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 사상 최대...트럼프, 탄핵청문회 불참

지난 29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은 뉴욕 대형 백화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 액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하원 법사위에서 열리는 탄핵청문회에 불참 의사를 통보했고요. 총기 소유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 관련 사건을 대법원이 심리하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온라인 매출이 사상 최고라고요?

기자) 네. 블랙프라이데이였던 지난주 금요일(29일) 하루 동안 74억 달러에 달하는 온라인 쇼핑 매출이 집계됐습니다. 시장자료를 분석하는 ‘어도비 애널리틱스’가 이같은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에 비해 19%나 증가했고요. 역대 블랙 프라이데이 사상 최고액입니다.

진행자) 우선, 블랙프라이데이가 뭡니까?

기자) 추수감사절 다음날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하는 겁니다. 미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이 11월 네째주 목요일인데요. 그 다음날인 금요일, 본격적인 연말 쇼핑시즌이 시작됩니다. 요즘엔 전날부터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시작하는 업체들도 많아져서요. 올해는 추수감사절 당일에도 온라인 쇼핑 매출이 42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이 4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통계를 낸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추수감사절에 42억 달러,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에 74억 달러, 이틀 동안 116억 달러를 온라인 쇼핑에 쓴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그걸로 끝나지 않았는데요. 블랙프라이데이 다음날은, 동네 작은 가게나 중소기업들의 판촉 행사들이 몰리는 ‘스몰비즈니스 새터데이(Small Business Saturday)’였고요. 이어지는 월요일은 일터에 복귀한 사람들이 컴퓨터로 쇼핑할 수 있도록 후속 할인행사를 하는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가 계속됐습니다.

진행자) 매출이 높아질 여지가 더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사이버먼데이인 2일은 블랙 프라이데이보다도 높은 온라인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어도비 측이 예측했는데요. 약 94억 달러 규모입니다. 이렇게 추수감사절 연휴기간을 통틀어 240억 달러가 넘는 온라인 쇼핑 매출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후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 시즌에 온라인 매출 규모가 도합 1천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어도비 측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온라인 쇼핑이란 건, 직접 가게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서 집으로 배송시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온라인 매출이 높아지면서, 직접 상점에 가서 물건을 사는 ‘오프라인 쇼핑’의 비중은 다소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온라인의 편리함 때문에 쇼핑 방식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겁니다. 그 중에서도 손전화 등을 이용하는 ‘모바일 쇼핑’ 매출이 크게 높아졌는데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 가운데 40%가량이 손전화나 이동식 컴퓨터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프라인 쇼핑은 매출은 줄어드는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상대적인 비중이 줄었을 뿐이고요. 오프라인 쇼핑의 매출은 막대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올 연말 온ㆍ오프라인을 포괄한 전체 쇼핑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인데요. 전미소매업연맹(NRF)은 “올해 11~12월 소비지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7천279억~7천30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연말 쇼핑 액수가 이렇게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는 건, 미국 경기가 그만큼 좋다는 이야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 연말이나 내년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소매업계에서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겁니다. 최근 수 년째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비롯한 모든 지표가 안정적인 것이 이런 연말 경기 호황을 이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연말 쇼핑 기간에 주로 뭘 사나요?

기자) 연말 연시에 가족ㆍ친지를 만나 주고받을 선물을 사기도 하고요. 평소에 갖고 싶었던 것들을, 할인 행사를 기다렸다가 구매하기도 합니다.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옷과 신발 같은 것들이 주요 대상인데요. 올해는 특히 어떤 품목들이 인기 있나 ‘AP’ 통신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삼성전자가 만든 고해상도 텔레비전, 최신작 비디오게임, 그리고 요즘 흥행하는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Frozen)’ 2편에 나오는 인물들의 인형 등이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아들 배런과 함께 백악관 사우스론 도착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열릴 탄핵청문회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대통령과 대통령 측 변호인 모두 청문회에 나갈 수 없다고 1일 백악관 측이 밝혔습니다. 팻 시폴로니 백악관 법률고문이 이날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런 입장을 통보했는데요. 이에 따라 오는 4일 법사위가 개최할 탄핵조사 청문회는 대통령 측 참가 없이, 의원들과 증인들 간의 질의응답만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이런 입장을 법사위에 통보한 계기는 뭔가요?

기자) 내들러 법사위원장이 지난주 백악관에 초청서한을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에 참석할 수 있고, 대통령 변호인들도 나와서 증인들에게 질문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백악관이 공식 답신을 통해 거부 의사를 밝힌 겁니다.

진행자) 백악관 측이 청문회 참가를 거부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두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요. 청문회에 출석할 증인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법사위원회에서 대통령을 공정하게 대우할지도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공정성을 의심하는 근거는요?

기자) “법학 교수들과의 학문적인 토론에 초청하는 건, 대통령에게 어떤 외형으로든 공정한 절차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고 시폴로니 백악관 법률고문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원의 탄핵조사는 “근거 없고 고도로 당파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청문회에 법학 교수들이 나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헌법학자를 비롯한 법률가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데요. 앞서 정보위가 주관한 청문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내용과 그동안 수집한 증거, 비공개 증언 등이 대통령 탄핵 사유에 부합하는지 법리 검토를 하는 겁니다.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법률가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대통령에게 제기된 의혹에 관한 탄핵소추 권한을 행사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지난주 밝혔는데요. 하원이 공식 탄핵 문건을 작성할지 결정하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밝힐 기회는 사라진 거네요?

기자) 일단은 그렇습니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핵 조사에 직접 응하라고 지난달 17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촉구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18일) 트위터를 통해 “내가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은 없지만” 탄핵 조사 협조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청문회 출석 거부 의사를 밝힌 건데요. 백악관 측은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제기한 외에, 법사위 측이 애초 대통령 측 입장을 청문회에 반영할 뜻이 없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애초에 대통령 측 입장을 반영할 뜻이 없었다고 보는 건 왜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간에 “의도적으로 청문회 일정을 잡은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시폴로니 백악관 법률고문은 주장했습니다. 법사위 청문회는 4일 진행되는데요. 순방 일정이 겹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워싱턴을 떠나, 3일과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법사위 청문회의 법리 검토 결과가 공식 탄핵 소추권 행사로 이어지게 될까요?

기자) 민주당 측은 그렇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닉슨과 빌 클린턴, 앞선 두 차례 대통령 탄핵 절차에 관여했던 조 로프그렌 의원이 1일 ‘CNN’ 방송에 출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저지른 일들은 닉슨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닉슨 전 대통령은 지난 1974년 하원 본회의 탄핵안 표결에 앞서 스스로 사임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 대법원.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2일, 중요한 사건을 심리하는군요?

기자) 네. ‘수정헌법 2조’ 해석을 둘러싼 소송 심리를 2일 시작합니다. 관련 사건을 대법원이 다루는 게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인데요. 최근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총기 규제 여론이 높아지고, 여기에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중이라, 미국사회의 관심이 대법원에 모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정헌법 2조’가 무슨 내용이길래 총기 규제와 관련되는 겁니까?

기자) 총을 포함한 개인의 무기 소유 자유를 규정한 내용입니다. 총기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지역 당국이 조치를 취할 때마다, 반대 측은 이 헌법 규정을 들어 위헌을 주장했는데요. 그래서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총기 관련 법규의 입법과 시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진행자) 그렇게 해석에 여지가 있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 헌법이 형성될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지금의 현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정헌법 2조에는 ‘규율 있는 민병대(militia)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하는 국민(people)의 권리는 침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는데요. 당시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경험하면서 국민의 자유를 위해 무장하고 저항할 권리를 강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민병대’라는 말은, 요즘 미국사회에서는 낯설게 들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기 규제론자들은 수정헌법 2조의 주체가 ‘민병대’이기 때문에, 그밖에는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데요. 반면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은 ‘국민의 자유가 침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했으니까, 모든 국민의 총기 소유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마지막으로 관련 사건을 다룬 2010년에는 어떤 판결이 나왔나요?

기자) 당시는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누구나 자기 보호를 위해 집에 총을 보유할 권리가 있다고 대법원이 밝혔는데요. 수정헌법 2조의 해석 범위를 넓혀준 겁니다. 총기 소지 가능 주체가 ‘민병대’ 구성원이냐 ‘국민’이냐의 논란에서, ‘국민’ 쪽에 무게를 실으면서 그 범위를 ‘모든 개인’으로 확장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 관련 사건을 다시 맡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뉴욕 당국과 총기 소유자 단체 사이에 진행 중인 법정 다툼 때문입니다. 뉴욕 시는 총기 면허를 가진 사람이라도 사격장에 갈 때 등 외에는 등록된 주소 밖으로 총을 가지고 나가지 못하도록 했는데요. ‘뉴욕 소총ㆍ권총협회(NYRPA)’를 비롯한 단체들이, 자유를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후 뉴욕 시와 주 당국이 규정을 일부 완화했지만, 전미총기협회(NRA) 등이 이 사건에 관여하면서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습니다. 10년 전엔 집에 총을 보유할 권리에 관한 사건이었는데, 이번엔 총을 집 밖으로 가지고 나갈 자유를 다투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엔 대법원이 어떻게 결정할까요?

기자) 대법원 결정을 미리 추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브렛 캐버노 등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잇따라 임명했기 때문에 총기 보유 권리가 더 확장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미국 사회에서 보수층은 총기에 관한 자유를 강조하고, 진보층은 규제를 요구합니다. 최종 판결은 내년 6월 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