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 '심각한 위협' 인식"

지난 1일 한국 공군이 '제 71회 국군의 날'을 맞아 미국산 F-35A 스텔스 전투기를 공개했다.

북한 매체들이 미-한 공조를 비난하며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을 배신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는 북한에 체제 위협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군사공조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8일 남조선 집권자가 수치스런 친미 굴종으로 미국산 무기를 구입하려 한다며 이는 남북 합의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산 무기구입 책동으로 초래될 것은 남북관계 파탄과 돌이킬 수 없는 파멸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한 연합군사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 무모한 북침전쟁연습이 남북관계를 더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열린 미-한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후 3년간 미국산 무기 구매계획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이 미국산 무기 구매 등으로 미-한 동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한국은 미국의 가장 큰 군사 장비 구매국 중 하나라며, 미국과 한국이 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South Korea is one of the largest purchasers of military equipment and we are working together very well.”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와 고고도 무인정찰기 등 전략 자산이 북한에 소위 ‘게임 체인저’, 즉 판을 바꿀 수 있는 무기로 인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책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부형욱 책임연구위원] “북한 입장에서는 정보 수집 능력이나 스텔스 전투기가 많아지는 것은 위협 인식이 강해지는 거겠죠. 왜냐하면 북한은 핵무기 말고 그런 재래식 전략 증강을 거의 못했기 때문에 특히 공군 전력, 감시정찰 장비에 대한 전력 증강이 제로에 가까워서 한국과 미국이 긴밀한 연계 하에 그런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위협으로 인식되는 거죠.”

북한이 체제 안전을 곧 최고지도자의 생사운명으로 직결시킨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반입이 북한 체제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고 보는 만큼 예민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입니다.

[녹취: 김성민 대표] “체제 안전보장은 김정은의 생명안전보장과 똑같은 것으로 생각하니까 그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전략 자산 반입을 그렇게 두려워하고 있고 한미군사훈련을 두려워하고 있죠.”

김 대표는 더불어 북한이 큰 틀에서 ‘대남 적화 통일’이라는 목표 아래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반입을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는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한국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0년간 미국으로부터 미화 67억 3100만 달러 어치의 무기를 구매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총 사업비 약 62억 달러를 들인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가 도입 중에 있으며 7억 3천만 달러 상당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4대도 도입이 결정돼 올해 말 1호기가 한국에 도착합니다.

지난해에는 사업비 16억 달러 상당의 해상초계기인 ‘포세이돈’ 6대 구매가 결정됐습니다.

특히 F-35A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은밀히 침투해 원하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스텔스 전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샌드연구소 최경희 대표는 북한이 갈수록 높아가는 한국의 안보 능력에 늘 불안해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곧 한국을 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한국군 무력화에 미국의 전략무기 반입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최경희 대표] “한국이 국력이 높아지고 국제사회에서 지위가 올라가면 갈수록 북한은 불안해 한단 말이에요. 미국이 쳐들어온다고 수십 년간 주장해 왔는데 지금 그게 먹히겠어요? 그리고 미국이 왜 쳐들어 오겠어요? 한국의 편에 서서 쳐들어온다고 해야 설득력이 있잖아요. 그럼 북한에게 한국은 당연히 적이죠.”

미 공군이 E-8C 정찰기를 지난 2016년 1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전개했다.

한편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직후 오키나와 주일미군 공군기지에는 고성능 감시레이더가 장착된 미군의 핵심 정찰기 E-8C ‘조인트스타스(Joint STARS)’가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외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스폿(Aircraft Spot)’은 지난 5일 해당 정찰기 두 대가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SLBM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MB까지 감시하고 견제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부형욱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레드라인을 넘은 행동으로, 미국 입장에서는 정보 자산을 움직이는 등의 상응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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