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했던 로버트 뮬러 특검이 29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뮬러 특검은 이 자리에서 현직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기소하는 것은 특검이 고려할 방안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남부 국경에 직접 장벽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불법 판촉 혐의로 소송을 당한 기업의 재판이 오클라호마에서 진행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29일 오전에 연방 법무부에서 중요한 기자회견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한 로버트 뮬러 특검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뮬러 특검은 이날 미리 준비한 성명을 읽은 뒤에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뉴스 방송사들이 모두 생방송으로 뮬러 특검 기자회견을 내보냈는데, 그만큼 관심이 쏠리는 자리였죠?
기자) 물론입니다. 뮬러 특검은 수사 시작부터 끝까지 한 번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다가 특검 수사 결과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기 때문에 뮬러 특검이 이날 무슨 말을 할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진행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이 나왔는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뮬러 특검은 회견 머리 부분에서 특검 수사가 끝났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한다고 말했는데요. 수사가 끝나고 수사 결과가 공개됐기 때문에 자신은 법무부에서 사임하고 본연의 생활로 돌아간다는 겁니다. 뮬러 특검은 그러면서 수사 결과에 대해서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사 결과라면 주로 두 가지 의혹에 대한 것을 말하죠?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하고, 관련 수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해했다는 ‘사법방해’ 의혹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뮬러 특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고, 내통 혐의는 기소할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뮬러 특검은 이어서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이 바로 이 사법방해 항목이었죠?
기자) 물론입니다. 뮬러 특검은 먼저 수사 보고서에 나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하게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으면 특검이 그렇게 발표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특검이 내리지 않았다면서 수사 보고서에 이 결정에 대한 설명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판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수사 보고서는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현직 대통령을 연방 범죄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는 오래된 법무부 견해를 근거로 들었는데요. 특검이 법무부 소속이고 법무부 정책에 매여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기소하는 건 특검이 고려할 방안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뮬러 특검은 그러면서 법무부 해석이 현직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을 허락하지만, 연방 헌법은 현직 대통령의 잘못을 사법체제 말고 다른 절차를 통해 따질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뮬러 특검은 또 실제 기소 내용에 대한 법원 판단이 없는데 범죄 혐의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이 말한 다른 절차라면 뭘 뜻하는 걸까요?
기자) 뮬러 특검이 구체적으로 말한 건 없는데요. 연방 의회 조사나 탄핵 추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수사 보고서를 공개하는 전후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자신은 원래 보고서 가운데 일부만 공개하자고 요청했는데, 바 장관이 전체 공개를 선호했다면서 이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바 장관이 가진 선의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뮬러 특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최근 뮬러 특검의 청문회 증언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의회 청문회 말도 나왔는데 특검에서 나올 증언은 수사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뮬러 특검은 수사 보고서가 자신의 증언이라면서 의회에 나가도 이미 공개된 것 외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뮬러 특검은 또 자신이 이런 식으로 회견하는 것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의 이번 회견은 자발적인 거였나요?
기자) 네, 뮬러 특검은 기자회견을 하는 건 오로지 자신의 결정이었고 누구도 자신에게 증언해야 한다거나 이 문제를 더 언급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뮬러 특검은 회견 끝 부분에서 이번 회견 이후로 특검 수사와 이와 관련된 법무부와 연방 의회 쪽 움직임에 논평하는 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뮬러 특검 회견이 끝나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수사 보고서에서 바뀐 건 없고 이 건은 이제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재선 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특검 수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하게 면죄됐다는 기존 자세를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 쪽에서는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즉각 대통령 탄핵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은 기본적으로 뮬러 특검이 의회에 탄핵을 권고한 것이라고 풀이했고요.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정의 실현을 위해 남은 한 가지 방법은 탄핵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29일 성명에서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책무가 의회에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탄핵 절차를 밟을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는 지금 국경장벽 건설 문제도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 정부가 아니라 민간인들이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위빌더월(We build the wall)’이란 비영리조직을 만든 브라이언 콜페이지 씨가 최근 인터넷 트위터에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콜페이지 씨는 또 트위터에 역사를 만들었다며 장벽 건설에 돈을 기부해 달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연방 정부나 지역 정부가 아니라 민간 조직이 장벽을 세우기 시작한 거죠?
기자) 네. 국경 경비를 담당하는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해당 공사가 CBP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위빌더월’이 세우는 장벽은 아래는 철강으로, 그리고 위는 콘크리트로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위빌더월’은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네. 국경 장벽 건설이 연방 의회에서 진척이 없자 민간인들이 국경에 장벽을 세우기 위해 만든 조직입니다. 콜페이지 씨가 지난해 12월 장벽건설을 위한 기금모금 운동을 펼친 뒤에 ‘위빌더월’이란 조직을 만들었는데요. ‘위빌더월’이란 ‘우리는 장벽을 만든다’라는 뜻입니다. 보수파 논객으로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 씨가 이 단체 고문입니다.
진행자) 장벽 건설을 주도하는 콜페이지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세 군데가 절단된 공군 퇴역 군인으로 동성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콜페이지 씨는 지난해부터 온라인에서 10억 달러를 목표로 기금 모금 운동을 해서 2천200만 달러 이상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민간인들이 세우는 장벽은 어디에 건설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뉴멕시코주 선랜드파크 지역에 들어서는데요. 스티브 배넌 씨는 최근 미국 CNN 방송에 장벽 길이가 33km로 기존 장벽을 연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캔자스주 내무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위빌더월’에서 자문역을 맡은 크리스 코바흐 씨는 해당 구간 공사비가 800만 달러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위빌더월’ 측이 장벽이 들어설 땅을 어떻게 확보한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제프 앨런 씨가 공동으로 소유한 땅입니다. 이 지역은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즈와 맞닿아 있습니다. 앨런 씨는 최근 한 언론에 연방 의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시민들이 직접 나선다며 이게 미국 방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장벽이 들어서는 선랜드파크시에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시 정부 측은 28일 공사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서 공사정지 명령을 내렸는데, 시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에섭니다. 또 민주당 소속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위빌더월’의 장벽 건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민간인들이 직접 장벽을 세우건 건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장벽을 세우는 땅을 내준 제프 앨런 씨는 이건 인종주의와 관계가 없고 단지 미국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면서 장벽 건설을 옹호했습니다. 또 미국에 살기를 원하면 국경 사무소에 와서 정식으로 신청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오피오이드(opioid)’라면 마약성 진통제로 최근 미국에서 큰 사회문제가 됐는데, 이 오피오이드와 관련해서 오클라호마주에서 28일 눈길을 끄는 재판이 열렸죠?
기자) 네. 오클라호마주 정부가 거대 제약회사인 ‘존슨 앤드 존슨(Johnson & Johnson)’이 오피오이드를 불법적으로 판촉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냈는데, 이 소송에 대한 재판이 이날 주 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진행자) 존슨 앤드 존슨이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오클라호마주를 대리한 브래드 벡워스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존슨 앤드 존슨이 오피오이드를 오클라호마에 과다하게 공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의사들에게 효용을 과장하고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방법으로 오피오이드를 과다하게 처방함으로써 공중보건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는 겁니다. 존슨 앤드 존슨은 그간 오클라호마주에서 먹는 오피오이드와 몸에 붙이는 오피오이드 ‘패치’뿐만 아니라 오피오이드 제조에 필요한 원료도 판매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오피오이드를 너무 많이 복용하면 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헌터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은 이날 모두 변론에서 오피오이드 문제가 역사상 사람이 만든 가장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라면서 지난 2007년과 2017년 사이 오피오이드 과다 처방으로 오클라호마에서만 4천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존슨 앤드 존슨 쪽에서는 어떻게 변론했습니까?
기자) 네. 회사 측 변호사는 오피오이드는 꼭 필요한 진통제로 필요한 약을 오클라호마주 법에 따라 공급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약의 효능을 의사들에게 선전하는 건 늘상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오클라호마주 정부가 오피오이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회사가 원래 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테바, 그리고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옥시코틴을 만드는 퍼듀파르마사도 포함됐었습니다. 그런데 퍼듀파르마는 지난 3월 2억7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하고 합의했고요. 테바도 재판이 시작되기 직전 8천500만 달러를 내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오클라호마주 정부는 이 돈을 오피오이드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기로 했는데요. 오클라호마주는 존슨 앤드 존슨 사가 소송에서 지면 약 127억 달러에서 175억 달러 사이 배상금을 물어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 소송 당사자는 존슨 앤드 존슨사만 남았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 재판이 오피오이드와 관련해 대형 제약회사들을 겨냥한 소송에 대한 첫 재판이라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주 정부와 1천600개 이상 지역이 오피오이드 제작업체와 유통업체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상태입니다.
진행자) 오피오이드는 원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쓰는 약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시간에 몇 번 소개해 드렸는데요.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지만, 중독성이 있어서 주의해야 하는 약물입니다. 요즘 미국에서 이 오피오이드 남용 문제가 심각한데, 2016년에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4만2천 명, 그리고 2017년엔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4만8천 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7년 10월에 ‘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