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추문' 추가 내부고발자...법원, '트럼프 납세자료' 소환장 집행 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유엔총회 중 별도회담을 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일으킨 ‘우크라이나 추문’의 최초 내부고발자 외에, 이를 문제 삼은 사람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납세 내역 공개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기각됐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새 회기에서 임신 중절과 동성애자 권리, 이민에 관한 굵직한 사건들을 다룰 예정이란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추문 내부 고발자가 명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또 다른 내부 고발자가 나왔는데요. 추문에 관한 ‘직접적인 정보(first-hand knowledge)’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최초 내부 고발자를 변호하는 마크 자이드 변호사가 6일 VOA에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번째 내부 고발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정보기관 관계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이드 변호사가 일하는 법률회사(로펌)의 앤드루 바카지 변호사도 같은 날(6일) 트위터를 통해 “복수의 내부 고발자를 대리하는 중”이라고 확인했는데요. 또 다른 내부 고발자에 관해, 지금 시점에서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번째 내부 고발자가직접적인 정보 갖고 있다는 무슨 말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 고발자가 “총체적으로 부정확한” 주장을 했다고 말해왔습니다.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로 알려진 이 사람이, 다른 관계자에게 들은 ‘간접 정보’를 감찰실에 가져갔을 뿐이라는 이야기인데요. 문제가 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직접 정보를 가진 사람이 나선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반박 근거를 허물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ABC 방송은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마녀사냥’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날(6일) 트위터에 그렇게 적었는데요. “두 내부 고발자의 변호사가 같은 민주당원이라고? 모두 오바마와 부정직한 힐러리의 지지자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내부 고발자가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정치 공세일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내부 고발자가 나와도, 상황이 달라지진 않는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6일)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이 별도 입장을 냈는데요. “같은 전화 통화를 놓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부 고발자를 자처하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트럼프 대통령)가 아무 잘못을 안 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전화 통화를 거론했는데, 우크라이나 추문이 어떤 내용인지 정리해보죠.

기자) 지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 말이 문제가 됐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씨의 현지 행적에 대해 조사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는데요. CIA 관계자로 알려진 내부 고발자가 이 대화에 문제를 제기하는 고발장을 상부에 접수했지만 별일이 없다가, 감찰관실이 의회에 알리면서 파문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파문이 커진 이유는 뭔가요?

기자) 내년 대선에 나갈 것이 유력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궁지에 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 외국 정상을 압박했다는 겁니다. 미국 선거에 외국의 영향력이 개입하는 논란으로 발전한 건데요.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은 즉각 탄핵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이 전체 표결 없이 탄핵 조사를 착수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합니까?

기자) 잘못된 게 없고, 정상 간 나눌 수 있는 통상적인 대화였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습니다. 특히 지난주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통화의 정당성을 항변했는데요. “나는 정치에 관심 없다. 오직 부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치에 관심 없다는 무슨 말입니까?

기자)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그런 통화를 한 게 아니고, 부패를 없애기 위해 조사를 촉구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분명히 잘못한 게 있다는 말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중국 정부도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역시, 잘못한 게 없단 입장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이 문제에 자신을 끌어들이는 데 대해 공개 경고했는데요. 5일 자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나를 파괴할 수 없으며, 내 가족도 파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2020년 11월에 당신을 드럼(북)처럼 두들겨 주겠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2020 11월에 무슨 일이 있나요?

기자) 내년 대선을 말한 겁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자신이 민주당 후보가 돼서,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차기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로 탄핵이 최종 가결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면될 있을까요?

기자) 최종 탄핵은 여전히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지배적입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The Hill)'은 상원에서 “일부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공개 비판하지만 아직 탄핵에 공식적으로 찬성하는 공화당 의원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상원 공화당의 태도에 달린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상원 의석 100석 중에 과반선을 넘는 53석을 갖고 있습니다. 탄핵안 가결 기준은 3분의 2인데요.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뭉치더라도, 공화당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탄핵안 통과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주요 언론은, 현재 하원에서 진행중인 탄핵 조사의 관계자 증언과 자료 요구 성과에 따라, 상원의 여론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 내역 공개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기각됐다고요?

기자) 네. 연방 법원이 7일 뉴욕 대배심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를 요구하는 소환장을 집행할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집행을 막아달라는 트럼프 대통령 측 요청을 기각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추문’으로 인한 탄핵 조사와 함께,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문제를 판단한 계기는 뭔가요?

기자) 앞서 뉴욕주 맨해튼 지방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 측 회계법인 ‘마자스USA’에 8년 치 납세자료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측이, 집행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던 건데요. “현직 대통령은 어떤 종류의 행위에 대해서도 형사적 절차에 놓일 수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 측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주장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빅터 마레로 판사는 75쪽짜리 결정문에서, 대통령 측이 “이례적(extraordinary)”으로 과도한 특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입장은 권력 남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이 모든 방면에서 실패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잡아 오라고 뉴욕시와 민주당원 검사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이날 (7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 측이 법원을 이용해 정치 공세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아울러 “이런 일은 앞선 어느 대통령에게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가 소환 대상이 이유는 뭔가요?

기자) 뉴욕주는 트럼프 대통령 사업체의 본부가 있는 곳인데요. 현지 사법당국은, 이 사업체가 허위 사업기록을 작성해 주법을 어겼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살피는데 납세자료가 필요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체가 허위 기록을 작성했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유는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연관된 일인데요. 코언 변호사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불륜 관계를 주장하는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 등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준 뒤, 이 돈을 트럼프 대통령 측으로부터 변제 받았는지 여부를 당국이 확인 중입니다. 이 돈이 트럼프 대통령 사업체에서 빠져나갔을 것으로 당국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원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내역을 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아직 그렇진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 측이 이날(7일) 법원 결정 몇 분 뒤, 긴급 항소 절차를 밟았는데요. 연방 제2 항소법원은 소환장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켰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의회 건물.

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연방 대법원의 회기가 열리는군요?

기자) 네. 대법원은 지난 6월 회기를 마무리하고, 여름 휴회를 가졌는데요. 7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대법원은 하급심에서 판결이 엇갈린 사건이나, 행정 절차 집행의 정당성에 관한 소송 등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기구죠. 대법원 결정은 미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새 회기에도 여러 굵직한 현안에 대한 판단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현안들을 대법원이 다루게 되나요?

기자) 우선 임신중절 제한 법규가 있고요, 동성애자들의 사회적 권리, 그리고 이민 정책도 다루게 됩니다. 이밖에 총기 제한, 정·교 분리 사건 등도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들인지 하나씩 살펴보죠.

기자) 네, 우선 임신중절 제한 문제를 살펴보면요. 임신중절을 어렵게 한 루이지애나 주 법에 관한 겁니다. 수술 시설을 갖추고 있거나 인근 병원에 환자를 입원시킬 권한이 있는 의사 만이 임신중절을 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게 대법원까지 이유는 뭔가요?

기자) 임신 중절을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어서, 여성의 신체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관련 소송에 연방 법원의 판단이 달랐는데요. 1심에서 관련 법규의 집행을 막았지만, 2심은 해당 소송을 심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원고 측이 대법원에 이 문제를 올렸고요. 대법원은 지난 2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법규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어떻게 최종 판단할까요?

기자) 보수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란 이야기가 많습니다. 작년에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은퇴한 뒤로, 대법원이 전반적으로 ‘우향우’ 하고 있다고 공영방송 ‘NPR’은 진단하고 있는데요. 강력한 임신 중절 제한 법규를 인정하면, 연방 대법원의 기존 입장을 40여 년 만에 뒤집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기존 입장은 어땠나요?

기자) 1973년에, 유명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결정이란 게 있었는데요. 임신 6개월까지 중절 수술을 전면 허용한 결정이었습니다.

진행자) 이어서, 대법원이 다룰 동성애자 권리 문제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고용주가 해고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대법원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64년 채택한 ‘민권법’을 통해, 남녀의 ‘성’에 관한 모든 차별을 금지해왔는데요. 여기에 ‘성적 지향성’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동성애자 권리 단체들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민 문제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른바 ‘드리머(dreamers)’들을 대법원이 구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는데요.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DACA)’제도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격 폐지했습니다. 이민 사회에서는 이 법을 ‘드림법안’이라고 부르면서, 수혜자들을 ‘드리머’라고 불러왔는데요. 70만 명에서 80만 명 정도가 대상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