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홍콩을 ‘조차’ 통치했던 영국이 최근 시위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중국 정부에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측이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외교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어제(2일)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 대처와 관련, “중국이 일국양제를 규정한 ‘영국-중국 공동선언’과 ‘홍콩반환협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3일) 정례브리핑에서 “헌트 장관이 계속 홍콩 문제에 대해 잘못된 말을 하고 있다”며 “식민지배 시절의 환상에 취해있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헌트 장관의 발언이 기본적으로 내정간섭이라면서, “1997년 홍콩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 이후 중국 정부가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홍콩을 관리·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영국은 홍콩에 대한 어떠한 권리와 통치권, 감독권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공식 외교 경로를 통해 영국 측에 항의하고, 발언의 영향을 수습하기 위한 ‘엄중한 교섭’을 요구했다고 관영 ‘인민일보’가 전했습니다.
최근 홍콩에서는 당국의 ‘범죄인인도조례’개정 추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연일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도심 집회에 주최 측 추산 200만 명 이상이 모이기도 했고, 지난 1일에는 시위대가 의회 격인 입법회를 점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다음날(2일) 입법회 점거가 “중대한 불법 행동”이라며, 캐리 람 행정장관을 지지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시위대는 바뀌는 조례가 중국 정부 비판자들을 본토로 송환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개정안 전면 철회와 람 행정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