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무력 강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최후의 “핵담판”을 하려 한다며 “세계적인 핵전력국가”로 인정받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비핵화’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장성과 군관에 전달한 ‘강습제강’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의 목적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는 사실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VOA가 16일 입수한 강습제강은 지난해 11월 북한 조선노동당츨판사에서 발간된 대외비 문건으로, 12월 둘째 주까지 대대급 이상 단위에서 특별강습을 진행할 것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3개월 앞두고 배포된 강습제강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의 핵전력에 겁을 먹고 핵무기를 빼앗기 위해 협상을 하자고 수작을 걸어왔다며, 자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 대통령과의 최후의 핵담판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결정될 미국과의 핵담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우리가 만난신고(천신만고)를 다 극복하면서 만들어낸 핵무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핵전력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최후의 결과를 얻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어 “인민군대는 대원수님들께서 마련해주신 우리의 만능보검인 핵군력을 튼튼히 틀어잡고 혁명의 수뇌부를 철옹성같이 지키며 세계적인 전략핵국가의 위풍당당한 강군으로써 위상을 드높이라”고 명령했습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방송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이 자신과 직접 대면해 비핵화할 것이라고 여섯 번이나 말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올해 1월1일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당과 북한 정부의 입장이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군부를 대상으로 한 대외비 문건을 통해서는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미-북 정상회담을 “핵담판”이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첫 걸음”으로 규정하고, 핵무력을 더욱 강화해 세계적인 핵 강국 입지를 굳히는 것을 정상회담의 목표로 명시한 겁니다.
강습제강은 그 밖에도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거듭 과시하면서 이미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을 모두 습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의 핵무력과 전략로케트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에 의하여 드디어 가장 완전한 높이에서 완성되었으며 이제 우리는 자타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계적인 핵전략국가가 되었다”는 겁니다.
북한의 간부 대상 비밀 강연에 정기적으로 참석했던 전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간부 리정호 씨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습제강은 북한 지도자의 실제 생각과 계획을 그대로 전달하는 핵심 문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리정호 씨] “나도 북한에 있을 때 이런 강습을 많이 받았는데, 노동당에서 출판한 것은 말 그대로 노동당의 핵심 사상과 정책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김정은의 사상과 반영된 핵심적인 제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 씨는 북한 39호실 대흥총국의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무역관리국 국장, 금강경제개발총회사 이사장 등을 거쳐 2014년 망명 직전엔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냈으며 2002년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습니다.
리 씨는 북한 당국 내부의 소식을 계속 전해 듣고 있다며, 비핵화가 아니라 오히려 핵무력을 강화하자는 지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정호 씨] “내가 최근에 북한 사람들하고 얘기해보면 그들은 북한 내부에서 비핵화에 대해 꿈도 꾸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있고 오히려 핵무력 강화를 하고 북한을 핵전력 국가, 또는 핵보유국으로 만드는 것이 노동당의 정책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지난 11일 ‘비핵화에 진전이 없어도 북한과의 3차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냐는 VOA의 질문에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목표를 향해 동시적이고 병행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 북한과의 건설적인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