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양곤에 있는 아웅산 묘역 순국사절 추모비를 방문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첫 방문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아웅산 순국사절 추모비를 방문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이 곳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추모비는 지난 1983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미얀마 국빈방문 당시 북한 공작원의 폭탄 테러로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순직한 17명의 외교사절과 수행원들을 기리기 위해 2014년 건립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지난 1983년 10월 미얀마를 방문한 전두환 당시 한국 대통령과 수행원을 노리고 폭탄을 터뜨렸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수행원이었던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장관, 김동휘 상공부 장관, 이중현 동아일보 기자 등 한국인 17명과 미얀마인 7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참배 예정시간보다 30분 가량 늦게 도착해 화를 면했습니다.
2014년 건립된 추모비는 사건이 발생한 아웅산 국립묘지의 북문 입구에 설치됐습니다.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은 김중린 북한 대남담당 비서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중린 비서는 북한의 남파 공작원들의 대부로 불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특히 김 비서는 5.18 광주 민주화항쟁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좌천 당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아웅산 테러 사건을 기획했다는 게 고위급 탈북자들의 증언입니다.
이신재 한국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이신재 연구원] “아웅산 국립묘지에 폭탄을 설치를 했는데 전두환 대통령 도착 전에 그게 터져버렸잖아요. 그게 왜 터졌느냐, 일설에는 군악대가 음악을 울리니까 대통령이 왔구나 해서 터뜨렸다는 설이 있고, 북한 공작원의 증언으로는 당시 주위에 무전 주파수들이 많아서 폭탄이 오작동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한국 대통령 암살작전은 실패했지만 한국 측 수행원 17분이 돌아가셨죠.”
당시 미얀마 정부가 자체 수사를 벌여 북한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생포된 북한 공작원 한 명은 미얀마 감옥에서 2008년 사망했습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강경한 대북정책을 내세우는 신군부 정권에 대한 북한의 공격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신군부가 등장해서 남한 내에 진보적인 세력이 반대를 하니까 그런 것과 연합해서 마치 한국에 진보세력이 전두환 정권 신군부를 공격한 것처럼 그렇게 하려고 그런 시나리오를 만든 거죠. 근데 그게 드러났으니까, 공작원들이 죽었다면 들통나지 않았을 텐데 체포됐단 말이죠. 그래서 다 들통난 거죠. 그 때 중국 등소평 정부도 이건 숨길 수가 없다, 이렇게 된 거죠.”
전문가들은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테러집단으로 낙인 찍혔으며 남북관계 역시 경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한국은 당시 미얀마 정부와 단교했고, 2007년에 복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