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가 지출안과 부채한도에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연방 정부는 2년 예산을 확보하고 동시에 2년 동안 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검거된 불법체류자 가운데 신속 추방 대상을 확대하는 규정이 고시됐습니다. 한편 민권단체들은 새 규정 시행에 반발해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제도 수혜자를 대폭 줄이기 위한 규정을 공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22일 저녁에 예산과 관련해서 중요한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가 예산, 즉 연방 정부 지출 규모에 합의했습니다.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발표한 내용인데요. 합의한 지출안은 2020, 그리고 2021 회계연도 예산입니다. 그리고 지출안과 함께 부채한도 문제도 합의가 됐는데, 부채한도 적용을 2021년 7월 31일까지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합의가 된 예산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 보도로는 재량지출 규모가 2020 회계연도에 1조3천700억 달러, 그리고 2021 회계연도엔 조금 증가한 1조3천750억 달러 규모입니다. 재량지출은 법으로 규모가 정해져 있는 예산이 아니라 연방 의회가 재량으로 규모를 정할 수 있는 지출 항목을 말합니다.
진행자) 오는 9월 30일에 끝나는 2019 회계연도 재량지출 규모가 얼마나 됐었죠?
기자) 1조3천200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니까 다음 회계연도 재량지출 규모가 이번 회계연도보다 500억 달러 정도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지출안 협상에서 국방 부문과 비국방 부문 예산 배분이 항상 쟁점이었는데 이 항목은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2020 회계연도엔 국방 부문이 7천350억 달러, 그리고 비국방 부문엔 6천320억 달러로 합의됐습니다.
진행자) 두 항목 모두 증액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회계연도 국방예산은 7천160억 달러였고요. 비국방 예산은 6천50억 달러였습니다.
진행자) 백악관과 공화당은 원래 국방예산은 증액하고 비국방 예산을 줄이자고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민주당 쪽에서 비국방 예산도 증액하지 않으면 지출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해서 결국 이번에도 모두 증액하는 걸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예산 편성 작업이 이번 합의로 모두 끝이 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출안 규모만 합의를 했고요. 나머지 세부 항목은 이제 연방 의회가 지출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합니다.
진행자) 그럼 새 회계연도 예산을 만드는데 모든 변수가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경장벽 건설 같이 쟁점이 되는 항목 예산이나 지출법안에 낙태 같이 쟁점이 되는 문제와 관련한 수정안을 추가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쪽에서는 지출법안에 쟁점이 되는 수정안을 추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지출법안를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완전하게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2020 회계연도 예산은 오는 9월 30일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부채한도 문제도 논의됐는데, 이 항목도 합의가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채한도를 적용하는 것을 2021년 7월 31일까지 유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디폴트(default)’, 즉 ‘채무불이행(DEFAULT)’ 사태에 처할 가능성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부채한도를 증액하거나 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것이 필요했는데요. 일단 2년간 유예하는 것으로 합의됐습니다. 이로써 연방 정부가 앞으로 2년 동안 빚을 더 낼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는데요. 2년 뒤에도 디폴트를 피하려면 이 문제를 다시 협상해야 합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정부 부채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약 22조 달러 수준입니다.
진행자) 지출안 규모와 부채한도에 합의함으로써 민주당과 공화당이 큰 짐 하나를 던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채한도 합의로 아까 설명해 드렸지만, 국가 디폴트 상황을 막았고요. 또 지출안 규모에 합의해 연방 정부 '셧다운', 즉 부분 폐쇄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로써 백악관과 공화, 민주 두 당이 정치적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경제학자는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조처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균형 재정을 원하는 연방 의원들이나 민간 조직에서는 상당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진 빚을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부채를 큰 폭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합의가 됐다는 건데요. 민간 단체인 ‘책임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 측은 이번 합의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합의라고 혹평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천문학적 수준으로 쌓인 부채를 우려하는 목소리 같은데, 사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국가 부채를 줄이겠다고 약속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엄청난 부채를 줄이고 균형 재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이 무색하게 오히려 취임한 지 2년 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지출 규모나 부채가 오히려 늘었습니다.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 측은 이번 합의로 트럼프 대통령 1기 재임 기간 지출규모가 22%, 그리고 부채는 수조 달러가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내 불법체류자 처리와 관련해서 23일 중요한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민 문제를 담당하는 연방 국토안보부가 이날 연방관보에 게시한 새 규정입니다. 골자는 불법체류자 신속 추방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신속 추방 대상입니까?
기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게 체포된 불법체류자 가운데 미국에 2년 이상 있었다고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은 ICE 직권으로 이민법원에 넘기지 않고 추방하는 신속 추방 대상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기존 규정은 어떻게 돼 있나요?
기자) 네. 남부국경에서 160km 이내에서 잡힌 불법체류자 가운데 2주 미만 미국에 있었던 사람만 신속 추방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새 규정은 거리 제한도 없고 2주가 아니라 2년 미만으로 있었던 사람도 신속하게 추방하겠다는 겁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회계연도에 ICE에 잡혔던 불체자 가운데 약 37%가 미국에 2년 미만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 규정이 시행되면 이 사람들도 모두 신속 추방 대상이 됩니다.
진행자) 원래 불법체류자 추방은 법무부 소속 이민법원에서 담당하죠?
기자) 네. 불법체류자나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가 잡히면 대부분 이민법정으로 넘어가서 거기서 소명할 기회를 가진 뒤에 미국 안에서 풀려나거나 국외로 추방됩니다.
진행자) 만일 새 규정이 시행되면 이민법원으로 넘어가는 사람이 많이 줄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국토안보부 측은 새 규정이 이민법원의 심리 적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이민법원에서 심리를 기다리는 건수가 90만 건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적체가 심하다 보니까 한 건당 심리 결과가 나오는데 몇 년이 걸리는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민권단체들 쪽에서는 새 규정에 반대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불법체류자나 불법월경자라도 이민법정에서 자신의 처지나 요구를 설명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새 규정이 이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불법체류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목소리도 있는데요.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소송을 낼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방 법무부는 최근에 망명 신청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었죠?
기자) 네. 미국 남부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 가운데 제 3국을 경유한 사람은 망명 신청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 발효됐습니다. 미국이 아니라 앞서 경유하는 나라에서 먼저 망명 신청을 하라는 건데요. ACLU는 이 규정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한편 23일 고시된 국토안보부 규정은 오는 9월 2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에 최종안이 확정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른바 ‘푸드스탬프(food stamp)’와 관련해서 새로운 규정이 공개됐군요?
기자) 네. 최근 연방 농무부가 공개한 내용인데요. 푸드스탬프 수혜자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푸드스탬프는 저소득층에게 제공하는 식료품 교환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드스탬프가 있으면 이걸 가지고 가게에 가서 식료품을 살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라고 하는데 2018년 기준으로 미국 안에서 약 4천만 명이 수혜자입니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12%에 해당하는데요. 세금을 내기 전 수입이 연방 정부가 정한 빈곤선의 130% 미만인 가구가 수혜 대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방 농무부가 어떻게 푸드스탬프 수혜자를 줄이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미국 내 43개 주가 ‘극빈가족 임시지원(TANF)’ 제도 수혜자를 자동으로 SNAP 수혜자로 인정하는데요. 이젠 TANF 수혜자라도 재산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한 뒤에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만 SNAP 수혜 자격을 준다는 겁니다.
진행자) 푸드스탬프 수혜 자격을 강화하겠다는 말인데, 이런 조처를 도입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SNAP 수혜자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겁니다. 수입이나 자산이 있는 사람이 푸드스탬프 같은 정부 보조를 받는 걸 막겠다는 말이죠. 브랜던 립스 농무부 부차관 대행은 지난 22일 기자들에게 전에는 TANF 수혜자들 재정 상태를 점검하지 않은 탓에 일부 백만장자나 더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도 푸드스탬프를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푸드스탬프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촉구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존 수혜자 가운데 경기가 호황이고 실업률이 낮은 덕에 푸드스탬프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들을 수혜자 명단에서 제외해서 세금을 절약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새 규정이 실행되면 어느 정도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기자) 연방 농무부는 새 규정 적용으로 약 300만 명 정도가 SNAP 수혜 대상에서 탈락하면 매년 25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의회예산국(CBO)은 2019년부터 2028년 사이에 약 81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규정은 연방 의회 승인이 필요한가요?
기자) 필요 없습니다. 사실 지난해 백악관과 공화당이 ‘농장법(Farm Bill)’에 이 조항을 넣으려고 했는데 이게 무산됐었습니다. 그래서 의회를 우회해서 해당 조항을 실현하려는 겁니다.
진행자) 이 규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연방 상원 농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데비 스테이브나우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를 우회해 푸드스탬프 제도를 축소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규정이 꼭 필요한 사람이나 가정들로부터 식료품을 빼앗아간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연방 의회를 우회한 것을 비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민간 단체인 ‘정책-예산우선센터’도 새 규정이 노동자 계층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