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하원 의원들 방한 잇따라...하노이 회담 이후 ‘대북 압박’ 공조 강조

미국 하원 내 지한파 의원들의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들이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대북 압박 유지를 위한 공조를 강조하려는 목적이 큽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1주일 간 한국을 방문한 미 상하원 의원은 총 17명에 달합니다.

의원들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한 정상회담 이후 그룹별로 세 차례에 걸쳐 서울을 찾았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의원단은 전직연방의원협회(FMC) 산하 한국 연구모임인 코리아스터디그룹(CSGK) 소속 하원의원 6명입니다.

의회 내 지한파 의원들의 모임인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마이크 켈리 공화당 의원이 이끄는 의원단은 22일까지 일주일 간 한국에 머물며 강경화 외교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 문희상 국회의장 등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상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패트릭 리히 의원이 이끄는 9명의 상원의원단은 지난 17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 등을 둘러봤습니다.

이들은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을 만나 비핵화 협상 진행 상황과 미군 유해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또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매기 하산 상원의원은 일본 방문에 이어 24일부터 이틀간 한국에서 외교·군사 당국자 등을 면담할 예정입니다.

미 상하원 의원들이 휴회기를 이용해 이처럼 대거 한국을 찾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의원들의 관심사는 미-한 양국 간 통상 문제와 북한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들은 특히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압박 유지를 위한 미-한 공조를 재확인하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쿤스 의원실 관계자는 23일 `VOA’에, 쿤스 의원이 일본에서 “대북 제재 완화는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 극적인’ 조치 이후에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미국과 일본이 매우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쿤스 의원은 또 한국 문재인 정부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은 “북한이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와 관련해 북한에 상당한 양보를 해선 안 된다는 일본의 입장에 더 가깝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의원들의 방한 의제에는 북한 인권도 포함됐습니다.

리히 의원이 이끄는 9명의 상원대표단의 일원인 롭 포트만 공화당 의원은 방한 기간에 탈북자와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에 대해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포트만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포트만 의원의 지역구는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출신지인 오하이오주입니다.

포트만 의원은 웜비어를 추모하기 위해 미 성조기 바탕에 ‘오토’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DMZ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포트만 의원은 성명을 통해 “미-북 대화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와 이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가 논의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재는 북한이 진정으로 경로를 바꾸고 비핵화에 동의할 떼까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쿤스 의원과 하산 의원은 25일 베이징으로 이동해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중국 정부에 촉구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