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 전 보좌관, 탄핵조사 증언 전망..."추가고용 7년래 최저"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증인으로 나올 전망입니다. 신규 고용이 많이 줄면서 경기둔화가 본격화됐다는 업계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고요. 캘리포니아주에 산불이 크게 번져 비상사태가 선포된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출석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볼튼 전 보좌관을 가리켜 탄핵 조사에 “매우 중요한 증인”이라며, 의회 출석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27일 ‘ABC 방송'에 출연해 밝힌 내용인데요. 볼튼 전 보좌관은 주요 외교 현안을 결정하는 백악관 회의에 직접 참석했고, 따라서 관련 정보들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와서 증언하길 원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볼튼 전 보좌관이 “매우 중요한 증인”이라면, 어떤 증언을 기대하는 건가요?

기자) 볼튼 전 보좌관은 재임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탄핵 조사에 출석한 증인들이 이 같은 내용을 잇따라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그런 입장에 대해 본인 이야기를 직접 듣는다면 ‘우크라이나 추문’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민주당은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볼튼 전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압박에 반대했다고 증언한 사람은 누굽니까?

기자)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이 대표적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를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하는 것을 두고 “마약 거래(drug deal)”라고 볼튼 당시 보좌관이 맹비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재임 당시 백악관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사를 요청하면서,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를 실무 교섭 대상자로 지정했는데요. 볼튼 보좌관은 줄리아니 변호사가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이란 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국내정치에서 큰 문제를 일으킬 폭발력이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따라서, 볼튼 당시 보좌관은 힐 당시 고문에게 이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백악관 법률팀에 관련 사안을 경고할 것을 힐 당시 고문에게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볼튼 전 보좌관이 의회에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겠네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지난달 백악관을 나온 뒤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는데요. 사임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탄핵 조사를 크게 진전시킬 증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진행자) 사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건 무슨 말이죠?

기자) 볼튼 전 보좌관은 스스로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해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양측이 맞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여러 차례 볼튼 전 보좌관이 재임 중 나쁜 정책을 펼쳤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전 보좌관이 나쁜 정책을 펼쳤다는 비판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대표적인 게 북한 문제인데요. 볼튼 전 보좌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리비아 모델’을 거론한 것이 큰 잘못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이밖에도 이란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볼튼 전 보좌관이 큰 견해차를 보였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볼튼 전 보좌관이 탄핵 조사에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에 몰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반면, 소극적으로 발언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소극적으로 발언할 것으로 보는 건 왜죠?

기자) 볼튼 전 보좌관은 의회에 대한 행정부의 우위를 강조하는 시각을 이전부터 드러내왔기 때문입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볼튼 전 보좌관이 딕 체니 전 부통령처럼 (의회를 상대로) 대통령직 권한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는데요. 따라서 “우크라이나 추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미국에는 강력한 사령관(대통령)이 필요하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볼튼 전 보좌관이 조만간 의회에 나오는 겁니까?

기자) 그건 확실치 않습니다. 구체적인 출석 시점은 밝히지 않겠다고 쉬프 위원장이 27일 ‘ABC’ 방송에 말했는데요. 백악관 측이 의회의 조사 업무를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표를 공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쉬프 위원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탄핵 조사 절차, 어떻게 됩니까?

기자) 주요 증인 신문이 계속됩니다. 28일엔 볼튼 전 보좌관과 함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위원회에서 일했던 찰스 쿠퍼맨 전 부보좌관의 출석이 예정돼있었는데요. 하원의 출석 요구에 응해야 하는지 법원이 판단해달라는 요청을 지난주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28일 낮까지 판정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쿠퍼맨 전 부보좌관 측 변호인은 법원 결정 없이는 증언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기업들의 신규 고용이 줄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각 산업 부문별 대기업과 중소업체들에 근무하는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신규 고용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조사 내용,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최근 석 달 동안, 소속 기업에서 추가 인력을 뽑았다고 답한 경우가 5분의 1에 그쳤습니다. 7월 조사에선 3분의 1이었던 게, 3개월 만에 크게 하락한 건데요. 이 같은 추가 고용률은 지난 2012년 10월 이래 최저 수준입니다.

진행자) 기업들이 왜 사람을 새로 안 뽑는 겁니까?

기자) 회사마다 형편이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과 수익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고 보고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볼 때 미국 경제가 향후 1년 안에, 전체적으로 둔화에 돌입하는 국면이라고 NABE 측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미국의 경기 둔화를 업계는 이미 실감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콘스탄스 헌터 NABE 회장은 확실히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번 조사 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는데요. “앞으로 12개월 동안 미국 경제의 전체적인 성장이 더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NABE 측은 그러면서, 올 3분기부터 내년 3분기까지 미국 경제성장률을 1.1%~2%로 전망했는데요. 지난해 전망은 2.1~3%였습니다.

진행자) 산업 현장의 형편이 실제로 어떤가요?

기자) 최근 석 달 간 매출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답한 기업이 39%에 머물렀습니다. 1년 전 61%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이고요. 앞으로 석 달 간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답한 경우도 38%에 불과했는데요. 이것도 지난해에는 61%였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의 매출 성장이 이렇게 더뎌지는 원인은 뭘까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을 원인으로 꼽는 응답자들이 많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신규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주요 교역상대인 중국에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는데요. 응답자의 35%가 이런 조치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고율 관세가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경우는 7%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미국 기업들인데, 왜 고율 관세의 피해를 보는 거죠?

기자) 수입산 원자재로 물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관세 때문에 물건 값이 높아지니까, 이전보다 안 팔리게 되는 건데요. 고율 관세 영향을 받았다고 답한 회사들 중에 19%에서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고요. 30%는 관세 때문에 가격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회사들의 사정이 그렇게 안 좋아지면,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봉급을 올려주는 회사가 크게 줄었는데요. 최근 석 달 동안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는 답변이 3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절반이 넘었습니다.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힐즈버그의 도로에서 소방관들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캘리포니아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요?

기자) 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7일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대규모 산불이 계속 번지는데 따른 조치인데요, 주민 소개령과 강제 단전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산불 진행 상황,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북부에서 큰 불이 계속 확대되고, 중부에서도 발화가 이어지면서 범위가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우선,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주요 도시가 모여있는 ‘베이 지역’ 일대에 대형 산불이 몰려있는데요.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소노마 카운티 주민 약 20만명이 강제 대피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건물 79채가 소실됐습니다.

진행자) 중부 지역은 어떤 형편인가요?

기자) 캘리포니아주 남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 인근 산타클라리타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는데요. 건물 18채가 불에 탔습니다.

진행자) 진화 작업은 잘 되고 있습니까?

기자) 곳에 따라 65%까지 불길이 잡힌 곳도 있지만, 10%를 밑도는 진화율로 더딘 곳도 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이 불길을 잡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주요 교량 일시 폐쇄를 비롯한 다양한 대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진화작업이 그렇게 더딘 이유가 뭡니까?

기자) 건조하고 강한 바람 때문입니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 일대에 시속 80마일(약 130km) 강풍이 계속 불고 있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시속 93 마일(약 150km)이 넘고 있습니다. 이 바람이 산불에 산소 공급도 하고, 주변으로 번지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산불이 시작된 원인은 뭔가요?

기자)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몇 년 간 거듭된 산불에서는 전력 공급 시설에 강풍이 불면서 불꽃이 튄 게 원인으로 파악됐었는데요.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전력회사가 강제 단전을 실시하면서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강제 단전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약 94만 곳에 달하는 가정과 사업장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단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 곳에 사람이 2명만 있다고 쳐도 200만명 가까운 인구가 전기 없이 지내는 셈인데요. 대형 아파트(공동주택) 전체가 전기 계좌 하나를 쓰는 곳도 있어서, 영향 받은 인구는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앞으로 진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산불 지역에 28일까지 강풍이 계속될 것이라고 기상 당국이 예보했기 때문인데요. 현지 당국은 소방· 재난대응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현장에 끌어 모을 계획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