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해 미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 재개도 선언했습니다. 일본 정치계의 거물로,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입지를 넓히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향년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인구 증가와 이상 기후 등으로 아시아 지역의 식량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을 깜짝 방문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미국의 최대 명절의 하나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를 맞아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 방문은 안전 문제로 사전에 언론에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요. 백악관도 대통령의 일정이 다 끝나갈 무렵, 대통령의 아프간 방문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개인 별장에서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낼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플로리다로 가서, 그곳에서 지내다 다음달 1일 백악관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하지만 28일 밤 8시 30경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해 미군 장병들을 만나고 아프간 대통령과의 짧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약 3시간 반 정도 머물며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렇게 갑자기 아프간을 깜짝 방문한 건가요?
기자)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부대 식당을 찾아 미군 장병들과 만찬을 함께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직접 칠면조 고기를 그릇에 담아주며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식사 후 미군 장병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오늘 이곳에 온 것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장병들의 위대한 수고에 감사를 표하고 싶어 8천330 마일 넘게 날아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매우 강한 나라이며 매우 잘하고 있고, 고국에 있는 여러분의 가족은 당신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군사력이 자신이 취임한 이래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한 이래 2조5천억 달러를 투자해 미군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육해공군과 해안경비대는 물론, 이제 우주군까지 창설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을 언급하자 장병들 사이에서는 함성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게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이래 아프간을 방문한 건 처음이고요. 지난해 연말, 성탄절에 이라크를 방문해 미군 장병들을 격려한 적은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는 현재 미군 병력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현재 약 1만2천 명의 병력이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약 8천600명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몇 달 전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이 무산되면서 이 계획도 유보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래 아프간 무장세력인 탈레반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약 1년 전부터 잘메이 할릴자드 특사를 임명해 탈레반 측과 평화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지난 9월 초, 거의 합의 초안이 마련됐다는 발표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탈레반이 당시 아프간 수도 카불 등지에서 공격을 계속해 미군속 1명을 포함해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협상이 결렬됐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합의에 미군 감축 내용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아프간 내 기지 5개부터 순차적으로 폐쇄하고 병력을 감축하고, 그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이 테러분자들의 은신처가 되지 않도록 협력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당시 탈레반 대표들과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이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같은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하려 했다는 계획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후 지금까지 탈레반과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놓여있는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대한 언급을 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탈레반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협상은 죽었다'라는 강한 표현을 쓰기도 했었는데요. 이날(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끝나야 한다면서 지금 탈레반과 만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레반도 합의를 매우 원하고 있으며 정전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아프간 병력 감축도 예고했던 대로 이뤄지게 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군 병력을 약 8천600명 수준으로 점차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합의에 도달하거나 완전한 승리를 이루기 전까지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있을 것이며 아프간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정치의 거물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별세했군요.
기자) 네, 나카소네 전 총리가 29일 오전, 향년 101세를 일기로 도쿄 시내 한 병원에서 별세했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나카소네 전 총리는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입지를 넓히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나카소네 총리는 1982년 71대 총리직을 맡아 1987년 73대 총리직까지 연속 재임했는데요. 이 기간 미국, 한국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전후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넓히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나카소네 전 총리 재임 시절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등 세계 현대사의 중요한 인물들이 함께 활동했는데요. 타고난 친화력으로 세계 지도자들과 두루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나카소네 전 총리, 어떤 인물인지 좀 더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1918년생으로 도쿄제국대학교를 졸업하고 내무성에서 근무하다 해군 회계담당 장교로 복무하던 중,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하는 것을 지켜본 전쟁 경험 세대입니다. 1947년 자민당 소속으로 중의원에 당선된 이래 무려 20선의 기록을 갖고 있는 일본 현대정치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정치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후 총리로는 최초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 총리기도 하고요. 그보다 앞서 1960년대 한국과 일본 간 국교정상화 과정에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인데요. 1983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만찬연설의 3분의 1 정도를 한국어로 연설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한 일화도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1985년 8월 15일, 일본 총리로는 최초로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 참배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로,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들의 위패가 있는 곳인데요. 하지만 도조 히데키 등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돼 있어 주변국들은 일본 침략전쟁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등 후임 총리들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주변국들의 항의가 이어져 왔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베 일본 총리는 일본의 이른바 '평화헌법' 조항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일본의 대표적 보수우파 정치인으로서, 이에 대한 나카소네 전 총리의 입장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나카소네 전 총리도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 일본의 군비 확장에 박차를 가했고요. 물러난 후에도 일본의 국내정치와 국제 외교 문제에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며 활발한 의정 생활을 했는데요. 지난 2003년 85세가 되면서, 56년간의 정치 생활을 접고 은퇴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식량 사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 10년 안에 식량을 자급자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 경제전문 'CNBC' 방송은 새로운 보고서를 인용해 아시아 국가들이 직면한 식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8천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시아 식량 도전'이라는 제하의 이 보고서는 다국적 감사기업인 'PcW'와 '라보뱅크', 투자회사인 '테마섹'이 공동 작성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국가들은 서방 선진국들에 비해 전통적으로 농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인식과는 거리가 있는 발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시아는 전통적으로 농업에 집중하면서 세계 최대의 쌀 생산권을 형성해왔는데요. 하지만 지난 십 수 년 간 가뭄과 홍수 등 계속되는 이상기후로 많은 경작지가 사라지고, 농작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으면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아시아의 개인 당 경작지가 2030년이면 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후변화 요인 하나만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이렇게 심각한 식량 문제를 겪는 건 아니겠지요?
기자) 맞습니다. 아시아 지역에 인구가 급증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보고서는 아시아 인구가 10년 안에 2억5천만 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인도네시아 만한 나라가 또 하나 생기는 셈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시아 지역의 소비자들이 점점 더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을 찾는 것도 또 한 가지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서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현재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막대한 식량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필요를 다른 나라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유엔도 비슷한 보고서를 내놨었죠?
기자) 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해 국제 무역동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중남미 국가들과 동아프리카, 남아시아 국가들은 주로 식량을 수출하고 있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식량을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국가들이 어느 정도나 식량을 수입하고 있습니까?
기자) 올해는 4조 달러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2030년에는 8조 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향후 10년 간 아시아 국가들이 8천억 달러 정도의 경비를 투자해 개선 노력을 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바뀔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아시아 국가들이 농업 분야의 기술혁신에 집중 투자를 해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드론을 이용해 살충제와 비료를 살포하고, 해충을 막기 위한 과학적 접근 등, 공동의 노력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중국과 인도, 싱가포르 등은 정부의 집중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들 나라들이 아시아 농업 혁신의 거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