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의 역사를 돌아보는 행사가 워싱턴 인근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역사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전쟁의 역사적 의의를 다시 짚어봤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 94세인 유진 메치링 씨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를 다녔지만, 공군으로 전향해 대령으로 전역했습니다.
메치링 씨는 한국전쟁 중 1951년 7월부터 1952년 6월까지 한반도에 배치돼, 100회 넘게 출격했습니다.
17일 ‘한국전쟁의 역사 – 잊혀진 전투들’이라는 주제로 워싱턴 인근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메치링 씨는 한국전쟁 당시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이 참여했던 전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녹취: 메치링 씨] “Somebody called ‘break’, so I broke. To break is to turn into the enemy, no matter where it is, you turn into, you face them. I broke and looked back, there were three jets flying there firing at me.”
자신이 조종하던 전투기가 세 대의 적 전투기로부터 공격을 받았지만 운이 좋게도 살아남았다는 겁니다.
메치링 씨가 보여준 사진 속에는 한국전쟁 중 운명을 달리한 동료들의 모습도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의 기록을 후세에 제대로 남기겠다는 취지로 열린 이 행사는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미 육군 제3보병사단협회는 참전용사들의 고령화로 한국전쟁 역사 기록을 보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제3보병사단협회의 모니카 스토이 씨입니다.
[녹취: 스토이 씨] “We would like to honor our Korean war veterans. As they are aging out, we are losing a lot of veterans every year. So we would like to find these veterans and honor them. At the same time, we like to hear their stories, because they have their own unique stories to share and a lot of their stories are not written in the history book.”
참전용사 개개인이 한국전쟁에 대해 각각 다른 기억이 있고, 그들의 이야기는 역사책에 쓰여져 있지 않다는 겁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참전용사들이 한국전쟁에서의 기억을 공유하는 것 외에 역사학자들의 강의도 이뤄졌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그에 따른 미국의 참전 결정,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도 주제로 다뤄졌습니다.
17일부터 사흘간 계속되는 이번 행사는 19일 워싱턴 인근 알링톤 국립묘지에 있는 ‘무명용사의 탑’ 참배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