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관계 가까워지면서 중국 제재 이행 약해져”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압록강 조중위의교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중국의 제재 이행 의지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거시경제 주요 지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 NCNK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중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이 느슨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만난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NCNK의 대니얼 워츠 국장은,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광범위한 제재를 이행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밀수나 비공식 무역이 북-중 국경 지대에서 큰 규모로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China still got sanctions on the books. But it’s clear that even if China isn’t giving its official approval to any kind of sanctions evasion that it is not taking any proactive steps to crack down on it either.”

공식적으로는 제재를 회피하는 어떤 행위도 승인하지 않는 등 문서만 보면 중국이 제재를 이행하고 있지만, 제재 회피 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 영해에서 중국 중개인을 통해 정제유나 석탄, 그리고 다른 제재 대상 물품이 선적 간 환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막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 후반부터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급증하면서 유엔 제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분야에서 북한이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화의 가치나 물가, 유가 등 북한의 거시경제 주요 지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라고, NCNK는 분석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If China were to really crack down on trade, really try to pressure North Korea, you would see the black market exchange rate for the North Korean won, for example, that would increase pretty quickly, you would see fuel prices rise.”

만약 중국이 무역을 단속하거나 진정으로 북한을 압박하려 했다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원화 환율이나 유가도 급격히 상승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런 지표가 안정적인 상황은 중국이 엄격하게 제재를 이행해 환율이나 유가가 불안정했던 2017년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라고 워츠 국장은 밝혔습니다.

NCNK는 또 중국이 제재를 엄격하게 이행하지 않으면서, 평양의 부유층이 소비할 수 있는 물품도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워츠 국장은 과거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굴곡이 심했던 만큼,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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