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섣부른 정상회담보다 실무협상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상 간 비핵화 합의 도출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실무급에서 최대한 많은 약속을 받아내려고 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안전보장과 제재완화가 먼저라는 북한의 요구 때문에 진전이 어렵다는 회의론이 많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직접 만난다고 비핵화 합의를 할 수 없다는 교훈을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것 같다며, 이는 매우 좋은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message Trump is sending to Kim Jong Un is that the working level talks have to be substantive and have to produce concrete result before Trump is prepared to commit to a summit. I think this is a very good sign. President Trump has learned from his experience at the Hanoi summit that he can’t go into a meeting with Kim Jong Un and hope to reach an agreement face to face.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3차 미-북 정상회담 전에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정상회담을 약속하기 전에 실무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에서 무엇이 도출될지 알기 원한다며 그 전에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북한을 실무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한 시도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rump's message I think increases the chances that there will be substantive discussions in those talks because the North Koreans do want another summit.”
그러면서 북한은 또 한번의 정상회담을 원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실무회담에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잠재력을 다시 거론한 데 대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현 미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보여준다면서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이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진지한 협상 약속을 받아내려는 동시에 김정은과 그의 약속을 존중한다는 선의의 노력을 보여주려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think he is trying to get a commitment out of Kim to seriously negotiate. He is trying to create a kind of a good faith effort to signal to Kim that he respects Kim and he respects his commitment.”
매닝 연구원은 그러나 안전 보장을 요구하면서 개발의 장애 요소들이 제거돼야 비핵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북한의 입장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이는 비핵화 협상에 앞서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오랜 전략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 신호에도 협상이 진전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편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2년 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북한의 번영을 거론할 정도로 달라진 접근법을 취하는데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열린 유엔총회 연단에 서서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부르고 ‘완전한 파괴’를 경고해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았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북 협상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이며,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크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보고 싶어한다는 신호를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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