는데요. 다른 나라 함선을 초대하는 국제관함식도 종종 펼쳐집니다.

진행자) 중국의 이번 국제관함식은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답게 군사력, 특히 해군력을 세계 최강 미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후 칭다오항 부두에서 중국 해군 의장대를 사열한 뒤, 중국이 자체 건조한, 신형 미사일 구축함 '시닝호'에 승선해 해상 열병식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비도 오고 안개도 끼면서 시야가 가려, 관함식을 펼치기에 썩 좋은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1년 전 남중국해에서 해상열병식을 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강군 천명을 했을 때는 군복을 착용했는데요. 이번에는 인민복 차림으로 사열을 받았습니다. 시 주석은 각 함정이 지나갈 때마다 엄숙한 표정으로 노고에 감사한다고 소리쳤고요. 갑판 위에 도열한 군인들은 시 주석에게 경례하며 존경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진행자) 이번 관함식에서는 어떤 함정들이 공개됐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시진핑 주석이 승선한 시닝호, 중국 최초의 신형 구축함이 선을 보였고요.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포함해 핵잠수함, 호위함, 상륙함 등 32척의 전함과 전투기 39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자체 제작한 항공모함도 참가했습니까?

기자) 이번 관함식에는 중국 최초로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항공모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랴오닝함은 지난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와 개조한 것이고요. 중국은 지난 2017년 최초의 국내산 항공모함 진수식을 갖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요. '001A'함으로 불리고 아직 공식 이름도 지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항공모함 등 관함식에 출동한 전함들의 사진과 영상을 소개하며 중국의 힘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관함식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 간에 미묘한 입장 차가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이번 관함식에 일본은 호위함 '스즈스키호'를 파견했는데요. 지난 21일 자위대 함정 깃발인 욱일기를 게양하고 칭다오항에 입항했습니다. 욱일기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던 깃발로, 한국에서는 욱일기를 일본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한국은 국제관함식을 주최하면서, 일본에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일본은 이를 거부하고, 아예 행사에 불참했는데요. 이번에 중국은 이를 용인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외교부 청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정부가 '2019 외교청서'를 공개했군요.

기자) 일본 외교부가 23일 일본 각의에 '2019 외교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외교청서'는 전년 기준으로 일본 외무성이 파악한 국제정세와 일본의 외교활동 전반을 기록한 보고서인데요. 일본 정부는 1957년부터 매년 외교청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외교청서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우선 한일 관계는 악화된 반면,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 등 인접국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기류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외교부는 한일 관계에 대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외교청서에서는 이전부터 계속 써왔던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대신 "상호 신뢰 하에 미래지향적 신시대의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적었는데요. 올해 청서에서는 이것도 뺐습니다.

진행자) 한일 관계, 현재 여러 가지 쟁점들이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제2차 대전 종군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영유권 갈등, 동해(일본해 표기) 등 오랜 문제들뿐만 아니라 지난 연말, 한국 해군 함정이 일본 자위대 초계기에 레이더를 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진 갈등, 또 지난해 10월, 강제 징용자들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불만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번 외교청서에서 이런 쟁점들에 대해 일본 정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다케시마, 독도는 역사적 사실로 보나, 국제법상으로 보나,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또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용했던 '징용공' 대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한국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징용공은 강제성을 띠고 있다면서, 표현을 바꾸기로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화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외교청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아무런 실제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까지 사용했던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표현을 빼고, "미국 등과 함께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 높여갈 것"이라는 표현도 빼는 등 수위를 상당히 완화했습니다. 외교청서에는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 측 주요 인사들과 만난 사실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소개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잦은 회동을 언급하며, 일본은 미국과 역대 가장 강력한 안보 동맹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과는 과거사와 동중국해 도서 지역을 놓고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을 겪어왔는데요. 이번 외교청서에서는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일본은 현재 러시아와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요. 전에 사용했던 "일본에 속한 것이다"라는 표현을 빼고, 대신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7월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왕실 근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고요?

기자) 네. 오는 6월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확정했다고 23일 영국 왕실이 발표했습니다. 백악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국빈으로 맞는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라고, 버킹엄궁 측은 보도자료에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선 두 명은 누군가요?

기자) 지난 2003년 11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과 부인 로라 여사, 2011년 5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가 영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 간 게 그뿐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국빈 방문한 경우만 말씀 드린 것이고요. 역대 미국 대통령 상당수가 첫 해외 방문국을 영국으로 잡을 정도로, 중요성을 두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조지 H. W. 부시, 로널드 레이건 등 많은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에 영국에 갔고요. 총리와 회담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국빈 방문은 무엇이 다른가요?

기자) 한 나라 정상이 외국을 방문할 때, 가장 높은 의전을 갖추는 형식이 ‘국빈 방문(state visit)’입니다. 이 밖에 ‘공식 방문(official visit)’, ‘실무 방문(working visit)’, 그리고 ‘사적 방문(private visit)’까지, 총 네 가지로 구분하는데요. 보통 공식 방문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요. 국빈 방문은 주최국에서 손님맞이에 가장 신경을 쓰는 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영국에 가는 건 아니죠?

기자) 네, 작년 7월 ‘실무 방문’을 했는데요. 테레사 메이 총리와 회담하고, 만찬도 함께 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만났는데요.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 리조트에서 주말을 지냈습니다. 스코틀랜드는 트럼프 대통령 어머니의 출신지입니다.

진행자) 당시 메이 총리와 회담에선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지난해 유럽에서 잇따른 테러 사태에 회담 초점이 모였습니다. 대테러· 안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두 정상이 공동회견에서 밝혔는데요. 특히 메이 총리는 당시 영국에서 연쇄 발생한 러시아산 신경작용제 사건에, 미국이 관심을 보여준 데 감사를 표했는데요. 이 밖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 방식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 총리를 맹비난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영국 방문이고, 국빈 방문으론 처음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양국이 국빈 방문 일정을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계속 연기된 건데요. 영국 내에서 고조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에도 일정이 잡혔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했는데요.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뤄진 영국과의 "나쁜 거래" 때문이라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정부가 "런던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헐값에 팔고, 후미진 곳에 새 대사관을 지었다”면서, 축하 리본을 끊으러 가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성사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의제는 뭡니까?

기자) “이미 밀접한 상태인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메이 영국 총리가 23일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무역, 투자, 안보, 방위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아무래도 ‘브렉시트’ 이후 생길 수 있는 양국 관계 변화 요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브렉시트’ 합의문이 영국 의회에서 추인 받지 못하면서 계속 연기되고는 있지만, 올해 안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영국이 EU 회원국 지위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가 네 가지 분야에 중점을 둔다고 했는데, ‘브렉시트’와 어떤 연관이 있나요?

기자) 우선, 무역· 투자에서는 영국이 EU 관세동맹으로 남거나, 혹은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과 통상관계 전환에 이상이 없을지, 두 정상이 함께 점검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안보· 방위에서는 EU 탈퇴 이후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중심으로 양측의 군사동맹 결속을 확인하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공정한 방위비 분담’도 현안입니다.

진행자) 영국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야당인 노동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부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영국 가디언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디크 칸 런던 시장 등 영국 정치인들을 여러 차례 비판한 점을 지적하며, 국빈 방문 초청은 실수란 내용의 사설을 싣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국빈 방문인데, 정상회담 외에 어떤 일정이 있나요?

기자)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관하는 만찬이 열립니다. 작년 영국 방문 때는 국빈 방문이 아니어서, 여왕과는 윈저성 환담에 그쳤습니다. 이번 방문 마지막 날인 5일,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영국 남부 해안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디데이(D-Day)’ 75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합니다.

진행자) ‘디데이’가 어떤 날인가요?

기자) ‘디데이’는 2차대전의 전세를 뒤집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일입니다. 1944년 6월 6일인데요. 포츠머스는 프랑스 노르망디로 진격한 연합군 병사들의 출발지였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로 향할 예정입니다. 다음 날(6일) 노르망디에서 열리는 디데이 행사에 참석하고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백악관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