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합의를 원하지만 중국이 보복한다면 최후 형태의 보복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의 이스라엘 입국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올해 미주 지역에서 이주자들의 사망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다시 한번 압박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 "만약 그들이 보복한다면 우리는 최후 형태의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뉴햄프셔주 유세장으로 떠나기 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왜 갑자기 중국에 대한 보복을 거론한 겁니까?
기자) 앞서 현지 시간으로 15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이 예정대로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은 보복을 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들이 보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만일 보복한다면 "우리는 최후 형태의 보복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의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인적 만남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15일), 시진핑 주석이 결심만 한다면 현재의 홍콩 사태를 빠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역 문제에 앞서 홍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는 게 어떻겠냐는 요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 문제는 어디까지나 중국 내정 문제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홍콩 문제를 거론한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벌써 1년이 넘었는데요.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길어지면 경기 침체가 올 것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중국 상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로 현재 미국은 많은 돈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반면 중국은 수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고, 수천 개 기업이 중국에서 문을 닫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중국이 손해이며, 무역전쟁이 오래 가지 않을 걸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난 연말 양국 정상이 휴전을 전격 선언하고 협상을 하기로 한 이래, 아직까지 어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지 않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90일간 무역전쟁을 중단하기로 전격 합의했는데요. 이후 지금까지 양측의 고위 협상단이 양국을 오가며 협상을 벌였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 협상에서 걸림돌이 되는 게 뭔가요?
기자) 양국 정부와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양측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합의 이행을 위한 법적 장치 등의 쟁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는데요. 양국은 지난 5월 거의 합의문 작성 단계까지 갔지만 막판 이견으로 결국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합의 마지막 순간에 재협상을 요구했다며 비난해왔고요. 중국은 협상은 서명하는 순간까지 계속되는 것이라고 맞서며 다시 충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양국 무역협상단이 얼마 전 통화를 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13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그리고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와 중샨 상무부 부장이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미국은 이 통화 이후, 당초 9월 1일로 예정했던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기를 전격 연기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중국산 제품 3천억 달러 규모에 대해 10% 관세를 매기기로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미-중 무역 협상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앞서 미국이 25% 관세를 매긴 2천500억 달러어치와 합치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이 거의 다 해당하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 연말 쇼핑 시즌을 고려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월 15일로 연기하고,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안보와 건강 등의 기준을 토대로 아예 관세를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 정부는 아예 관세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중국 재무부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정부가 관세를 연기하거나 면제한 점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는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중국과 좋은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재 양국 협상팀은 지난 13일 통화에 이어 2주 뒤 다시 통화하기로 했고요. 9월에는 워싱턴에서 대면 협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이 미국 하원의원의 입국을 금지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을 비판하던 미국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의 이스라엘 입국이 결국 금지됐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당초 함께 입국을 금지했던 라시다 탈리브 의원의 입국은 허용했는데요. 하지만 탈리브 의원은 이후,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가 왜 이들 의원의 입국을 금지하려고 한 겁니까?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의원이 미국 의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거부 운동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슬람교 신자들인 오마르 의원과 탈리브 의원은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는데요. 특히 오마르 의원은 지난 2월 미국 내 대표적인 유대인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가 반유대주의 논란이 일면서 하루 만에 사과한 일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 정부가 탈리브 의원의 입국은 왜 허용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인도적 차원에서 탈리브 의원의 방문을 허용한다는 겁니다. 앞서 탈리브 의원은 이스라엘 내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90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이스라엘 입국 허용을 요청했는데요. 그러면서 방문 기간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내무부가 하루만에 탈리브 의원의 입국을 허용했는데요. 하지만 탈리브 의원은 이런 억압적 분위기 속에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습니다.
진행자) 두 의원 모두 초선의원들이죠?
기자) 네, 둘 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며 의회에 진출했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 난민 출신이고요. 탈리브 의원은 디트로이트의 팔레스타인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들 의원은 다음주 일단의 하원의원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 정부가 전에도 미국 의원의 입국을 거부한 적이 있습니까?
기자)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2017년 이스라엘에 대해 경제·문화·학문 영역 등에서 보이콧 운동을 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는데요. 이후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외국인 14명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원이 입국 금지 대상이 된 것은 처음입니다. 아르예 데리 이스라엘 내무장관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미국과 긴밀한 동맹으로서 미국을 존중하지만, 이스라엘을 해칠 의도가 있는 사람을 입국시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의원의 이스라엘 방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이 오마르 의원과 탈리브 의원의 방문을 허용한다면, 그건 엄청난 취약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의원은 “이스라엘과 모든 유대인을 증오한다"며 그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의원의 이스라엘 입국을 반대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기자들에게도 이스라엘이 왜 이들을 받아들이려는지 알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이스라엘 정부의 입국 불허 방침이 나온 건데요.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의 방문을 허용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 때문에 내각회의에서 결정이 바뀌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에도 이들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죠?
기자) 네,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오마르 의원과 탈리브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유색인종 여성의원 4명을 거론하면서 비판했는데요. 이들은 미국을 증오하고 미국 사회에 대한 불만만 쏟아놓고 있다면서,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조치에 미국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슬픈 번복이고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스라엘 정부가 다시 이 결정을 번복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도 이스라엘의 결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물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내 지지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처럼 이슬람 혐오주의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올해 미주 지역에서 이주자들의 사망률이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네, 올해 미주 지역에서만 목숨을 잃은 이주민이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는 16일, 지난 1월부터 8월 14일까지 총 514명의 이주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지난해보다 33%나 증가한 겁니다. 지난해 목숨을 잃은 이주민은 총 384명이었습니다.
진행자) IOM은 '이주민'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습니까?
기자) IOM이 정의하는 이주민은 난민과 이재민, 경제적 이주자 등 범위가 넓습니다. 대부분 더 높은 임금이나 좋은 주거환경, 또는 가족과의 결합 등 더 나은 삶을 위해 자발적으로 이동하는데요.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주를 강요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치적 탄압을 피해 이주한 난민들이나 내전이나 자연재해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 인신매매 피해자 등 비자발적인 이주민들이 모두 해당됩니다.
진행자) 올 들어 현재까지 사망자가 지난 한 해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데요. 올해 왜 이렇게 이주민 사망자가 증가한 걸까요?
기자) 네, 조엘 밀먼 IOM 대변인은 베네수엘라의 혼란 사태를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국적별로 보면 베네수엘라가 89명으로 가장 많은데요. IOM의 발표에 따르면 국적을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이 100명으로 가장 많았고요. 그 뒤를 베네수엘라가 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는 최근 극도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중남미 최대 산유국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몇 년 새 극도의 정치적 혼란과 경제 불안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인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1천만%로 치솟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이후 베네수엘라를 떠난 사람이 400만명이 넘는다고 IOM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도 불법 이주자 문제가 심각한데요. 미국과 멕시코 국경 근처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는 현재 하루 약 1명이 사망하고 있는데요. 밀먼 IOM 대변인은 이런 추이가 지난 6년 간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밀먼 대변인은 또 올해 목숨을 잃은 사망자 전체 수에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 구금 시설에서 목숨을 잃은 11명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주민들의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익사가 가장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강을 건너려다 실패하거나 카리브해에서 선박이 침몰해 목숨을 잃은 이주민이 259명이었고요. 약 65명은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밖에 심각한 탈수나 질병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고요. 살해당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