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 대선주자들 “북한과 외교 선호…‘트럼프식’ 관여에 회의적”

지난달 15일 미국 오하이오주 오터바인 대학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4차 TV 토론회가 열렸다.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은 대부분 북한과의 외교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방식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 입장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평화행동(Peace Action)’이 한반도 등 주요 대외정책에 대한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10명의 입장을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습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대부분 북한과의 외교를 추구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지지율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북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전략과 과정, 능숙한 리더십이 결여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에 비판적이라고 이 단체는 밝혔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신중한’ 대북 외교를 주장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북한 지도자들은 세대에 걸쳐 약속을 어겨왔다”며, “미국은 인내심과 경험,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가 요구되는 외교적 과정의 시작 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단순한 악수가 법적 구속력이 있고 검증 가능한 합의를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워런 의원과 지지율 앞뒤를 다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지지하는 몇 안 되는 민주당 대선 후보라고 평화행동 측은 밝혔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특히 “평화협정은 미국과 역내 안보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며, 평화운동 단체들이 촉구하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협정’에 힘을 보태는 후보로 평가됐습니다.

최근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중 1위를 차지하며 ‘다크 호스’로 떠오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접근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부티지지 시장은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 없이 평화는 불가능하다는 ‘제로섬’ 방식으로는 한반도 외교가 진전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북 양측이 평화 보장을 향한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을 부티지지 시장은 인식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평가했습니다.

부티지지 시장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편입시켜 보다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조치를 취하는 데 집중하는 접근방식”을 환영한다는 겁니다.

다만, 부티지지 시장은 대북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북 핵 프로그램을 실질적이고 검증 가능하게 돌리는 대가로 제재를 해제하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비난하면서도 평화 과정에 대한 대안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았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습니다.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은 “핵무기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다룰 때 상대방과 대화하는 것은 늘 좋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방식에는 초점과 목표 혹은 경로가 결여됐다”고 밝혔습니다.

클로부처 의원은 또 제재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에 대응해 “제재를 높이고 김정은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계획과 준비, 사전 숙고가 결여됐다”며, “미국은 얻은 것 없이 북한에 큰 양보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평화행동’은 부커 의원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과 심사 숙고된 전략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는 선에서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타이완계 기업인 앤드류 양 후보와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북 관여를 지지하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양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한반도의 정치환경을 개선하고 북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대북 관여는 어떤 것이든 좋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개바드 의원은 조건 없는 대북 관여를 지지하며, 미국의 오랜 ‘개입주의’ 역사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 원인이고, 북한이 여기에 매달리게 한 것으로 생각하는 후보로 평가됐습니다.

개바드 의원은 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북한과의 외교적 과정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한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습니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은 적국과 만나 대화할 의사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본질이 결여된 쇼에 불과하며, 독재자에 적법성을 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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