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주요 언론들은 미-북 정상의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공동선언이 1주년을 맞았지만 핵 문제와 미-북 관계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두 정상 간 따뜻한 말이 오갔지만 변화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싹 틔운 낙관적 전망이 1년 사이 거의 증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미-북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싱가포르 선언에 대한 재확인조차 합의하지 못하면서 “낙관적 기대는 극적으로 깨졌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최근 북한이 제한적인 무기 실험을 재개하면서 미-북 관계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큰 잠재력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을 통해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빈소에 조전을 보낸 것과,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편지를 받은 사실 등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건이 암울할 뻔했던 싱가포르 회담 1주년 기념일에 그나마 희망을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주요 대화도 오가지 않던 남북한과 미-북 관계에 교착 국면을 탈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최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대화 재개 요청을 거부해온 사실을 들어, 앞날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음을 시사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도 김여정의 조문을 중심으로 보도하며, “김여정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메시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런 메시지는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지난 1년에 대해, “따뜻한 말이 오간 데 비해 변화는 거의 없고, 구체적 진전은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히려 하노이 회담 이후 대화가 중단됐고, 북한은 위협과 도발을 재개했으며, 미국은 여전히 최대 압박과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1년 전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의 주요 언론도 미-북 대화가 진전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신문은 12일 “센토사 섬에서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공동선언은 현재까지도 미-북 정상이 서명한 유일한 합의문으로 남아있다”며 “미국과 북한 모두 각각의 목적을 향한 큰 발걸음을 떼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VOA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