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하고 한국이 지은 시설을 철거하도록 지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행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에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방문을 통해 보내는 신호는 미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페퍼 소장] “Kim is largely interested in speaking to the US at this point. He knows Donald Trump is his best chance of getting an agreement, and he knows that South Korea basically has to follow US policy in this regard.”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어야 가능성이 높고, 또 한국은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미국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페퍼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정학적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페퍼 소장] “He is a very astute observer of geopolitics. He knows where the power lies. So I would say for the most part he is sending a message to Washington.”
김 위원장은 한반도 문제에서 누가 권한을 갖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For Kim, he feels that basically the Moon government is essentially the tool of the United States, which I don’t think it’s very true, but I think he sort of sees the situation as that it’s Donald Trump and the Trump administration that call the shots, in terms of South Korea’s policy towards the North.”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한국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관심을 끄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And I think for the moment, Kim is really focused on getting America’s attention and probably trying to get another summit.”
김정은 위원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추가 정상회담을 시도하고 있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 지도에 수행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e fact that Choe Son-hui was part of this delegation that went to Mount Kumgang reinforces the point that this issue really tied to the frustration North Korea feels and the lack of progress it has been made in the US-North Korean dialogue.”
최선희 부상의 수행은 진전이 없는 미-북 협상에 대해 북한이 느끼는 좌절감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반면,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대학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는 미국이 아닌 한국과 북한을 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I think they are targeted at South Korea and at North Korea. It’s a message sent internally, probably, first of all, because he talks about repudiating the policy of dependence.”
북한 내부적인 메시지로 읽히는 이유는 ‘자력갱생’을 강조한 점이라는 겁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의미할 수도 있는 ‘선임자’라는 말을 쓰며 한국에 의존한 기존 정책을 비판한 것은 그 점을 뒷받침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He even criticized his predecessors, which implicitly means he criticized his own father, because the project he was criticizing was built during his father’s rule.”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외국과의 관계를 끊고 ‘자력갱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모습을 연이어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So there’s an internal message about self-reliance and about not having any type of relationships with foreigners. And I think we are seeing a lot of that lately, because there are a lot of cracking down and tightening up internally in North Korea, which I think is significant.”
북한은 최근 내부적으로도 이와 관련한 단속과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외교정책포커스의 페퍼 소장은 김 위원장이 선임자를 비판한 것은 북한 경제와 내부적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선임자 비판은 통상적이지 않고, 눈에 두드러지는 부분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페퍼 소장] “It’s not particularly normal, if the predecessors include his Father and his grandfather, because of course the Kim family is pretty much sancrosanct. And you don’t want to disturb the foundation blocks of personality cult by suggesting that your father or your grandfather might have made a mistake cause then you are basically suggesting you too could make a mistake, then infallibility of the Kim family comes into question.”
페퍼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에서 우상화돼 있는 김 씨 일가를 스스로 비판하면, 그 비판이 김 위원장 자신에게도 향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발전을 자신의 업적으로 삼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페퍼 소장] “But Kim Jong-un is clearly interested in putting his stamp on North Korea’s development. And to do so, he knows he needs to shake things up little bit, perhaps a lot. And that’s going to require some departure from past policies.”
페퍼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과거 정책으로부터 거리를 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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