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학생들 동맹휴학 시위 동참...미-중 추가 관세 단행

홍콩 학생들이 2일 개학을 맞아 등교를 거부하고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의 각급 학교 학생들이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 개정안 반대 시위에 동참하며 동맹휴학에 들어갔습니다. 노동계도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1일 자로 서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이 다시 재개되는 양상입니다. 이런 가운데 양국은 여전히 9월 중 협상은 유효하다는 입장입니다. 미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이 사상 첫 해상합동훈련에 돌입했습니다. 관련 내용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 시위사태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데요. 홍콩의 학생들도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홍콩의 각급 학교들이 2일부터 개학에 들어갔는데요. 수천 명의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개학 첫날 등교를 거부하며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학생이 등교를 거부하고 있습니까?

기자) 주최 측에 따르면 홍콩 시내 200여 개 중고등학교에서 1만여 명의 학생들이 이날 수업을 거부하고 송환법 개정 반대 동맹휴학에 들어갔는데요. 일부 학생들은 홍콩 시위 사태의 상징인 검은색 옷을 입고, 시내 곳곳의 집회 장소로 몰려가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홍콩 언론들은 상당수 학생은 당국의 처벌이 두려워 시위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10대 학생들까지 등교 거부로 시위를 지지하면서 홍콩 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홍콩 당국이 동맹휴학에 참여한 학생들을 처벌할까요?

기자) 케빈 융 홍콩 교육부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며 동맹휴학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일단 동맹휴학에 참여한 학생들에 대한 처벌 여부는 학교 측에 맡기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고등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도 동맹휴학에 참여하고 있군요.

기자) 네, 앞서 홍콩의 10개 대학 학생회도 새 학기가 시작되는 2일부터 2주간 동맹휴학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는데요. 홍콩 대학생들은 이날 각자 등교하는 대신 시내 중문대학 캠퍼스에 모여 집회를 했습니다. 학생들은 당국이 자신들을 폭도라고 규정한다면서, 악법과 독재에 항의하는 것이 폭도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노동단체들도 파업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의료와 항공, 금융 등 30여 개 업종이 2일과 3일 이틀 예정으로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홍콩 정부가 13일까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인데요. 현재 시위대는 이번 시위가 촉발된 결정적 요인인 범죄인 인도법의 완전 철폐와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시위를 폭동으로 보는 당국의 규정을 철회하고, 체포한 시위자들을 전원 석방할 것, 또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등 5대 요구사항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로 홍콩 시위 사태, 14주째를 맞았는데요. 지난 주말에도 시위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당초 홍콩 경찰 당국은 "폭력적인 시위로 인해 충돌과 부상자 발생을 우려한다"며 31일의 집회와 시위를 모두 허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해 시위 주최 측이 시민들의 안전을 우려한다며 시위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오전부터 일부 시민들이 곳곳에서 모이기 시작해 오후 들어서는 규모가 점점 커졌고요. 일부 시위대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사르는 등 점점 격렬해졌는데요. 홍콩 경찰은 홍콩 최정예 경찰 특수부대인 ‘랩터스 특공대’를 투입하고 실탄으로 경고사격을 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홍콩이 점점 더 극도의 혼란으로 빠져드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1일, 홍콩 국제공항으로 가는 지하철 역사를 봉쇄하는 등 운행을 방해하는 등의 행동으로 시위를 벌였는데요. 하지만 지난달처럼 대규모 교통혼잡이나 항공기 결항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걸어서 공항까지 오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현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별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로이터 통신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중국 중앙정부에 시위대의 요구 조건을 검토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중국이 어느 것도 수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람 장관이 '긴급법'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긴급법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거나 공중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 행정장관이 홍콩 의회인 입법회 승인 없이 발동할 수 있는 법규인데요. 이 긴급법이 적용되면 행정장관은 체포와 구금, 추방, 압수수색, 검열 등 광범위한 비상 권한을 갖게 됩니다.

지난 7월 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중국 측과 실무협상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9월 1일 자로, 서로 추가 관세를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1일부터 3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 중 일부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15%의 관세가 적용되는 중국산 제품은 섬유와 의류, 신발, 채소류, 장난감, 스포츠 장비 등 1천120억 달러어치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초 발표했던 관세율보다 더 올라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1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이어, 9월 1일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중 일부에 대해서는 10% 관세를 매기고 일부는 아예 면제하며, 일부는 12월 15일, 연말 쇼핑철 전까지로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오히려 5% 더 올린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왜 관세를 더 올린 겁니까?

기자) 중국이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에 항의하며 중국 역시, 9월 1일 자로 미국산 농산물 등 7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5%~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또, 12월 15일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율도 각각 25%, 5%씩 인상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미국이 3천억 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매기면 사실상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대부분의 상품이 다 해당하는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를 매기고, 이어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는데요. 여기에 이번 3천억 달러어치까지 합치면 총 5천500억 달러 규모로, 이는 중국이 한 해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에 맞먹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전격 결렬되자, 2천억 달러어치에 매긴 10% 관세를 25%로 더 인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최대 30%까지 올라가는 건데요. 미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어떻게 영향이 좀 있을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과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가운데 중간재는 약 10%가 이번 관세부과 대상에 해당하는데요. 반면, 최종 소비재는 40%가 이날부터 15% 추가 관세율을 적용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갈등, 벌써 1년이 넘어가는데요.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양측의 협상은 유효하다고 말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과 대화하고 있다, 협상은 9월에도 여전히 진행된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 지난 7월에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으로 구성된 미국 무역협상팀이 지난 7월 말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협상을 벌였는데요. 하지만 당초 회의 시간보다 짧게 끝나면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양측은 9월 워싱턴에서 다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협상 재개를 앞두고 서로 추가 관세를 단행하면서 협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도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협상 주무 부처인 중국 상무부는 양국의 무역협상팀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국 대표단이 9월 미국에 가서 협상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 되는 게 뭔가요?

기자) 양국 정부와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양측은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합의 이행을 위한 법적 장치 등의 쟁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는데요. 양국은 지난 5월 거의 합의문 작성 단계까지 갔지만 막판 이견으로 결국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합의 마지막 순간에 재협상을 요구했다며 비난해왔고요. 중국은 협상이란 서명하는 순간까지 계속되는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미국과 동남아 10개국의 합동해상훈련이 2일 시작됐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사상 첫 해상 합동훈련을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들이 2일, 사상 첫 '아세안-미국 해상 합동훈련(AUMX)'에 돌입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거의 대부분의 아세안 회원국들과 개별 또는 단체로 합동 군사훈련을 해왔는데요. 하지만 아세안 회원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합동 해상훈련은 처음입니다. 이번 훈련은 미국과 태국이 공동 주관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규모도 엄청나겠군요.

기자) 네, 최소한 8척의 군함과 4대의 전투기, 그리고 1천여 명의 병력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훈련은 2일부터 닷새간 진행됩니다.

진행자) 합동 훈련이 실시되는 바다는 어디입니까?

기자) 태국의 사타힙 해군기지에서 시작해 베트남 최남단 카마우성, 싱가포르를 아우르는 태국만 해역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인데요. 태국만은 남중국해와 이어지는 만으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 훈련을 하는 목적이 뭡니까?

기자) 미 해군은 성명에서 해상 안보를 증진하고 남중국해에서 잘못된 행동을 사전 방지하고 억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수색과 체포, 추적 훈련 등 실전에 가까운 다양한 모의 훈련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 훈련이 돈 낭비이자 중국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는데요. 하지만 미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더욱 증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회원국의 상당수가 지금 중국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아세안은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중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브루나이 등 4개국이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지난 몇 년간 남중국해 일대에 인공섬을 세우고 군사기지화하면서 주변국의 우려와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이 공해 보호를 위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중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합동 해상 훈련에 미얀마 해군이 참여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현재 국제적 현안이 되고 있는 로힝야족 인권 탄압 문제에 미얀마 최고 군부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아세안 회원국과 개별 또는 단체 훈련을 할 때도 미얀마, 그리고 내륙 국가인 라오스는 제외됐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아세안 회원국과의 합동 해상훈련에 미얀마 해군도 참여하면서 잡음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이 지난해에는 중국과 합동훈련을 했었죠?

기자) 네, 지난해 10월, 아세안 회원국들은 앞으로 중국, 미국과 해상 합동훈련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그로부터 1주일 후, 중국 광둥성 인근 해상에서 중국과 사상 첫 합동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아세안이 이렇게 번갈아 가며 중국, 미국과 해상훈련을 하는 것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속에서 일종의 균형을 맞추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