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달 중순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큰 도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달 중순 시행되는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을 자극할 만한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 스스로 미-북 비핵화 협상 시간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기본적인 협상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어차피 연말이 지나가도 새로운 길의 딜레마, 협상 국면을 파기하고 정말로 우려하는 새로운 길로 가기에는 김정은 위원장도 쉬운 선택은 아니에요. 연말 전에 협상 결과가 도출되는 게 김 위원장에게 좋죠. 그렇게 때문에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비난은 하겠지만 기본적인 협상 국면 자체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거예요.”
조 선임연구위원은 미국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훈련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미-북 정상 모두 협상 도출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이호령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비핵화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한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겁니다.
[녹취: 이호령 연구위원] “북한이 혼자 데드라인은 정해 놨지만, 제3의 길을 걷겠다고 했지만 새로운 길도 사실 없는 것이고, 그 전에 내부적으로 강조한 ‘자력자강’을 또 언급하는 것 밖에 없는 거죠. 할 게 없으니 계속해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비난하는 것이고. 그리고 거기에 대해 이제 미국도 별로 놀라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에도 미국과 한국은 ‘비질런트 에이스’ 수준의 훈련이 아닌 대대급 이하의 공중훈련을 각각 진행했다며, 올해 미-한 연합공중훈련이 특별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원식 전 한국 합동참모본부 본부장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에서 저강도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을 전망했습니다.
한국 타격이 가능한 수준의 대구경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신원식 전 본부장] “한반도 타격에 해당되는 대구경 방사포나 사거리 짧은 것은 발사할 수 있어도 아직은 미-북 협상 중이고 북한 스스로 연말까지라고 했기 때문에 ICBM을 쏘고 나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니 그것은 김정은이 부담스러워 할 거예요.”
신 전 본부장은 북한이 협상 시한을 못박은 것은 결국 스스로의 행동을 제약한 것이라며, 미국을 위협할 만한 수준의 도발을 할 경우 미국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VOA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비핵화 협상 결과 도출에 더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더 적극적인 만큼 큰 도발을 야기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장은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내세운 연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은 외무성 관리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미-한 연합공중훈련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은 "점점 꺼져가는 미-북 대화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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