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한·일 세 나라가 북한의 신형 무기 발사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미-한 연합훈련 등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는 빈도가 부쩍 늘었습니다. 동북아 지역안보의 중심축인 세 나라의 삼각 공조가 흔들리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지난 25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 G7 정상회담에서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잇따라 발사된 북한의 신형 무기를 놓고 엇박자를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북한의 신형 무기 시험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He has done short-range, much more standard missiles. A lot of people are testing those missiles not just him.”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아주 일반적인 미사일이고, 이런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위원장뿐 아니라 많은 사람(나라)들이 하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북한의 신형 무기 시험이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아베 총리] “このため,北朝鮮による短距離弾道ミサイルの発射が,安保理決議に明らかに違反していることは,極めて明白だ。 その意味で,北朝鮮による短距離弾道ミサイルの発射が最近,再び始まったことは極めて遺憾である。”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배인 것은 분명하며, 그런 점에서 북한의 발사가 최근 다시 시작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겁니다.
미-일 정상이 얼굴을 맞댄 자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불협화음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최근 미-한-일 삼국 간에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특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와 미-한 연합군사훈련 문제 등을 놓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입니다.
[녹취: 김현종 청와대 2차장(지난 23일)] “정부는 이번 한-일 갈등 문제를 비롯하여 한-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미국 측과는 수시로 소통을 했고 특히 양국 NSC 간에는 매우 긴밀하게 협의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이와는 다른 입장을 내놨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지난 22일)] “We're disappointed to see the decision that the South Koreans made about that information sharing agreement. We were urging each of the two countries to continue to engage, to continue to have dialogue.”
미국은 한국이 정보 공유 협정과 관련해 내린 결정에 실망했으며, 그동안 한-일 두 나라가 계속해서 관여하고 대화를 가질 것을 촉구했다는 겁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터무니 없고 돈이 많이 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 G7 정상회담에서는 “완전한 돈 낭비”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But I think it's a total waste of money and they did a modified version of them.”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미-한, 미-일, 한-일 등 세 나라가 각각 만들고 있는 불협화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한-일 세 나라 간 각각 불협화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점점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다름 아닌 미국과 엇박자를 내는 것은 대북 억지력 제공에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멕스웰 선임연구원] “We must know that it is the U.S presence that is the largest factor in deterring North Korean attack. Even though South Korea's military is capable of defending South Korea on its own.”
한국 군이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있지만, 미군의 주둔이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는 가장 큰 요소라는 겁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최근 잇따르는 미-한-일 삼국의 엇박자는 동북아 지역의 안보 균형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중-러의 공조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t will be viewed by like Kim Jong Un, and by Xi Jinping as a sign of disarray and weakening the Alliance, which both of them have been trying to do for a long time.”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랫동안 노력해온 미-한 동맹의 혼란과 약화의 신호로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또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 최근 보이는 북-중-러 연대일 수 있다며, 미-한-일 삼각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상황에서 이를 더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