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미 국방장관 “지소미아 종료로 중국-북한 이득”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이 15일 서울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늘(15일) 서울에서는 미-한 두 나라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51차 미-한 안보협의회의가 열렸습니다. 양측은 굳건한 동맹에 대한 재확인과 함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1차 미-한 안보협의회(SCM) 직후 열린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전시 상황에서 미-한-일 3국의 효과적인 정보 공유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나 한-일 갈등으로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며 한-일 양국의 이견을 좁힐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마크 에스퍼 장관] “The only ones who will benefit from expiration of GSOMIA and continued friction between Seoul and Tokyo are Pyongyang and Beijing.”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종료됩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올해 연말까지 한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이 증액된 상태로 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이 미-한 연합방어능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으며, 연말까지 증액된 한국의 분담금으로 협정을 체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존에 한국이 지출한 분담금의 90%는 그대로 한국으로 들어간다며, 회의에서 부유한 우방국과 동맹국이 좀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이야기했다고 에스퍼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미-한 양국이 공평하고 합리적인 분담금이 책정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공감했다며, 양측이 `윈-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의 한국 측 몫으로 미화 약 50억 달러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미-한 방위조약에 분담금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조항이 없다며, 미국은 먼저 한국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환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수 교수] “미국이 여기 와서 얻는 전략적 가치가 얼마인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한국이 여기 있으니까 가능하지, 한국이 없으면 어떡하려고요? 중국한테 쫓겨나는 거죠. 동북아시아에는 근접도 못할 텐데요. 서해에 미군 군함이 중국 코앞에 와도 중국이 뭐라고 못하잖아요. 우방인 한국이 있으니 가능하죠.”

김 교수는 분담금 증액을 훗날 이런 방향으로 가자고 한다면 한국도 동맹과 안보 비용으로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만, 터무니없는 증액은 결국 동맹을 깨자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동맹을 배려하던 이전과는 달리 원하는 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윤덕민 교수] “최근 들어서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갖고 있었던 그 얘기 그대로 다 얘기한 것 같네요. 특히 지소미아에 대해서 예전에는 일정 부분 동맹을 배려하면서 얘기했는데 이번엔 강력하게 얘기했고 SCM에서도 미 국방장관이 그대로 얘기한 것 같고요. 그 다음에 방위비 문제인데 미국이 터무니없이 올려놓았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찾아야겠지요.”

미-한 양국은 이날 회의에서 조만간 열릴 예정인 미-한 연합공중훈련 조정 여부를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회의 결과 설명을 통해 현재 훈련 계획이 바뀐 것은 없다며, 미국과 조정 여부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SCM 회의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도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와 관련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며 수출 규제 조치를 한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한-일 간 안보 협력도 중요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습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이슈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에스퍼 장관이 올해 미-한 공중연합연습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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