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7함대에 강습상륙함 ‘복서함’ 합류…“중-러의 공통 인식에 주목해야”

로널드 레이건 핵 추진 항공모함, 강습상륙함 '복서함'(Boxer·LHD 6), 그리고 로널드 레이건 캐리어 스트라이크 그룹이 6일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미 해군 제7함대에 최근 항모급의 강습상륙함 ‘복서함’과 해병원정단이 합류했습니다. 나날이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제7함대 사령부는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복서 상륙준비단(ARG)과 미 해병 제11원정단(MEU)이 지난달 23일 제5함대에서 7함대 작전구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길이 257m, 배수량 4만 1천 톤인 복서함은 중형 항모급 함정으로, 수직이착륙 F-35B 2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으며 2천여 명의 전투병력과 전차, 장갑차 1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제11원정단은 상륙-항공-전투지원보급 구성군 등 대규모 병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캐리어 스트라이크 그룹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7함대 작전 지역에 전진 배치됐습니다.

7함대에는 올해 말까지 미 해군의 최신형 항모급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함’이 추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사령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작전지역에 전진 배치된 미 해군과 항공기, 미 해병대 항공기들이 다수의 연합 전투 훈련을 통해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거점을 둔 제7함대는 미 해군의 전진 배치 전력 중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됩니다.

미국이 한반도와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제7함대의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제7함대는 지난 6일 레이건호와 복서함을 남중국해 일대에 투입한 바 있습니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이호령 연구위원은 미국이 태평양 전략을 구축하는 데 있어 일본 요코스카는 핵심 지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호령 연구위원] “아태지역에서 중국같은 경우 계속해서 1도련선은 확실히 지키고 2도련선을 향해 나온다고 하고 있고 북한은 북한대로 미사일 발사하고 하는데, 기본적인 운용 측면에서 7함대에서 자산들이 왔다 갔다 한 것은 계속 해온 거예요. 정찰기도 보면 계속해서 성능 좋은 애들이 괌에서 들어오고 있고 쭉 감시망이 강화되고 있고”

제1도련선은 1980년대 설정한 것으로 일본 오키나와와 타이완, 필리핀, 보르네오를 연결하는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입니다.

중국이 새롭게 추구하는 제2도련선은 사실상 주일 미군기지와 주한 미군기지를 겨냥한 것으로, 미국의 태평양 독점 지배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세종연구소 정은숙 수석연구위위원은 미-러 간 소멸된 INF 조약과의 연계성을 언급했습니다.

INF는 1987년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조약으로, 양국은 사거리 500~5500km의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새롭게 배치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INF를 탈퇴하면서 그 배경으로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하고 새로운 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 만큼 미-러의 아태지역 군비 증강 계획을 엿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당시 미국과 러시아만 조약에 묶여 있을 뿐 중국은 자유롭게 미사일 개발을 하는 상황으로, 결국 INF 조약의 소멸은 중국까지도 의식한 것이라고 정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정은숙 수석연구위원] “그때 미국 내에서 그 카테고리의 미사일을 중국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만 구속되어서는 안된다, 그런 중국을 의식한 발언도 있었어요. 만약에 그런 미사일 종류라면 INF 조약의 효력이 없어짐으로써 발생하는 유동적인 미국, 중국, 러시아의 아태지역 군비 증강 계획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정 수석연구위원 아울러 지난 2017년 중-러 외무부 장관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와 주한미군, 주일미군을 반대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미국에 대응하는 중-러 공통의 인식과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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