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증 급성 영양실조' 발생률 세계 평균 26배"

지난 2011년 10월 황해남도 해주의 한 병원에서 영양실조로 입원한 어린이들. (자료사진)

북한의 식량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중증 급성 영양실조 발생률이 세계 평균의 2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중증 급성 영양실조 발생률이 3.5%에 달한다고 재미한인의사협회가 하버드 의대 자료를 토대로 집계해 밝혔습니다.

세계 평균 발생률 0.135%의 26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중증 급성 영양실조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일반 영양실조 보다 영양 결핍이 훨씬 심각한 상태로, 의학적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에 따르면 북한에서 중증 급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5세 미만 아동은 약 6만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가운데 5만5천여 명은 유엔아동기금 UNICEF가 보낸 의료 지원품을 받았지만 5천여 명은 그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협회는 밝혔습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 측은 또 지원 대상 북한 아동 8만3천565명이 비타민 A 결핍 증세에 시달리고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대북 제재로 인해 의료 지원이 제때 전달되지 못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버드 의대 사회변화프로그램 소속 정제섭 연구원은 “소독제, 주사기, 엑스선 기계 등 다수 의료 품목은 여전히 제재로 북한 반입이 금지돼 있다”며 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박기범 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담당 국장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존재하는 한 북한 당국이 계속해서 사회 안전망 구축 대신 `선군정책’을 추구할 것이고, 주민들은 의료 시설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박기범 국장] But as long as there’s tension, they will maintain their military at the cost of limiting their social programs.

이번 통계는 대북 의료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미한인의사협회가 하버드 의대와 공동 조사해 집계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