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합공중훈련 비난하지만 대안 없어...연말까지 대화 기조 유지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9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일 70주년 집단체조 공연에서 부인 리설주와 함께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북한은 이달 중순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큰 도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달 중순 시행되는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을 자극할 만한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 스스로 미-북 비핵화 협상 시간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기본적인 협상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어차피 연말이 지나가도 새로운 길의 딜레마, 협상 국면을 파기하고 정말로 우려하는 새로운 길로 가기에는 김정은 위원장도 쉬운 선택은 아니에요. 연말 전에 협상 결과가 도출되는 게 김 위원장에게 좋죠. 그렇게 때문에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비난은 하겠지만 기본적인 협상 국면 자체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거예요.”

조 선임연구위원은 미국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훈련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미-북 정상 모두 협상 도출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이호령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비핵화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한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겁니다.

[녹취: 이호령 연구위원] “북한이 혼자 데드라인은 정해 놨지만, 제3의 길을 걷겠다고 했지만 새로운 길도 사실 없는 것이고, 그 전에 내부적으로 강조한 ‘자력자강’을 또 언급하는 것 밖에 없는 거죠. 할 게 없으니 계속해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비난하는 것이고. 그리고 거기에 대해 이제 미국도 별로 놀라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에도 미국과 한국은 ‘비질런트 에이스’ 수준의 훈련이 아닌 대대급 이하의 공중훈련을 각각 진행했다며, 올해 미-한 연합공중훈련이 특별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원식 전 한국 합동참모본부 본부장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에서 저강도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을 전망했습니다.

한국 타격이 가능한 수준의 대구경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신원식 전 본부장] “한반도 타격에 해당되는 대구경 방사포나 사거리 짧은 것은 발사할 수 있어도 아직은 미-북 협상 중이고 북한 스스로 연말까지라고 했기 때문에 ICBM을 쏘고 나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니 그것은 김정은이 부담스러워 할 거예요.”

신 전 본부장은 북한이 협상 시한을 못박은 것은 결국 스스로의 행동을 제약한 것이라며, 미국을 위협할 만한 수준의 도발을 할 경우 미국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VOA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비핵화 협상 결과 도출에 더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더 적극적인 만큼 큰 도발을 야기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장은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내세운 연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은 외무성 관리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미-한 연합공중훈련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은 "점점 꺼져가는 미-북 대화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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