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위치한 섬 함박도가 한국 땅이냐 북한 땅이냐를 놓고 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 군사 전문가들은 현지에 들어선 북한 군 시설이 미국의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이 섬에 전파교란 장치나 다연장로켓 등을 설치해 한국의 인근 도시와 기반시설을 위협할 수 있다며 보다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 군 당국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접 지역에 들어선 북한 군사시설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There are some changes there, there are some threats there that we would not have perceived in the past that the U.S. is going to have to pay attention to…”
베넷 연구원은 10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실제로 방사포 등을 함박도에 배치한다면 한국을 겨냥한 무기의 타격 범위와 대상을 늘리는 것으로, 과거와 달라진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미국의 한반도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이 섬에 어떤 무기를 전진 배치하고 어떤 시설을 구축할지에 따라 위협의 정도는 달라지며, 가까운 거리에서 인천공항을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인들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함박도에서 45km 거리에 있는 인천공항과 60km 떨어진 인천시는 북한의 240mm 다연장로켓 사정권 안에 들어가고, 거리상 효율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북한의 대공미사일 SA-2 타격 범위에도 모두 포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Hambak is only 45 kilometers from Inchon Airport. At that kind of range, the Korean 240mm multiple rocket launchers could be located in Hambak and fired at Inchon Airport and cause major damage to the airport itself…”
한국의 행정 수도가 부여된 이 섬에 북한군 관련 시설이 들어섰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 국방부는 함박도를 NLL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도서로 규정하고, 현지에 레이더 등 감시초소 수준의 시설이 있지만 장사정포 등 화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은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함박도 감시시설은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전인 2017년 5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만큼 합의 위반이 아니며 유사시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베넷 박사는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어떠한 시설의 구축도 9.19 남북군사합의에 위배된다며, 이를 “미끄러운 비탈”에 비유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North Korea is very incremental in actions it takes like this. They take little bit of action and if we nothing they take little bit more…This is what we call in English as slippery slope. We start accepting things that they do and establish We have take some hard stances on things that violate what have historically been perceived nature of the security in the region or a bit by bit North Korea is going to chew away on our situation.”
북한은 늘 점진적인 전력 증강 추세를 보였으며, 약간의 움직임에 대해 “그 정도는 괜찮다”는 식으로 대응하면 북한은 “비탈길을 내려가듯이” 병력, 레이더, 로켓포 등으로 군 자산 수위를 올린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역내 안보로 인식돼온 영역을 훼손하는 어떤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은 조금씩 상황을 잠식해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관할권 논란이 있는데다 한국과 주한미군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지역을 한국 군 당국이 너무 소홀히 다루고 있다며, 마치 미국이 북동부 국경과 캐나다를 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 일부를 캐나다에 쉽게 양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If you did that elsewhere for other countries like would the U.S. took part of Niagara Falls and said…”
현재 구글 지도 등에는 함박도가 NLL 남쪽으로 표시됩니다. 하지만 NLL을 표시한 미국 정부 공식 지도를 보면 이 선이 해당 지역에서 남쪽으로 살짝 꺾여 함박도의 위치를 NLL 북쪽으로 추정하게 만듭니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워싱턴의 전문가들에게 배포하는 정보지를 통해 함박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10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함박도에 레이더 관측 장비가 설치됐다는 한국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 북한이 통신 방해기를 설치해 방해 전파를 발신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발사 기지로도 함박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I think there is a lot of opportunity for North Korea to impact South Korean security by putting military detachment on the island such things as dummy transponders, communications jamming, and of course the worst case would be surface to air missile shoulder fired that would take down any kind of aircraft. So the proximity to Inchon really is really troublesome.”
또한 한국 국방부가 이런 가능성을 대수롭지 않게 묘사하는 것이 걱정스럽다며, 한국이 자국의 안전을 지키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노출하면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It is really troubling that the (South Korean) Ministry of National Defense would downplay this: the location of the island and even to the point of saying that it is really on the North Korean side of the Northern Limit Line. This really gives a perception that South Korea is downplaying its defense and downplaying the threat and from an American perspective as we go into burden sharing agreements, some negotiators probably say that South Korea is not willing to contribute to its own defense by allowing this threat to exist in such close proximity to major civilian airport in South Korea…”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관할권 논란이 있는 섬을 북한 영토로 당연시하는 한국 군 당국의 태도는 NLL 인근 다른 무인도서에 대한 북한의 영유권 주장을 부추길 수 있는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The U.S.’ concern during the Cold War was not to allow a domino effect to establish that once you give away a little bit of territory, an adversary will grab more.”
베넷 연구원은 냉전시기 미국은 한 나라가 공산화되면 인접 나라들도 차례로 공산화되는 ‘도미노 현상’을 크게 우려했다며, 영토 수호에 조금이라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은 곧바로 이를 가로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