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인물 아메리카'. 오늘은 미국 우주 탐사의 리더, 칼 세이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칼 세이건은 우주 탐사에 일생을 바친 천문학자이면서 일반인들이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인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칼 세이건은 1934년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세이건은 어렸을 때부터 과학책을 보고 우주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세이건은 명문 시카고대학에서 공부하고 하버드대학과 코넬대학에서 천문학을 가르쳤습니다.
칼 세이건은 아무리 어려운 과학이라도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를 하도록 가르치는 기술이 있었습니다. 강의, 방송, 영화, 출판물 등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칼 세이건의 우주 이야기를 접한 사람의 수는 수억 명에 달했습니다.
칼 세이건은 1950년대부터 주로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추진하는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화성 탐사선 마리너 9호 계획이었습니다. 마리너 9호는 1971년 5월 30일 발사돼 성공적으로 화성 궤도에 도달했습니다. 마리너 9호는 화성 궤도를 처음으로 선회한 위성일 뿐 아니라,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다른 행성의 궤도에 최초로 진입한 탐사선이었습니다.
1975년과 1976년에는 최초의 화성 착륙선 바이킹 1호와 2호가 발사됐습니다. 이때, 바이킹 2호가 싣고 간 착륙선의 안착 지점을 결정한 과학자도 칼 세이건이었습니다. 이 탐사는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으며, 약 4년 동안 사진을 비롯한 각종 정보를 보내왔습니다.
세이건은 또 최초의 목성 탐사선과, 목성과 토성을 통과하는 파이어니어 11호 계획에도 참여했습니다. 1973년에 발사된 파이어니어 11호는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를 발견할 경우 그 외계 생명체에 지구의 존재를 알리고 그들과 교류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칼 세이건은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 밖으로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를 보내는 우주 계획도 추진했습니다. 세이건은 먼 훗날 다른 별에 있는 지능 있는 생명체들이 탐사선에 실린 메시지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그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세이건은 외계인이 이 위성을 발견한다면 그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보낼 것인가로 여러 달 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여러 나라 언어로 된 인사말 메시지를 싣고 1977년 보이저 탐사선은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보이저는 발사한 지 41년째인 지금도 우주를 날아가면서 발견되는 모든 정보를 지구에 보내주고 있습니다. 2019년 4월 현재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세이건은 바이킹 후 20년만인 1997년 다시 화성 탐사선 패스파인더를 보내는 데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무인 착륙선과 이동식 차량으로 돼 있는 탐사선은, 날개 모양의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는 등 화성에 하나의 탐사 기지를 형성했습니다.
패스파인더는 화성의 대기와 기후, 토양과 암석에 관한 수많은 정보와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칼 세이건은 자신의 노력이 이루어낸 결실을 보지 못하고 그 전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미 항공우주국은 세이건을 추모하기 위해 그 기지의 이름을 칼 세이건 기지로 명명했습니다.
칼 세이건은 뛰어난 과학자일 뿐 아니라 인기 높은 교수이기도 했습니다. 세이건은 일생 600건 이상의 과학 논문을 발표했고 12권의 책을 썼습니다. 1978년에는 그중 하나, ‘에덴의 용: 인간지능의 진화에 대한 의문’으로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1980년에는 과학에 관한 13부작 텔레비전 시리즈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그가 진행한 프로그램 ‘코스모스’는 원자에서 우주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이 프로는 세계 60개국에서 4억 명이 시청하는 인기 프로가 됐습니다.
칼 세이건이 마지막 시기에 펴낸 책 중에는 ‘연한 푸른 점. 우주 속 인간의 비젼’이 있습니다. 세이건은 우주선 보이저 1호가 찍은 사진에서 그 제목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세이건은 그 책에서 지구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바로 여기입니다. 우리의 집입니다. 바로 우리입니다. 우리 인간은 바로 이곳에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알고, 들어보았고, 옛날부터 살다 갔습니다… 우리 인종의 역사 속 모든 것이 태양 빛 속을 떠다니는 바로 이 티끌 같은 작은 점에서 살다 떠났습니다… 천문학을 하면 겸허해 지고 인격을 만들어가는 경험이라고들 말합니다. 멀리 떨어져 보이는 이 작은 세상보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이 사진이 우리가 서로를 좀 더 배려하고, 우리가 아는 한 유일한 우리 집, 연한 푸른 점을 더 잘 보존하고 소중히 여겨야 하는 우리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 봅니다.”
골수암을 앓고 있던 칼 세이건은 1996년 12월 20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62세로 타계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가 좀 더 살았더라면 과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