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 북한 태풍 피해 현장조사...농업 영향 우려

태풍 링링 피해을 입은 북한 황해남도 벽성군의 한 체육관 지붕과 벽이 무너져 내렸다. 국제적십자 현장 조사단이 제공한 사진이다.

국제적십자사가 태풍 링링으로 인한 북한 내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인도주의 상황을 전문으로 분석하는 ACAPS는 태풍 링링이 농업에 미칠 영향이 특히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풍 링링이 휩쓸고 지나간 북한에 대해 국제적십자사 IFRC가 신속하게 지원에 나섰습니다.

IFRC는 10일 트위터에 황해남도 벽성군의 피해 상황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태풍 링링으로 인한 북한의 피해 현장이 국제기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것입니다.

사진은 체육관으로 보이는 건물의 지붕이 날아온 나무들로 인해 무너지고, 큰 나무의 뿌리가 뽑히며, 논밭의 농작물이 쓰러져 있는 등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태풍 링링 피해을 입은 북한 황해남도 벽성군에서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건물을 덮쳤다. 국제적십자 현장 조사단이 제공한 사진이다.

태풍 링링 피해을 입은 북한 황해남도 벽성군에서 농작물이 강풍에 쓰러졌다. 국제적십자 현장 조사단이 제공한 사진이다.

링링은 북한 최대 곡창지대 중 한 곳인 황해도를 관통했습니다.

IFRC는 9일 트위터를 통해서는 북한에서 태풍 링링으로 인한 피해와 지원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8일 태풍이 영향권에서 벗어난 뒤 바로 움직인 것입니다.

IFRC는 현장조사 요원들이 주민들에게 비닐 박막, 이불, 공구, 위생용품, 주방용품을 나눠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IFRC는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하기 직전인 지난 6일 ‘긴급 행동계획’ 명목으로 미화 5만 7천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이재민 7천 가구에 구호품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현장조사 결과에 따라 긴급예산 규모와 활동, 지원 대상을 수정하고, 필요에 따라 보건, 식수위생, 임시천막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국제적십자사는 논밭이 비에 잠겨 식량 확보와 주민들의 생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태풍 링링 피해을 입은 북한 황해남도 벽성군 주민들이 강풍에 쓰러진 나무를 제거하고 있다. 국제적십자 현장 조사단이 제공한 사진이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인도주의 분석 전문단체 ACAPS도 10일 자체 웹사이트에 북한 위기 상황을 갱신하며, “태풍 링링이 농업 분야에 미칠 악영향이 특히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는 링링 상륙 전에 이미 극심한 식량난이 진행 중이었다는 지적입니다.

ACAPS는 “2018년과 2019년의 수확량이 10년 만에 가장 낮았고, 올 가을 추수도 똑같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ACAPS는 북한을 ‘인도주의 위기국’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제 구호요원들에 대한 통제도 매우 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