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 미국대사들이 지난주 서울에서 발생한 미 대사관저 난입 사건과 관련해,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고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무단 침입자들을 체포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며 한국 정부에 외교 공관 보호 조치를 당부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미-한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주한 미국대사관저 침입을 “용납할 수 없는 행동”으로 비판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Their actions are unacceptable and the police were appropriate in arresting them.”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에서 2005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힐 전 차관보는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들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으며 경찰이 그들을 체포한 것은 적절했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대사관저의 안전이 위협받은 데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녹취: 캐슬린 스티븐스 소장] “I think there can be no justification for anyone to breach the security of a diplomatic compound or any public space.”
“누구든 외교 공관의 안전을 훼손하려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겁니다.
스티븐스 소장은 “해당 학생들이 그들의 우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면 그런 요청을 했었어야 했고, 미 대사관 측도 기꺼이 대화에 응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캐슬린 스티븐스 소장] “I think that if the students wanted to have a dialogue about the issues they're concerned about, I would hope that they would have shot that dialogue and I also would have hoped that the embassy would have been happy to have a dialogue with them but to breach the space and police involved and the residents of a home is just not, it's not the right way to do things.”
그러면서 “대사관저에 침입해 경찰이 개입하게 만드는 것은 옳은 방식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2001년부터 4년간 서울에 주재했던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 “시위대가 미 대사관 단지로 진입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보통 그런 사건의 방지를 주재국 정부에 크게 의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 “Of course it’s unfortunate whenever a protest group is able to enter the US Embassy compound…normally we rely very heavily on the host government to prevent such things from happening.”
허바드 전 대사는 “학생들에게 시위 권리가 있는 것은 맞지만, 우리는 주재국 정부와 경찰의 보호에 의존한다”며 현지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녹취: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 “I think the student protesters are entitled to protest, but we also rely on the host governments and their police authorities to protect us.”
전 주한 미국대사들은 외교 공관 침입의 심각성과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미-한 관계의 현주소와 연결 짓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I just don’t know. I’ll be visiting Korea in a few weeks and I’ll get a better sense when I’m there.
힐 전 차관보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몇 주 뒤 예정된 한국 방문 시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스티븐스 소장은 이번 사건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면서도, 방위비 분담 등을 놓고 두 나라 관계에 상당한 불안감과 긴장이 조성되는 상황은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캐슬린 스티븐스 소장] “I would not read too much into this incident. But I do think that the issue of burden sharing and the special measures agreement is something that is creating considerable anxiety and some tension in the relationship so I think that is worth watching carefully.”
또한 이 과정에서 양국 동맹을 반영하는 합의를 이루기 바라지만, 여기에 쏟아지는 관심과 압박이 동맹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데 대해 우려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허바드 전 대사는 대사관저 침입 사건을 미-한 관계의 이상 기류로 읽지 않는다며, 심지어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가 흉기로 공격당했을 때도 두 나라 관계는 매우 가깝고 우호적이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녹취: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 “I wouldn’t relate that to anything that is going on in the relationship…our relations were very close and warm when Ambassador Lippert was attacked so I wouldn't attribute any kind of intent to that.”
1989년 대사관저 점거농성을 직접 겪었던 도널드 그레그 당시 주한 미국대사는 자신의 관저 안까지 매우 쉽게 진입했던 학생들이 결국 나중에 사과를 했다고 회고하면서, 자신은 여전히 한국민을 존중하고 이번 사건도 그 때처럼 잘 해결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I did just instantly took me back to the night that they broke into our residence. And I was in, there was in a room there that was very strong. They tested the door but they didn't try to break it down. They think were surprised at how easy it was to get into the house and so forth. So, and actually several of them later came around and apologized to me. So, I hope it goes that well in Korea, but I have a huge respect for the Koreans.
그레그 전 대사는 꽤 오랫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대사관저 침입이 재발돼 다소 놀랍지만 미군 주둔 등에 대한 한국민들의 불만은 지난 50년 동안 봐왔던 것이라며, 현 주한 미 대사에게 “유머 감각을 잃지 말고 과잉 반응을 보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I would say that I'm a little surprised this kind of thing hasn't happened now for a number of years, I believe… That kind of thing has been there for the last 50 years… If the American ambassador in Seoul were to call me up and said what should I do, I would say keep your sense of humor and don't overreact.”
하지만 워싱턴에서는 동맹에 대해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사관저 침입과 같은 사건이 전임 행정부 때보다 훨씬 위중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한국민과 한국 학생들은 미-한 동맹 관계가 매우 어렵고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을 예로 들면서, 복잡한 동맹 문제와 관련해 예측 불가능한 미 대통령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보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한국민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 “Optics-wise, it's not good to be storming in or trying to get into U.S. Ambassador’s residence because it's not going to play well in Washington, it's not going to play well within the Trump administration. So, I’m very concerned about overall alliance relationship and the state the US-South Korea alliance is in right now.”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 담당 보좌관을 지낸 테리 연구원은 한국 학생들이 대사관저로 뛰어들어가는 것은 “시각적으로” 워싱턴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매우 좋지 않은 모습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현재 전반적인 미-한 동맹 관계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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