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사일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북한 미사일, 역내 미사일 방어망 무력화…미군기지 등 위협”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역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고 미군의 추가 공격을 억지하는데 유용한 기술적 형태를 갖췄다고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이 분석했습니다. 레이더에 포착되기 어려운 고도 때문에 미국 미사일 방어망의 한국, 일본 방어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이스 소장을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새로운 형태”라는 분석에 동의하시는지요?

제프리 루이스 소장) (5월 발사한 미사일과 비교해) “새로운 형태”라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두번째 발사된 미사일의 사거리는 예상보다 훨씬 길었던 게 사실이고 다소 놀라운 점입니다. 그런 면에선 새롭다고 할만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어떻게 사거리를 크게 늘렸는지 이해하기 위해선 구체적인 사진 증거와 다른 정보들을 기다려야 합니다.

기자)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롯한 개발 과정을 오랫동안 지켜봐 오면서 기술적으로 어떤 추세와 목적을 읽으셨습니까?

제프리 루이스 소장) 전쟁 발발 첫날 상당한 규모의 핵무기로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을 공격하는 게 북한의 목적입니다. 이런 충격을 통해 미국이 공격을 멈추도록 하겠다는 계산이죠. 만약 미국이 멈추지 않더라도 역내로 들어오는 미군의 유입을 차단하려고 하는 겁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은 두 종류의 미사일을 개발해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 그리고 미국 공격 역량이 있는 미사일이죠. 공격 범위를 미국까지 확대할 수 없다면 북한은 아시아에서 핵 전쟁을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를 날고 요격 회피 기동을 하는 것으로 관측됐는데요. 그만큼 미사일방어 체계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거죠?

제프리 루이스 소장) 상당한 진전이라고 할만 합니다. 낮은 고도로 날면 레이더가 미사일을 포착하기 어렵게 됩니다. 나중에는 포착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그렇게 할 수 있고요. 또 대기 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기동이 가능하고, 따라서 어디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지 결정하기도 더 어렵습니다. 러시아가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발한 이유도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기 위해서이고, 북한도 같은 목적으로 이런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따라서 이 미사일 사거리에 포함될 수 있는 한국과 일본을 미국이 방어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르겠네요.

제프리 루이스 소장)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은 실전에서 큰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을 아직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미국이 작전 상황에서 적의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는지 여부를 아직 확신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이 매우 단순한 적의 미사일을 막는 것도 힘겨운 상황에서 다른 한편에선 북한이 보다 정교한 미사일을 개발하는 현실에 맞닥뜨렸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선 공격과 방어의 균형 가운데 공격이 우세한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자) 북한 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제프리 루이스 소장) 그건 복잡한 문제입니다. 고체연료 미사일이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발사 준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액체연료로도 발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고체연료가 더 융통성이 많고 사용이 쉬운 건 맞습니다. 북한이 발사 준비 시간을 줄이기 위한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그런 장점이 있긴 합니다.

기자) 북한 미사일의 그런 특징이 실제 공격 시 어떻게 발휘될 수 있습니까?

제프리 루이스 소장)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이 갖는 중요성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을 겨냥해 핵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도 적을 격퇴하고 침공하는 것을 핵무기의 목적으로 분명히 했고, 미사일 시험 시 작전지도에서 부산과 일본 이와쿠니 기지를 표적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그런 표적들을 전쟁 첫날 타격하겠다고 해왔고 실제로 그렇게 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는 겁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5월 비슷한 미사일을 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일반적인 것’이라며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듯이 말했는데, 실제로는 미군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제프리 루이스 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세부적인 데 크게 개의치 않고 외교가 성공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뭔가 잘못될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 미사일이 ‘단거리’이고 ‘일반적인 것’이라는 그의 과거 발언은 그래서 별로 설득력이 없고요. 이 미사일 사거리 안에는 대규모 미군과 미군 가족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미사일의 표적이라는 건 자명하고요. 따라서 미사일이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겁니다. 북한은 한반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군과 미군 가족을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으로부터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의 기술적 특징과 파급효과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