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오는 10일 뮬러 특검 보고서에 대한 청문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는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에게 의회모독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방 판사가 민주당이 제기한 행정부 예산 전용 반대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그리고 애플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이 제출한 보고서가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청문회가 곧 열릴 계획이군요?
기자) 네.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오는 10일 특검 보고서에 대한 청문회를 엽니다. 특검이 조사한 러시아 스캔들은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 그리고 관련 수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해했다는 사법 방해 의혹이 포함됩니다.
진행자) 특검 보고서에 대한 청문회라고 했는데, 이날 청문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을 다루는 겁니까?
기자) 청문회와 관련해서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이 성명을 냈습니다. 내들러 위원장은 편집된 특검 보고서에서도 많은 사실을 알았다면서 이번 청문회는 특검 보고서에 나온 사실들, 특히 대통령의 사법 방해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10일 청문회에는 누가 나오나요?
기자) 네. 전직 검사와 법률전문가들이 나오는데요. 이 가운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존 딘 씨도 있습니다.
진행자) 존 딘 전 고문은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딘 씨는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사실을 은폐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을 살았습니다. 이 사건은 1970년대 초 닉슨 전 대통령 측이 민주당 선거운동 본부를 도청했던 사건인데요. 닉슨 전 대통령이 이 사건 때문에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딘 전 고문이 청문회에 나와서 무슨 증언을 할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특검 수사와 특검 보고서 결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딘 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에 아주 비판적인 사람입니다.
진행자) 뮬러 전 특검은 이날 청문회에 나오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뮬러 전 특검은 나오지 않습니다. 뮬러 전 특검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청문회 출석을 꺼리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청문회에 나오더라도 보고서에 들어 있는 내용만 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과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의회모독죄를 적용하는 안을 추진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사위가 소환장을 내서 바 장관에게는 특검 보고서 원본을, 그리고 맥갠 전 고문에겐 청문회에 나와서 증언하라고 했는데요. 두 사람이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오는 11일 본회의에서 두 사람에게 의회모독죄를 적용하는 결의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인데요.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고발장을 워싱턴 D.C. 연방 검찰에 보내고 검찰이 기소하는데, 의회모독죄로 고발된 사람은 재판에서 최대 1천 달러 벌금이나 최장 1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하원이 최근 몇몇 조사를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에서도 눈길을 끄는 움직임이 있더군요? 바로 2020 인구조사(census) 관련 사안이죠?
기자) 네. 2020 인구조사에 시민권자 여부를 묻는 항목을 넣는 것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요. 정부개혁감독위는 이 문제와 관련해 바 법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에 대해 의회모독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감독위가 왜 두 사람을 겨냥한 겁니까?
기자) 네. 감독위가 두 사람에게 소환장을 내서 관련 문건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이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라이자 커밍스 감독위원장은 오는 6일까지 관련 문건을 제출하라고 두 사람에게 다시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를 할 때 응답자가 미국 시민권자인지 묻는 것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법무부와 상무부는 정확한 조사 결과를 내서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민권단체들은 공화당에 유리한 조처라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항목이 어떻게 공화당에 유리하는 겁니까?
기자) 네. 시민권자 여부를 물으면 불법체류자나 비시민권자들이 인구조사에 응하기를 꺼릴 것이고, 이런 상태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선거구를 그으면 공화당에 유리할 거라고 주장합니다. 현재 이 문제를 두고 한창 소송이 진행 중인데요. 곧 연방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올 예정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는 이 문제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도 중요한 문제인데,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편지가 전달됐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크레도액션(Credo Action)’ 등 몇몇 진보 단체가 펠로시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 즉각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역풍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법원에서 패하는 일이 잦았는데요. 이번에 행정부에 유리한 결정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 연방 지방 법원이 3일, 연방 하원이 낸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앞서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행정부 예산 전용을 막아 달라며 소송을 냈는데요.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법원에서 소송을 기각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번 소송을 담당한 트레버 맥패든 판사는 상, 하원 양원이 아닌 하원이 원고로서 단독으로 소송을 낼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이 하원 의원들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했지만, 의회의 입법 권한을 침해했다며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권한까지 주진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소송의 핵심 내용, 행정부가 예산을 전용할 권한이 있느냐, 아니냐에 대한 판결은 아니군요?
기자) 네, 맥패든 판사는 의회의 광범위한 조사 권한 등 하원이 정치적으로 행정부에 대응할 방법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방 의회가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선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다만 이번에는 법원이 “마지막 수단”으로 개입해야 할 당위성을 하원 측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다른 법원에서는 정반대 결정이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네, 지난달 24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부 예산을 전용해 건설 중인 국경 장벽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법원의 헤이우드 길리엄 판사는 원고 측이 최종적으로 소송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같은 임시 정지 명령을 내렸는데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원고 측 요청을 받아들인 겁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소송도 연방 하원이 낸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 소송은 민권 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환경보호 단체 시에라클럽과 캘리포니아 남부공동체연맹을 대표해서 낸 건데요. 참고로 길리엄 판사는 민주당 소속인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고요. 하원 요청을 기각한 워싱턴 D.C. 지법의 맥패든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이런 소송이 나오게 됐는지, 배경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불법 이민자와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 미국 남부 국경에 높은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취임 후 민주당 반대에 부딪혀 연방 의회에서 장벽 예산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이에 근거해 국방부와 재무부 예산 가운데 65억 달러를 끌어다 장벽 건설에 쓰기로 한 건데요. 이에 따라 민주당과 여러 시민 단체가 행정부 권한 남용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워싱턴 지법 결정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대변인은 판결 내용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법원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며 환영했는데요. 하원이 정치적 분쟁을 놓고 사법부에 어느 한 편을 들어달라고 요청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영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도 연방 법원에서 큰 승리가 나왔다며 기뻐하는 글을 인터넷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원고는 다르지만, 예산 전용에 관한 소송이 하나는 기각되고, 다른 하나에 대해서는 장벽 건설 중단 결정이 나왔는데요. 이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앞서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나온 건설 중단 명령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뉴멕시코주 74km 구간과 애리조나주 유마 지역의 8km 구간에 대한 공사 중단 명령이었는데요. 해당 소송은 민간 단체가 제기한 소송이어서 이번과 같은 원고 적격 문제가 없었습니다. 워싱턴 D.C. 지방 법원의 맥패든 판사는 연방 하원이 캘리포니아 소송에서 한 것처럼 다른 시민 단체가 낸 소송에 의견서를 내는 식으로 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 정부가 거대 첨단기술(IT) 업체의 독점 행위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연이어 보도한 내용입니다. 연방 법무부와 연방 무역위원회(FTC)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그리고 애플의 독점 행위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FTC가, 그리고 구글과 애플은 법무부가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회사는 다들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업체고요. 페이스북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를 제공합니다. 또 애플은 지능형 손전화(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만들고 아마존은 세계 굴지의 인터넷 상점입니다.
진행자) 이들 회사는 모두 시장에서 지배적인 힘을 행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상당히 높아서 관련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그래서 이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부당 영업을 한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이 가운데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은 가짜뉴스 유포나 개인정보 유출 문제 탓에 최근 몇 년 새 미국 안팎에서 집중적으로 비판받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특정 기업의 시장 독점을 법으로 금지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반독점법이 있어서 특정 기업이나 기업군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경쟁을 막거나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거론되는 업체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독점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었는데요. 구글 같은 경우는 유럽에서 독점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회사는 미국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논란거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 공화 두 당 모두 이들 업체의 영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같은 경우 이들 기업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들 업체를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구글이 보수진영에 유리한 정보를 감추고 불리한 정보만 올린다고 비판한 적이 있고요. 또 아마존이 미국 우편제도를 이용해서 이익을 취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가 자신에게 안 좋은 기사를 싣자 '가짜 뉴스'로 몰아세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연방 정부뿐만 아니라 연방 의회에서도 이들 회사의 독점 혐의를 조사하겠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기자) 네. 연방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가 관련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는 말이 3일 나왔습니다. 현재 네 회사가 연방 정부와 연방 의회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는데, 이들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