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백악관 인사 탄핵조사 증언...연방법원, 앨라배마 낙태법 시행 정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에서 근무하는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이 29일 하원 대통령 탄핵조사 청문회에서 증언하기 위해 의회에 도착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현직 백악관 관계자가 대통령 탄핵 조사에서 처음으로 증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원은 공개 청문회를 진행하는 내용 등을 담은 탄핵 조사결의안을 발표했습니다. 앨라배마주의 임신 중절 금지법을 연방 법원이 시행 정지시켰습니다.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약간 웃도는 1.9%를 기록한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하원에서 대통령 탄핵 조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군요?

기자) 네. 비공개 증인 신문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29일에는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에서 근무하는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이 증언했습니다. 백악관 현직 관계자가 탄핵 조사에 출두한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특히, 빈드먼 중령은 탄핵 조사를 촉발한 직접적 원인인, 지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를 직접 들은 인물이어서, 무슨 말을 할지 주목됐습니다.

진행자) 이날 어떤 얘기가 나왔나요?

기자) 통화 내용이 부적절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빈드먼 중령은 증언에 앞서 하원에 제출한 진술서에도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현직 백악관 실무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한 셈이어서, 주요 언론은 탄핵 국면에 중요한 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통화 내용의 어떤 부분이 부적절했다는 걸까요?

기자)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에 대한 조사를 우크라이나 측에 요청했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군사 원조가 보류되면서 부당한 압박을 가했다는 게 추문의 핵심입니다. 빈드먼 중령은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을 조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진술서에서 강조했고요. 통화를 앞두고도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우크라이나 당국이 조사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자신은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손들랜드 EU 대사도 추문에 협조했다는 이야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손들랜드 대사는 이미 탄핵 조사에 증언을 마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지시를 받고 “실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손들랜드 대사가 위증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를 둘러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재출석 요구가 나올 전망입니다.

진행자) 빈드먼 중령이 밝힌 입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는 전적으로 적절한 것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강조했습니다. 이런 입장과 함께, 탄핵 절차 전반을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탄핵 조사는 터무니없고(nonsense), 계속되는 마녀사냥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당선되기 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빈드먼 중령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나요?

기자) 이름을 대진 않았지만, 빈드먼 중령 역시 비난했습니다. 증언 당일(29일) 빈드먼 중령을 가리켜 ‘트럼프는 무조건 안 된다(Never Trumper)’는 반대파 증인이라고 언급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통화를 현장에서 들은 게 과연 맞느냐면서, 녹취록을 다시 한번 읽어볼 것을 요구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통화 내용을 녹취한 기록을 보면,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빈드먼 중령은 녹취록에,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인 ‘부리스마’를 비롯한 핵심 단어가 누락되는 등 문제가 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탄핵 조사 절차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조사를 공식화할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앞서 발표했는데요. 표결할 결의안의 내용이 29일 공개됐습니다. 8쪽짜리 문건인데요. 서문에는 “도널드 존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을 탄핵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를 조사하는 데 헌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특정 상임위원회들이 계속하도록 지시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해오던 탄핵 조사를 계속하도록 지시한다는 건데, 새로울 있습니까?

기자) 조사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결의안 본문이 총 4장으로 구성됐는데요. 2장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공개되고 투명한 조사를 유관 상임위원회에서 진행한다”고 명시했는데요. 그 동안 비공개 증언과 자료 소환 중심으로 이뤄진 탄핵 조사를, 공개 청문회 위주로 바꾸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유관 상임위원회들이 조사를 진행한다고 했는데, 어느 곳들입니까?

기자) 정보위, 금융위, 외교위, 법사위, 정부개혁감독위, 세입위원회, 이렇게 여섯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보위가 조사를 주도하도록 명시했는데요.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이 공개 청문회를 주관하도록 했고요. 청문회 진행 방식도 구체적으로 결의안에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 진행 방식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보위원장과 공화당 간사에게 5분이 넘는 질의 시간을 동일하게 허용한다고 규정했고요. 다만 각 증인 신문은 회의를 열 때마다 90분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소수당, 그러니까 공화당의 입장도 청문회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소수당이 부르고 싶은 증인이 있으면 정보위원장에게 서면으로 요구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공개 청문회가 열리면, ‘우크라이나 추문관련자들의 증언이 직접 대중에 알려지게 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유관 상임위원회 여섯 곳 중 네 곳의 위원장들이 이날(29일) 공동 성명을 냈는데요. 지금까지 모은 증거를 볼 때 외국 정부가 내년 대선에 개입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입니다. 이제 탄핵 조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비공개 증언이 공개 청문회로 전환되고, 미국인들이 대통령의 위법 행위를 직접 알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를 공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결의안 표결, 언제 실시됩니까?

기자) 표결 날짜를 명시하지 않았는데요. 30일 결의안 세부 내용에 일부 보완 작업을 거쳐, 31일 표결할 것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이기 때문에 결의안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월 미국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서 임신중절 금지 법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앨라배마주의 임신 중절 금지법을 연방 법원이 시행 정지시켰다고요?

기자) 네. 앨라배마주에서 임신 중절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을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할 방침이었는데요. 연방법원이 29일 시행 정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마이런 톰슨 연방 지법 판사는 “생명이 형성되기 전에 중절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를 이 법이 침해했다고 판단했고요. 따라서 위헌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앨라배마주에서 채택한 법이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인간생명보호법(Human Life Protection Act)’이란 이름인데요. 예외를 거의 인정하지 않고, 모든 임신 중절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시술하다 적발된 의료진은 최고 징역 99년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예외는 어떤 경우입니까?

기자)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경우가 유일한 예외입니다.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등도 중절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법의 시행 여부를 연방법원이 판단하게 계기가 뭔가요?

기자) 임신 중절을 찬성하는 여성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시행 정지 신청을 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그 중 하나인데요. ACLU 측은 이날(29일) 연방 법원 판결에 대한 환영 성명을 통해 “주 당국이 위헌 법을 밀어붙이느라 주민 세금 250만 달러를 낭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당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연방 대법원까지 가져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스티브 마셜 앨라배마주 법무장관이 이날(29일) 성명을 냈는데요. “헌법은 각 주가 태중의 아이들을 중절 수술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임신 중절 문제가 쟁점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견해로 진보와 보수가 극명하게 갈리는데요. 주로 보수 기독교계에서 임신 중절에 반대하고, 여성단체 등에서는 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수 기독교계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에서 임신 중절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많고요, 민주당은 찬성 의견이 높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어떻게 찬성 의견을 표시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력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공개적으로 임신 중절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지율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표적인데요. 천주교 신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했지만, 영성체를 거부당했습니다. 영성체는 예수의 몸을 상징하는 얇은 빵을 받아 모시는 의식을 말합니다.

진행자) 임신 중절에 찬성하기 때문에 영성체를 거부당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사를 집전한 로버트 모리 신부가 입장을 냈는데요. 임신 중절을 옹호하는 공인은 교회의 가르침에 벗어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주로 임신 중절에 반대한다고 하셨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임신 중절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지난 5월 트위터에 적은 바 있습니다. 다만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 그리고 산모의 생명 보호가 필요한 경우 등 세 가지 사안은 예외로 본다고 밝혔는데요. 이렇게 양당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기 때문에, 내년 대선에서 임신 중절 관련 법이 쟁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 백화점.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마지막 소식입니다. 올해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30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률로 환산해서 1.9% 성장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1.6%를 약간 웃도는 수치인데요. 3분기는 지난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기간을 말합니다.

진행자) 올해 1,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어떻게 나왔죠?

기자) 미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3.1%, 2분기는 2.0% 성장률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3분기 경제 성장이 지난 두 분기에 비해 더뎌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했을 때 그렇게 나쁜 수치는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분야별로 살펴보죠. 어떤 분야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소비 지출 분야입니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 지출은 연간 2.9% 증가했고요. 정부 지출도 2% 증가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정부와 소비자 지출의 동반 증가가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어느 분야가 부진했나요?

기자) 국내 총 민간 투자입니다. 지난 3분기에 1.5% 하락했는데요. 2분기에 6.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좋게 나온 겁니다. 상무부는 이달 초 건축 자재, 온라인 구매, 또 특히 자동차에 대한 지출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지난 1, 2분기보다 저조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중 무역 분쟁과 제조업 둔화에 대한 두려움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9월, 3.5%를 기록했는데요.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도 계속 추가되고 임금 역시 오르고 있어 문제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비자 자신감이 줄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연준이 이자율을 차례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널리 예상됐던 일이긴 한데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30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P 내렸습니다. 올해 들어 세 번째인데요.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를 1.5%에서 1.75% 사이가 됐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연준은 물가 인상에 대한 압력과 국제 경제 전망 등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낮은 실업률과 일자리 증가 등을 볼 때 미국 노동 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지적했는데요.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앙은행은 경기가 둔화하면 이자율을 내려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반대로 경기가 가열되면 이자율을 올려서 돈을 거둬들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