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미-북 협상 주변국 개입, 비핵화 달성에 긍정 효과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을 했다.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의 와중에도 자국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없으면 양측이 다시 마주 앉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한 한반도 주변국들의 관심이 부쩍 커진 것 같은데요?

기자)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전에 적극 나섰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문제는 자국 내 현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적극 개입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의 6자회담 재개 주장에 호응하는 양상입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제재 유지 등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공조와 협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특히, 북-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 협력하기로 했다는 아베 총리의 발표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북 협상에 주변국들이 개입하는 상황이 비핵화 달성에 도움이 될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오히려 북한도 주변국들의 개입을 바라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런 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건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 대북 제재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조만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적극 대처하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맹방인 일본과 지난주에 이어 다음달에도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에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보내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적극 설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추가 정상회담 의지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대화 복귀도 계속 설득하고 있지요?

진행자) 네.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은 어제(28일)도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추가 회담을 강하게 바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줄곧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고 있고, 폼페오 국무장관은 협상을 통한 비핵화 달성을 낙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끕니다.

진행자) 북한으로부터도 대화 재개를 위한 신호가 있나요?

기자)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대미 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한 겁니다. 이로써,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 등 외교 전문가들이 대미 협상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미국에 유화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주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자신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대화 재개에 대한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 직접 만났고 친서도 여러 차례 교환했는데, 여전히 제3자를 통한 의사 소통이 필요한 상황인가요?

기자)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실제로 전달할 메시지가 있다기 보다는 중재자 역할을 요청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방의 입장 변화를 통한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나 북한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현재로서는 그런 조짐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다음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에 관심을 보인다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말 일본 국빈방문에 나서고, 6월에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만큼, 이 무렵이 미-북 간 현 교착 상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