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일본, 첫 외교-국방 장관 회담…전문가들 “인도, 적극적 대북 관여정책 시사”

지난 30일 인도 뉴델리에서 첫 인도-일본 외교·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고노 다로 방위상,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 라지나트 싱 국방장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협력국인 일본과 인도가 최근 첫 외교-국방 장관 회담을 열고 상호 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북 핵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것에서 나아가 합동군사훈련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지난달 30일 인도 뉴델리에서 처음 열린 인도-일본 외교 국방 장관 `2+2 회담’ 이후 인도태평양 역내 군사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국 장관들은 이날 남중국해 문제와 군사협력 강화,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규탄,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골자로 한 공동발표문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일본 항공자위대와 인도 해군이 참가하는 전투기 연합훈련을 일본에서 처음 실시하기로 하는 한편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조기 타결에도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인도의 안보정책과 대반란 작전’의 저자이자 인도의 역내 정책 전문가인 남라타 고스와미 박사는 2일 VOA에, 양국이 공동 위협 인식, 상호 운용성과 전략적 목표가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와 안정에 핵심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나랜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역내 항구적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해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군사 대비태세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남라타 고스와미 박사] “It indicates that India is willing to take a more proactive stance under the government of Narendra Modi to showcase military capability and most importantly, military preparedness especially in the Indo-Pacific where freedom of navigation and air flight is key to their commerce… As you can infer from the 2+2 Japan-India Ministerial meeting, it is clear that India and Japan supports trilateral security efforts by the U.S-India-Japan, as well as the India-Japan-Australia-U.S. multilateral. This is clearly an indication that they are willing to demonstrate to China that its aggression in these regional area will have push back.”

최근 인도 정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자국의 동방정책을 연계하면서 전통적인 비동맹 중립정책에서 적극적인 역내 관여정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지난 10월 초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강연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에 따른 세계 안보 균형 붕괴에 대응해 적극적 관여정책 전환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녹취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 “Multi cornered competition has gained currency, more than in the past. As they throw up issues, it is more effective for a country like India to respond with engagement rather than distancing. The skill that current diplomacy therefore values, more is the ability to engage contesting parties at the same time, with optimal results.”

다원주의 경쟁시대에는 ‘거리 두기 외교’ 보다는 경쟁자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 관여 능력을 과시해 최적의 성과를 얻어내는 것이 인도의 외교적 목표라는 설명입니다.

고스와미 박사는 이번 회담은 삼자 측면에서는 미국-인도-일본, 다자 측면에서는 인도-일본-호주-미국 간 협력 강화 과시를 통한 역내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고스와미 박사는 공동선언문에 북 핵, 탄도미사일,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이 포함된 건 인도의 적극적 대북정책 관여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남라타 고스와미 박사] “North Korea engaged in a major short sighted strategic mistake by targeting India's nuclear reactor plant and space agency. From the joint statement between India and japan, it is now clear that India has taken a stand against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s as well as complete nuclear disarmament. Clearly, India now designates North Korean military, nuclear and cyber activity as a strategic threat, and not without basis.”

고스와미 박사는 최근 북한과 연계한 해커조직의 인도 원자력발전소와 우주연구소 사이버 공격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온건했던 대북정책을 전환할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인도는 북한의 군사 활동을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북정책과 관련한 인도와 일본의 협력 강화가 미국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점이 주목된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의식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자, 일본이 인도 등 다른 핵심 국가와의 연대를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that is certainly true of Japan. Japan recognizes that its interests and the US interests are not always fully aligned. North Korea really illustrated that with a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which Japan found to be very offensive…and US basically made no major complaint about it.”

베넷 선임연구원은 잠재적 적국인 파키스탄과 북한의 연계 가능성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인도도 북 핵 능력의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적극적 대북정책 관여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Situation has changed for India. I think India was hopeful that North Korea would not be as much of a problem with Pakistan…India's interested in that because they know how much help that North Korea has given to Pakistan.”

베넷 선임연구원은 일본과 인도, 호주 모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깊이 연계돼 있지만, 세부 정책에 들어가면 각자의 다른 셈법에 따라 독자적인 정책을 취하면서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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