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라이언 전 미국 하원의장이 한국에서 탈북민들을 만났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 뿐 아니라 한국의 탈북민 정책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라이언 전 의장이 만난 탈북민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가족협회인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 북한민주화위원회 허광일 위원장, 북한 출신 언론인 김정금 씨 등 3명입니다.
정광일 대표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면담은 한국을 방문한 라이언 전 의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며, 지난 14일 서울의 한 호텔 특실에서 1시간 반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진지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뤄졌고, 라이언 전 의장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탈북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며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씨] “폴 라이언 의장이 이런 문제도 물어보고 하는 거 봐서, 앞으로도 미국이 북한인권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여 좋았습니다.”
이어 라이언 전 의장이 탈북민들 각자의 사연과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의 탈북자 처우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가 외면 당하는 최근의 한국 사회 현실을 라이언 의장에게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에서 북한인권 단체를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다른 참석자인 허광일 씨는 북한 탈출 여정과 한국 정착 과정에 대한 탈북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준 라이언 의장의 이날 태도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허광일] “저희가 개인 소개를 했는데, 시간이 의외로 많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한 사람 한 사람 공감을 많이 하셨죠. 탈북 과정에 대해 반복 질문하시고, 다시 들어보시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상당히 관심이 많으시고…오늘의 만남의 중심을 인권 문제에 비중을 두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영 김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의 탈북민 정책과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라이언 의원이 이번 만남을 일정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김 영 의원]“한국 정부도 정권을 누가 차지하는 때라 그때마다 탈북자에 대한 정책과 방법론에 차이를 보이잖아요. 그런데도 인권 차원에서 탈북자를 도와주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갖추고 관심이 많으십니다. 정권에 따라 탈북자들에 대한 대책이나 대북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하고 공부하는 차원에서 만난 것입니다.”
김 전 의원은 한국 정부가 인권 문제 보다 다른 북한 관련 현안에 집중하는데 대해 미국 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미-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주요 사안으로 꼽았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