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지난주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 결과에 대해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이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7개월 만에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데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양자 대화는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한다는 데 양국이 인식을 같이 했다는 대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주의가 필요하지만, 중국 역시 주변국과의 마찰을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You have to be careful about.... Sometimes they sound more robust than they really are. But I think it really does reflect the desire from the Chinese especially to calm things down with their ROK neighbor.”
힐 전 차관보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대미 무역 마찰과 지역패권 전략으로 일본 등이 미국 중심으로 결집하자, 고립 탈피를 위해 한국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중국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I just don't know to what extent China wants with the ROK on the so called everlasting peace with the North Koreans. I just don't have a sense how are the Chinese really want to go with that.”
중앙정보국 (CIA)에서 한국을 담당했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VOA에, “7개월 만의 대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중요한 국면 전환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바라보는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해법, 즉 행동 대 행동을 통한 타협이라는 지적입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 resumption of talks after 7 months is fine but it is not a major breakthrough. Because China has a very different view how that should be achieved than the US and the allies often thinks how it should be achieved”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한-중 공군이 직통전화를 추가 설치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중국 군용기의 빈번한 한국방공식별구역 침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뢰 조성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수 차례 직통전화를 무시하고 침범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중국이 갈등 완화를 명분으로 한국을 시험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이번 국방장관 회담은 북한과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이번 회담은 북한이 절대 비핵화를 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우려가 반영됐다”며, “대북 압박 강화가 필요한 국면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중국을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President Moon is worried that North Korea is never going to denuclearize and he has got to put more pressure on the North without looking like he is putting pressure on the North because he doesn’t want to offend Kim Jong Eun.”
한편,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한-중 간 현안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거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이언 윌리엄스 부국장] “In some respect settled. By the agreement that the existing THAAD batteries would be allowed to stay but they would not be integrated into the South Korean missile defense system and there wouldn’t be any further deployments..”
하지만, 윌리엄스 부국장은 중국이 앞으로 경제적 영향력을 무기로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