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의사 “북한 의료장비 노후화 심각, 부품 부족으로 의료기기 테이프 붙여 사용”

북한 해주의 한 병원 입원실. (자료사진)

북한은 수입 부품의 부족으로 의료기기의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최근 방북했던 한국계 미국인 의사가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영향으로 북한의 보건의료 안전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 박기범 북한담당 국장이 지난 5일부터 9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5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평양을 다녀온 박 국장은, 북한 병원 내 의료기기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기범 국장] “We were operating at the Pyongyang Medical College. And the equipment, the medical equipment, in this case, this was an operating microscope. It had broken. What they did was they repaired with a tape.”

평양의대에서 수술을 진행하는데 수술용 현미경이 부러져 있었고, 북한 의사들은 그걸 테이프를 붙여 사용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박 국장은 앞선 방북에서도 수술 중 사용하는 엑스레이 장비가 고장나 있어 척추 수술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정맥관이나 수술용 칼, 거즈, 그리고 장갑 등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져야 할 물품들이 세척과 멸균을 통해 낡아 떨어질 때까지 재활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국장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 제재 면제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기범 국장] “The sanctions are having a devastating impact on the lives of the ordinary people of North Korea. And pressure and discussions, and things are like that are happening, people are falling through the cracks.”

제재가 북한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이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일반 주민들의 생활은 도외시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은 북한 의사들이 환자들을 다루는 능력이나 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들 것이라고 박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박기범 국장] “So that impacts their ability to care for their patients and I'm sure they will do the best they can like every doctor any doctor in the world.”

북한 의사들도 다른 나라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겠지만,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 치료에 어려움이 더욱 클 것이라고 박 국장은 강조했습니다.

박 국장은 제재가 인도주의 단체의 대북 지원을 어렵게 하고, 북한 정부가 필요한 의료기기를 구매하는 것도 가로막고 있다면서, 이런 부문에서의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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