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영변 비핵화 되돌릴 수 없는 것 아냐…모든 핵무기.시설 신고 있어야”

핵 안보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미국의 전문가들은 영변 핵 시설 폐기를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로 접어드는 단계로 본다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는 영변 외에도 핵 물질 생산 시설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핵무기와 시설의 신고가 없으면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는 논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문제안보연구소 소장은 영변 핵 시설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도입부라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핵 개발 상황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변 핵 시설 폐기를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로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전체 핵무기와 시설들을 알아야만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Until we know something about the number of nuclear weapons they have, the types of nuclear weapons, how we are going to get rid of them, that’s when you start talking about the irreversibility of a nuclear weapons program.”

북한의 핵무기 규모와 종류, 폐기 방안에 대해 알아야 하며, 그래야 되돌릴 수 없는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첫 단계는 핵 물질 생산 중단과 핵무기 해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An important first step can be to cap freeze production of all fissile materials everywhere in North Korea, destroying nuclear weapons, getting out plutonium and highly enriched uranium and disposing of that material.”

중요한 첫 단계는 모든 핵 분열 물질의 동결과 핵무기 폐기, 그리고 플루토늄의 반출과 고농축 우라늄의 처리라는 것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영변 비핵화로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 중단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는 말 그대로 핵무기 생산 시설들의 전면 폐쇄이며, 따라서 영변 이외 시설들의 추가 신고와 폐쇄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So when we say irreversible, all the facilities to produce nuclear weapons and the nuke weapons themselves have been destroyed and removed and therefore reconstituting the capability would take a lot of time and effort.”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는 모든 핵무기 생산 시설과 핵무기의 파괴와 제거를 의미하고, 이 역량을 복원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문 대통령이 미-북 합의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과장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영변 비핵화는 중요한 단계지만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선 북한의 전체 핵 시설 신고가 필수라는 것입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Declaration is usually an initial step followed by a verified dismantlement and then ongoing verification of those sites and any other potential areas to confirm that nuclearization has not restarted.”

핵 시설 신고는 대개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하는 단계이고, 그 다음에는 검증된 해체, 시설들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이 뒤따라야 하며, 다른 잠정 지역에서 핵 개발이 재개되지 않았다는 확인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대사는 영변 핵 시설의 비핵화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단계의 첫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그러면서도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서는 핵무기, 단거리와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운반시스템의 해체, 그리고 모든 핵 분열 물질 생산 시설의 해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has to encompass the actual dismantlement of the weapons and delivery system, both short and long range and all the production facilities for the nuclear weapons and the missiles as well as other fissile material production facilities beyond Yongbyon because Yongbyon is the main facility but it's not the only one.”

영변 핵 시설이 주요 핵 시설이긴 하지만 유일한 핵 시설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 실무자들이 있는 한 비핵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대해, 북한의 전형적인 수사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In the last two years North Korea has had no interest in working level talks. They have for a long time boycotted with Stephen Biegun and when they did have meetings, they wouldn't discuss denuclearization. They denigrated Secretary Pompeo before and it looks like they done that again this time.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지난 2년 간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회담에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실무회담을 거부했고, 회담을 열어도 비핵화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의 담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3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it indicates that Kim Jong Un is still hoping he could deal directly with President Trump at a third summit. As far as I can tell Washington is not prepared to commit to a third summit unless there has been some preliminary work.”

하지만, 미국은 예비회담을 갖기 전에는 3차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의사가 없을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