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청문회 증인-공화 ‘논박’...민주 대선 경선 판도 확대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대리 대사가 13일 의회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관련 공개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당국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 조사 계획 진전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현직 당국자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밖에 탄핵 조사 청문회 첫날 나온 이야기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 살펴보고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새로운 이름들이 속속 거론되는 소식, 이어서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커졌다는 통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대통령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가 13 시작됐죠?

기자) 네. 미 하원이 13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위한 공개 청문회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대리 대사, 그리고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ㆍ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인으로 나왔는데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이야기, 어떤 겁니까?

기자) 테일러 대리 대사가 지난 7월 26일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미 고위 당국자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 부자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바로 다음 날인데요.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대사가 우크라이나를 현지를 방문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테일러 대사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통화가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 조사를 요청한 일이 어떻게 진척되고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는 내용입니다. 손들랜드 대사가 현지 식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수석 고문과의 만남을 포함한 일정을 보고했다는 이야기고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에 대해 물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는, 옆에 앉아있던 테일러 대리 대사의 보좌관이 전화기 너머로 들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한 새로운 증거라고 주요 매체들은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우크라이나의 부패 상황 전반을 우려했기 때문에 관련 사안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는데요. 현장 실무자가 다른 증언을 한 겁니다.

진행자) 이런 증언에 대해서, 청문위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공화당 측은 증인이 편향된 기억을 바탕으로,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하원에서 공화당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스티브 캐스터 변호사는 “우크라이나의 부패는 고질적인 문제다, 맞느냐?”고 물었는데요. 그러자 테일러 대리 대사는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캐스터 변호사는 “부패가 (우크라이나의) 법원과 검찰까지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인 문제”라서, 원조를 제공하는 미국 대통령이 조사를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함께 출석한 다른 증인, 조지 켄트 국무부 부차관보는 어떤 증언을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관련 사안을 “비정상적인 경로(irregular channel)”를 만들어 처리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의 이름을 거론했는데요. 줄리아니 변호사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우크라이나 측에 조사를 요청하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는 이야기이고요. 이런 행위는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여를 오염(infecting)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비정상적인 경로라고 주장한 것은 그렇죠?

기자) 줄리아니 변호사는 미국 정부의 공식 직책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당국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줄리아니 변호사를 실무 협의 담당자로 지정했는데요. 국무부 관계자를 비롯한 당국자들이 줄리아니 변호사와 함께 관련 업무를 처리하게 된 게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이런 진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탄핵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아침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그 통화(7월 26일)에 탄핵 사안이 어디 있느냐?”는 존 래트클리프 공화당 의원의 질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두 증인 모두 멍한 얼굴(blank look)로 침묵을 지켰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으로서 탄핵당할 일을 했다는 입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자신이 결백하다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첫 통화를 기록한 녹취록을 이날(14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지난 4월 이뤄진 이 첫 번째 통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앞서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각 현재까지 자료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청문회가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다음 주까지 증언 일정이 잡혔는데요. 청문회가 다시 속개되는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출석합니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에 협조하지 않다가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데요.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다음 주에는 누가 증언하나요?

기자) 19일 오전ㆍ오후와 20일 오전ㆍ오후, 그리고 21일에 청문회 일정이 차례로 잡혔는데요. 이번 탄핵 조사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를 현장에서 들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 미 육군 중령이 공개 증언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7월 26일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고든 손들랜드 EU 대사도 출석하는데요. 이들을 포함해 총 8명의 증인이 다음 주 하원에 나옵니다.

더발 패트릭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새로운 이름들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더발 패트릭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새로 합류했습니다. 14일 동영상 공유 인터넷 사이트 ‘유튜브’에 영상 메시지를 띄워서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요. 자신은 시카고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메리칸 드림(미국의 꿈)’을 이루며 살아왔는데, 최근 몇 년 새 ‘아메리칸 드림’의 가능성이 조금씩 닫혀가고 있다고 말했고요. 자신과 함께 이런 현실을 바꾸는 일을 시작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패트릭 지사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북동부 매사추세츠주에서 두 차례 지사를 지냈습니다. 앞서 공직 생활을 했는데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법무부 민권담당 차관을 역임했습니다. 그러다 2006년에 매사추세츠 역사상 첫 흑인 주지사로 당선됐고요. 2010년에 재선됐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민주당에서 대선 주자로 거론되던 인물인가요?

기자) 작년에 대선 출마 의향을 비친 적은 있었는데요. 중앙 정계에 크게 이름이 알려졌던 인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같은 매사추세츠주 출신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크게 능력을 인정했는데요. 워런 의원은 대선에 이겨 백악관에 갈 경우, 각료로 기용할 흑인 정치인을 대보라는 질문에 패트릭 전 지사를 지목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패트릭 지사 외에, 민주당 경선에 어떤 이름이 거론되나요?

기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입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재력가 출신으로,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언론 기업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데요. 12일 아칸소주를 찾아 예비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를 물리쳐야 한다. 그는 우리에 대해 모든 면에서 실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장관도 출마 의사를 밝힌 겁니까?

기자) 공식 출마 선언을 한 건 아니고요. 대선 재도전에 관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최근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출마 의사에 대해 “절대로 아니다라는 말은 할 수 없다(Never say never)”고 했는데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대선 재출마가 계획에 없다”면서, 출마 선언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대선 경선 상황이 현재 어떤지 짚어보죠.

기자) 20명에 가까운 후보가 경쟁하는 가운데, ‘3강 체제’가 굳어져가는 중입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데요. 군소 주자 중에서는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지지율을 높이고 있는 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커졌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10월) 미 연방 정부의 월간 재정 적자 폭이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크게 확대됐습니다. 작년 10월에는 월간 적자가 1천억 달러 정도였는데요. 지난달에는 약 1천34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1년 새 34% 증가한 건데요. 이같은 10월 적자 폭은 지난 2015년 이래 최대입니다.

진행자) 10월은 미국 연방 정부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달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정부 재정 상태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은데요. 지난주 초당적인 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은 10월 재정 적자를 1천330억 달러를 예상했는데, 예상치를 뛰어넘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재정 적자가 늘어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정부에 들어오는 돈, 그러니까 세입은 줄어든 반면에, 정부가 쓰는 돈, 세출은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세입은 작년 10월보다 2.8% 줄었고요. 세출은 7.6%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7년 말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단행한 조세 개혁을 지적합니다. 당시 기업에 적용하는 세율, 즉 법인세율을 크게 낮추면서 조세 수입이 줄었는데요. 동시에 국방 예산과 사회보장 연금 등 전반적으로 정부 지출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조세 개혁 전과 비교하면 재정 적자 규모가 어느 정도나 차이 납니까?

기자) 2017 회계연도 재정 적자는 6천650억 달러였는데요. 지난 2019 회계연도에 미국 연방 정부 적자는 9천8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2년 새 약 50% 증가하면서 2012년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회계연도 재정 적자가 1조 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국가 부채는 최근 23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진행자) 걱정해야 수준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관계 당국이 우려하고 있는데요.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13일 상ㆍ하원 합동 경제위원회(JEC)에 출석해서 “연방 재정이 지속 불가능한 경로(unsustainable path)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속 불가능한 경로라는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경기 불황(recession)이 시작됐을 때, 정부가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을 수 있다고 파월 의장은 내다봤습니다. 미국 경제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둔화에 돌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올해 들어 전문가들로부터 잇따라 나왔는데요. 파월 의장은 하지만 “경기 전망은 아직까지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11년째 확장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전망도 괜찮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정부 재정 적자를 유의해야 상황이지만, 불황이 닥치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맞습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 노동시장도 탄탄하고,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에 가까운 상황이라, 미국 경제 전반이 꾸준한(consistent) 상태라고 말했는데요. 이에 따라 기준금리에 변화를 주는 등 통화정책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금리는 당분간 동결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은 올해 들어 세 차례 금리를 내렸는데요. 현재 1.5%~1.75%입니다. 당분간은 여기서 더 내리거나 올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파월 의장의 말은 풀이되는데요. 다만 “연준의 전망을 수정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